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국장 지명자 사퇴 고려..."트럼프, 연방대배심 소환 응할 의무 없어"

마이크 폼페오 전 CIA 국장 후임으로 지명된 지나 해스펠 CIA 부국장.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이틀 뒤로 다가온 가운데 해스펠 지명자가 자진 사퇴를 고려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소식 먼저 자세히 알아보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대배심 소환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대통령 변호인 측 얘기 들어보고, 4월 실업률이 18년 만에 처음으로 4% 아래로 내려간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새 국장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이번 주에 열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수요일(9일)에 열리는데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장관으로 취임한 마이크 폼페오 전 CIA 국장 후임으로 지나 해스펠 부국장을 지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스펠 지명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했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처음 보도한 내용인데요. 청문회 과정에서 CIA 명예를 훼손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해스펠 지명자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겁니다. 하지만 백악관 측에서 사퇴하지 말라고 설득했다고 하네요.

진행자) 그럼 해스펠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청문회가 예정대로 진행되는 건가요?

기자)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5일, 해스펠 지명자가 30년 이상 국가를 위해 봉사해왔다며 출중한 능력을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시민 단체 편에 서는 당파적인 비판자들 때문에 지명 과정이 궤도에서 이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해스펠 부국장을 새 CIA 국장으로 지명하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논란이 됐던 CIA 고문 방식과 연관이 있는데요. 해스펠 지명자가 앞서 태국의 CIA 비밀 수용소에서 근무했는데, 이 곳에서 2002년에 테러 단체 알카에다 용의자 2명이 물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스펠 지명자가 이 일에 연루됐고, 또 2005년에는 물고문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파괴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서 물고문은 불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CIA 비밀 수용소의 물고문을 폭로하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에서 큰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후 물고문이 금지됐습니다. 해스펠 지명자가 물고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자,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시민 단체가 반발했고요,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랜드 폴 상원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도 반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상원 인준 청문회, 까다롭고 철저하기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청문회 과정에서 지명자의 업무 능력은 물론이고 도덕적인 문제까지 모두 공개되기 마련입니다. 인준 과정에서 지명자가 낙마하기도 하는데요. 해스펠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에서 CIA 명성에 금이 가고 비밀 첩보 활동이 드러나거나, 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릴 가능성을 우려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측이 해스펠 지명자를 계속 미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CIA 부국장을 지내는 등 오랜 경험과 능력을 높이 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해스펠 지명자는 CIA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이언 트라파니 CIA 대변인은 해스펠 지명자와 함께 일하거나 해스펠 지명자를 아는 사람들은 다들 지지한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인들이 상원 청문회에서 진정한 해스펠 지명자의 모습을 보면, 왜 해스펠 지명자가 존경을 받는지, 왜 훌륭한 CIA 국장이 될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해스펠 지명자에 대해 언급한 게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7일) 아침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해스펠 지명자가 테러에 너무 강경하다는 이유로 비판 받고 있다고 썼습니다. 이런 아주 위험한 시기에 가장 자격 있는 사람, 그것도 여성이 있는데, 민주당은 해스펠 지명자가 테러에 너무 강경하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스펠 지명자에게 맞서서 승리하라고 격려했습니다.

진행자)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해스펠 지명자,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해스펠 지명자는 1956년생으로 올해 61살인데요. 켄터키주 루이빌대학교에서 언어와 언론학을 전공한 뒤 민간 분야에서 일하다 1985년에 CIA에 들어갔습니다. 그 뒤 주로 대테러 분야에서 일해왔는데요. 일부 언론은 해스펠 지명자를 가리켜 ‘스파이중의 스파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만큼 알려진 사실이 많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해스펠 지명자가 결국, 인준 청문회에 응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오늘, 그리고 내일 계속해서 상원의원들과 만나면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인데요. 해스펠 지명자는 앞서 상원의원들에게 CIA가 용의자 심문에 더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스펠 지명자가 인준을 받는다면 CIA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 됩니다.

대통령 변호인단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지난 5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이란 자유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측과 러시아 정부가 공모했다는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특검이 조사중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특검 증언 문제를 놓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현재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들과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 측이 이 문제를 놓고 계속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연방 대배심에 소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존 다우드 변호사는 특검이 대통령을 옥죄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다우드 변호사는 지난달에 사임했습니다. 이후 새로 변호사로 고용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대통령이 대배심 소환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근거에서 그런 얘기를 한 거죠?

기자) 미국 대통령으로서 역대 다른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같은 특권을 내세울 수 있다는 겁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이 어제(6일) ABC 방송의 일요 시사 프로그램 ‘디스위크(This Week)’에 출연했는데요.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이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수정헌법 5조는 형사상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데요. 줄리아니 전 시장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How can I ever be confident of that...”

기자) 미국의 모든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증언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증언하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 측과 만나서 증언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특검의 대면 조사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would love to go, I would love to speak...”

기자) 다만 공정한 대우를 받을 경우란 단서를 달았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스캔들 조사가 ‘마녀사냥’이라고 거듭 주장했는데요. 왜 공화당원들이 수사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팀이 민주당 지지자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지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었죠?

기자) 맞습니다. 불공정한 일이란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다고 생각된다면, 변호사들이 만류하더라도 특검에 나가 증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변호사들은 반대하고 있고, 대통령은 “공정한 대우를 받는다면”이란 조건을 내걸긴 했지만, 특검 조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검 증언이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 놓았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 내용을 미리 받아볼 수 있어야 하고, 선서 증언을 면해주는 경우라고 못박았는데요. 미국 검사들이 증인에게 선서를 생략하도록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서 후 증언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대배심 소환을 거부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연방 대법원에 가서야 최종 결정이 나올 수 있는데요. 미국 법은 일반적으로 대통령을 포함해 어떤 개인도 법 위에 있지는 않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례를 보면 어떻습니까? 과거에 현직 대통령이 연방 대배심 앞에서 증언한 경우가 있었나요?

기자) 네,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입니다. 1998년에 당시 클린턴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조사하던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클린턴 대통령을 연방 대배심에 소환했는데요. 케네스 특검이 소환을 철회하고 클린턴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증언하는 식으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법정에 나간 건 아니고, 백악관에서 화상 중계를 통해 증언이 이뤄졌는데요. 화상이긴 했지만 현직 대통령이 연방 대배심 앞에서 증언한 건 클린턴 대통령이 처음이었습니다.

지난 2016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사업장 창문에 채용공고 문구가 적혀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4월 고용시장 통계가 나왔군요?

기자) 네. 연방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4일 발표했는데요. 중요한 내용을 보면 실업률이 3.9%를 기록했고요. 비농업 부문 일자리 16만4천 개가 추가됐습니다.

진행자) 실업률이 3%대로 떨어진 것이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지난 6개월간 실업률이 4.1%였는데, 4월 들어 3%대로 하락했는데요. 지난 2000년 12월 이래 처음으로 4%대 아래로 내려간 겁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 정도 실업률은 환상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는데요. 지난 2009년 실업률이 10%에 달했으니까 그때 생각을 하면 뉴욕타임스의 평가가 과장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측은 현 추세가 유지되면 올해 안에 실업률이 3.7%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3.7%는 지난 196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기자) 4월 실업률이 전망치보다 낮게 나온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는 4%였습니다. 반면 일자리 수 전망치는 19만2천 개였는데, 실제 수치는 이에 못 미쳤습니다. 지난 3월에는 일자리 13만5천 개가 추가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실업률이 3.9%라면 미국 안에서 실업자가 몇 명이나 되는 건가요?

기자) 약 630만 명입니다. 성별로 보면 성인 남자는 3.7%, 그리고 성인 여자가 3.5%였습니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3.6%, 아시안이 2.8%, 중남미계가 4.8%였고요. 흑인이 6.6%로 실업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진행자) 부분별로는 일자리가 얼마나 추가됐습니까?

기자) 네. 전문-비즈니스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많은 5만4천 개가 추가됐습니다. 또 보건 분야와 제조업 분야에서 각각 2만4천 개가 추가됐습니다. 반면 건설이나 도매소매업, 수송 등 다른 부분에서는 변화가 적었습니다.

진행자) 고용 시장 통계에서 시간당 임금상승률도 중요하게 보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민간 비농업 부문 시간당 임금이 평균 $26.84로 4센트 올랐습니다. 0.1% 오른 건데요. 이걸 연률로 2.6% 증가한 셈입니다. 참고로 주당 노동시간은 34.5시간으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연준이 최근 고용시장 통계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군요?

기자) 연준은 고용시장이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연준은 물가인상률이나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목표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