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NRA 총회 참석...애리조나 공립학교 파업 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공식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4일)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총회에서 연설합니다. 총기규제 강화 여론이 확산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지 주목됩니다. 애리조나주 공립학교 교사들이 어제(3일) 파업을 풀었습니다. 아이오와주가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NRA 연례 총회가 텍사스주 댈러스시에서 어제(3일)부터 시작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4일) 열린 ‘리더쉽 포럼’(Leadership Forum)’에 나와 연설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 The true American patriots of the NRA, who defended our rights..”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NRA 회원들이 자유를 지키는 진정한 애국자라고 칭송했습니다. 그러면서 총기를 통한 자기방어권은 신이 준 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오늘(4일) 행사에 거물급 정치인이 많이 나왔다고 하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참석했습니다. 그밖에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피트 리켓 네브래스카 주지사, 공화당 소속인 테드 크루즈, 존 코닌 연방 상원의원, 리처드 허드슨 하원 의원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요. 웨인 라피에르 NRA 최고경영자(CEO) 등 NRA 지도부도 총출동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NRA 총회에 자주 등장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까지 4년 연속 NRA 총회에 나오는 건데요. 지난해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34년 만에 처음으로 이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NRA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요. 지난 대선에서 직간접적으로 트럼프 진영에 약 3천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NRA 총회가 특별히 미국 안에서 눈길을 끌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최근 미국 안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2월 14일 플로리다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7명이 희생된 뒤에 처음으로 열리는 NRA 총회라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 이후에 미 전역에서 총기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더글러스고등학교 학생들이 주도한 총기규제 강화 촉구 운동이 주목받았고, 실제로 몇몇 주 정부가 총기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도입하기도 했는데요. NRA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이번 연례 총회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지도 주목받는 부분입니다.

진행자) 총기규제 강화 요구에 대한 NRA의 태도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학교에서 벌어지는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서는 교사나 교직원을 무장시키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을 살 수 있는 나이를 높이거나 총기구매자의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등 총기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에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난사 사건이 연이어 나자 자동연사가 가능하게 하는 부품인 ‘범프스탁(bump stock)’ 판매 금지, 공격용 소총 구매 가능 연령 상향 조정, 신원조회 강화 등에 찬성한다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민간인의 총기소유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태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진행자) 총기규제를 강화하라는 여론이 확산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NRA 행사에 나오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글러스고등학교 학생으로 총기 난사 사건에서 살아남은 데이비드 호그 군은 정치인들이 NRA에 쩔쩔매는 것을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이 NRA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위선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NRA 행사 참석이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 소유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NRA 총회 참석에 대한 비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정헌법 2조를 지지하기 때문에 그가 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소유 옹호론자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신원조회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을 승인하는 등 총기규제 강화에 동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NRA가 총기 소유 권리를 옹호하는 단체인 만큼 총회 참석자들 가운데 총을 휴대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하지만, 오늘(4일) 행사에서는 총기 반입이 금지된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과 부통령이 행사장에 나오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행사장에 총기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총회장 근처에 들어선 총기 전시장에는 총을 휴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NRA 연례 총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대략 7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현지 경찰이 안전 문제에 특별하게 신경쓴다는 데요. 댈러스 시 당국은 안전 문제 때문에 당초 NRA 측에 총회 장소를 변경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총회장 주변에서 시위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말도 있더군요?

기자) 네. 총기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시위부터 반대로 총기권리 옹호 단체가 조직하는 시위까지 몇몇 시위가 이번 주말에 예정돼 있습니다. 특히 더글러스고둥학교 사건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도 참여하는 시위가 눈길을 끄는데요. 이들은 이번 시위에서 총기규제 강화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그런가 하면 총기 소지 권리를 옹호하는 학생들이 2일, 전국적으로 수업 거부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26일 애리조나주 공립학교 교사들이 임금인상과 교육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애리조나주 공립학교 교사들이 파업을 끝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지난 4월 26일부터 파업이 시작됐는데, 어제(3일) 파업을 중단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수업을 중단한 교사들은 항의 시위 외에 주 의사당에서 노숙 투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교사들 요구조건이 모두 받아들여진 겁니까?

기자) 다 받아들여진 것은 아닙니다. 먼저 급여의 경우엔 교사들이 연봉을 20% 올려달라고 요구했는데, 올해 가을에 9% 인상하고 다음 2년 동안 5%씩 올리는 법안이 주의회를 통과했고, 덕 두시 주지사가 이를 승인했습니다. 이 조처로 2019년에 3억 달러의 비용이 더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교사들은 교육 예산도 확충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아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주의회 의원들이 예산안에 이 부분을 반영하기는 했는데, 교사들이 원하는 규모에 크게 모자란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향후 5년 동안 약 4억 달러를 확충한다는 건데요. 참고로 애리조나는 학생 1인당 배정된 예산이 2015년 기준으로 전국 순위에서 꼴찌에서 세 번째입니다.

진행자) 교사들 요구를 들어주려면 돈이 필요한데, 애리조나 주의회가 이걸 어떻게 해결한 건가요?

기자) 몇몇 항목 세금을 올리는 쪽으로 결정됐습니다. 소득이 많은 계층에 부과하는 세금을 올리자는 제안도 있었는데, 공화당이 장악한 애리조나 주의회가 이를 거부했고요. 차량 등록비를 올리고 학교 통합 작업에 들어가는 예산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돈을 마련했습니다. 덕 두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선거 기간 중에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는데, 결국 이 약속을 어기게 됐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애리조나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공립 학교 교사들이 파업을 벌였죠?

기자) 네. 오클라호마,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주에서 파업이 진행됐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도 교사 급여 인상, 교육 예산 확충, 그리고 교사 연금 제도 개선 등 요구가 나온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 공립학교 교사들도 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오와주 의회 의사당.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중부에 있는 아이오와주 의회가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군요?​

기자) 네. 2일 새벽에 통과됐는데요. 법안은 태아 심장박동이 들리는 시점부터 낙태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이 법안은 태아의 심장 박동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해서 ‘심장박동(heartbeat)’ 법안이라고 불립니다.

진행자) 태아 심장 박동이 들리는 시점이라면 대략 언제쯤인가요?

기자) 전문가들 말에 따르면 대개 임신 6주쯤 되면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를 초음파 기계로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임신 6주는 많은 여성이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자각하기도 전이라고 합니다. 다만 아이를 가진 여성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또 근친상간이나 성폭행으로 임신한 경우는 예외로 했습니다.

진행자) 6주 이후 낙태 금지라면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연방 대법원은 여성들의 낙태 권리를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1973년 연방 대법원은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에서 임신 6개월(24주)이 되기 전까지는 아이를 가진 여성이 어떤 이유로든 임신 상태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2일 통과된 아이오와주 법안은 이 ‘로 대 웨이드’ 판결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안을 주도한 아이오와주 공화당은 이 법안을 계기로 연방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낙태 권리를 둘러싸고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인데요. 낙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법안 시행을 막아달라는 소송이 제기되면 이걸 연방 대법원에까지 가지고 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새 몇몇 지역에서 낙태를 규제하는 법안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미시시피주가 올해 초에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는데, 법원 결정으로 법 시행이 중단됐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아칸소주와 노스다코타주가 이번에 아이오와주에서 나온 것 같은 ‘심장박동법’을 만들었는데, 2심 연방 법원이 제동을 걸었고요. 연방 대법원은 이 건을 심리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왜 이렇게 낙태 문제가 심각한가요?

기자) 미국은 보수적인 기독교 신자들이 많은 나라인데요. 이들은 태아도 엄연한 인간이기 때문에 낙태는 살인 행위라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낙태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낙태 여부는 개인의 영역이고 국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결정이 나온 방식 때문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결정이 나온 방식 때문이라니,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주민투표나 법안을 통해 아래에서부터 뜻을 모아가는 방식으로 낙태 허용 문제를 결정했는데,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위에서부터, 그러니까 연방 대법원이 헌법상의 권리로 인정하면서 낙태 합법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여지껏 반발이 크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어쨌든 이번에 아이오와주에서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이 통과됐는데, 주지사 서명을 받아야 발효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킴 레이놀즈 주지사는 자신이 근본적으로 낙태반대론자라면서도 이 법안에 서명할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주지사 측은 레이놀즈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하는데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