FBI, '트럼프 성추문' 변호사 압수수색...저커버그, 의회 청문회 출석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상원 정보 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워싱턴 DC의 의사당에 도착하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 수색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오늘(10일) 의회 청문회에 섭니다. 이어서 미국의 재정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의회예산국(CBO) 전망이 나왔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를 압수 수색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FBI가 어제(9일)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씨의 사무실과 자택, 그리고 그가 이용하는 호텔 객실을 압수 수색했습니다. FBI는 압수 수색으로 코언 변호사의 개인재정 문서와 의뢰인들과의 연락 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이자 개인 변호사로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진행자) FBI가 코언 씨를 압수 수색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와 관련해서 지금 여러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코언 변호사를 아는 사람들은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뉴욕타임스 신문에 그가 은행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는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캔들과 관련해서 자주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여배우에게 코언 변호사가 13만 달러를 줬다는 사실 때문에 구설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이 배우가 스토미 대니얼스란 배우죠?

기자) 그렇습니다. 본명이 스테파니 클리퍼드인데 수위 높은 성인 영화에 출연하던 사람입니다.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대니얼스 씨에게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에 자기 돈으로 13만 달러를 주고 입막음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압수 수색에는 이와 관련된 자료도 대상이 됐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몇몇 언론은 대니얼스 씨에게 돈을 준 것이 선거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 변호사가 대니얼스 씨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기자)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몰랐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나온 소식에서 또 눈길을 끄는 내용이 코언 씨 압수수색에 로버트 뮬러 특검의 요청이 있었다는 겁니다. 코언 씨 변호인인 스티븐 라이언 변호사가 밝힌 내용인데요. 미국 불름버그통신도 뮬러 특검이 로드 로젠스타인 연방 법무부 부장관에게 압수수색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은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 압수수색이 러시아 스캔들 조사와도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미국 대선 기간에 러시아와 트럼프 진영이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아까 코언 씨를 압수수색한 이유가 은행 사기와 관련이 있다고 했는데, 이 혐의와 특검 수사와는 관계가 없지 않습니까?

기자) 수사 중에 밝혀진 다른 혐의가 있으면 특검이 직접 수사하거나 수사를 의뢰할 수도 있습니다. 특검이 기소한 폴 매너포트 씨나 릭 게이츠 씨도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이 없는 혐의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압수수색이 러시아 스캔들에 연결될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목적이 있을 수도 있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예상하지 않은 자료가 나올 수도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특검 수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진행자) 압수수색에 대한 코언 변호사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코언 씨 개인 변호사인 스티븐 라이언 변호사가 성명을 냈는데요. 압수수색이 불필요하고 부적절했다면서 연방 수사당국이 보호받아야 할 코언 씨와 그의 의뢰인 사이의 연락 내용을 불필요하게 압수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격렬하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t’s disgraceful situation…”

기자) 트럼프 대통령, 9일 기자들에게 자신을 겨냥한 마녀사냥이 계속되고 있다며 압수수색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일이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을 해고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도 그 질문이 나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뮬러 특검을 경질하라고 말한다면서 두고 보자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중앙 정치권에서는 특검 해고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쪽에서도 특검 해고는 안 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뮬러 특검 해고가 대통령직 종말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미 의회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페이스북 정보유출 관련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9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을 만나기 위해 의회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의회 청문회에 서죠?

기자) 네. 저커버그 CEO가 오늘(10일)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1일에는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에 나오게 되는데요. 저커버그 CEO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 유출 논란, 또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러시아가 관여하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을 이용한 문제 등에 관해 해명합니다.

진행자) 저커버그 CEO가 어제(9일) 이곳 워싱턴 D.C.에 왔다고요?

기자) 네, 청문회에 앞서 의원들을 만났습니다. 한편 저커버그 CEO의 청문회 모두 발언 내용이 공개됐는데요. 저커버그 CEO는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사과했고요, 앞으로 비슷한 사태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 보안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안에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이용자들이 정보 보안 설정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이미 고쳤다고 하고요, 2014년 이전에 광범위한 페이스북 정보에 접근했던 모든 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앞으로 페이스북에 정치 광고를 내려는 광고주에 대해서는 신분 확인을 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이번 청문회가 열리는 직접적인 배경이 된 정보 유출 논란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가 성격 검사를 위한 페이스북용 앱을 개발했는데요. 코건 교수가 이 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라는 회사에 넘겼다는 내부자 폭로가 지난달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진영에 맞춤형 유권자 정보를 제공했다고 해서 더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앱은 휴대전화 등 이동 기기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요. 어떻게 해서 이용자 정보가 유출된 건가요?

기자) 네, 이 앱을 사용한 사람들이 자신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허용했는데요. 사실 이 앱으로 성격 검사를 한 사람은 27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과 페이스북으로 연결된 친구들, 그러니까 정보 접근을 허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정보까지 넘어간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진행자) 피해자가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초에 피해자가 5천만 명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는 8천700만 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식으로 페이스북 측에서 대처에 나섰는데, 이번 청문회 분위기 어떨 것 같습니까? 의원들이 저커버그 CEO의 해명에 수긍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의원들이 호락호락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페이스북이 정보 유출 사실을 파악하고도 공개하지 않은 점, 또 왜 미리 유출 방지 장치 등을 마련하지 않았는지 등을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의사당 건물.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연방 정부 재정적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군요?

기자) 네. 의회예산국(CBO)가 어제(9일) 공개한 내용인데요, 현재 21조 달러 수준인 누적 재정적자가 10년 뒤인 2028년에 33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의 96%에 해당하는 액수입니다.

진행자) 올해 재정적자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약 8천4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9월에 끝난 2017 회계연도 적자가 6천650억 달러였으니까 올해 21%나 늘어난 셈인데요. 10년 뒤인 2028년엔 한 해 재정적자가 1조5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재정적자가 이렇게 늘어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세금 감면과 정부지출 증가 때문입니다.

진행자) 세금 수입이 줄지만, 정부가 돈 쓸 곳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공화당이 장악한 연방의회가 지난해 말 대규모 세금감면안입니다. 이 법안은 앞으로 10년 동안 약 세금 1조5천억 달러를 감면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세금감면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세수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CBO 계산으로는 이게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CBO는 현 상태로는 세금감면이 앞으로 10년 동안 0.7%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정도로는 재정적자가 쌓이는 것을 막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CBO 설명입니다.

진행자) 거기에 정부지출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조3천억 달러에 달하는 2018 회계연도 예산의 경우엔 국방예산뿐만 아니라 여타 국내예산도 대폭 증액됐는데요.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엔 재정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국방비와 민간 부문 예산이 늘어난 건 민주, 공화 양당이 타협한 결과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국방비 증액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민간 부문 예산 증액을 요구했었는데, 두 당은 두 예산을 모두 올리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CBO 전망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세금감면을 통한 경제성장으로 재정적자 누적을 막는다는 것이 헛된 수사로 드러났다고 비난했습니다. 제임스 랭포드 공화당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세금감면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정부 지출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재정적자가 흑자였던 때가 가장 최근에 언제였죠?

기자) 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인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입니다. 하지만, 클린턴 행정부를 이은 조지 W. 부시 정부 때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이 급격하게 늘면서 다시 적자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