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탈북민 10여 명이 한 달 일정으로 북한 정권의 대량 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백악관과 미 의회 등 여러 곳을 방문해 북한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반인도 범죄 중단을 위해 미국 정부와 국민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VOA를 방문한 탈북 작가 지현아 씨와 ‘북한의 대량 학살을 멈추기 위한 세계연대’의 주경배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VOA 스튜디오에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먼저 본인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지현아) 안녕하세요 지현아입니다. 저는 2007년에 대한민국에 입국했고 현재 탈북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경배) 저는 2008년도에 북한을 떠나 같은 해 대한민국에 입국한 주경배입니다. 지금은 진리라고 믿는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기자) 두 분이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입국하셨군요. 미국에서 캠페인을 펼치는 목적이 궁금합니다.
주) 지난 70년간 북한 정부는 김씨 3대 세습으로 쭉 이어 왔습니다. 이제 보니까 북한에 대한 많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핵 문제라든가 그 전에는 기아와 굶주림, 그저 여러 가지 인권문제, 테러국가로 지목되기도 하고. 이런 문제가 많이 제기됐는데 저희가 북한에 살 때는 몰랐는데 나와서 보니까 김 씨 3대 세습체제가 70년째 이어진 모든 시간이 몽땅 인권 탄압과 유린, 더 정확히 말해서는 살인 집단이라고 판단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70년간 자국민에 대한 살해와 납치 등 집단적으로 체계적으로 자행한 대량학살의 문제다. 이런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최근 남북 접촉, 미북 접촉이 이어지는 시점에서 북한 문제를 정말 2천 500만의 내 혈육들이 문제를 바로 짚어야 정말 참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미국에 오게 됐습니다.
기자) 단체 이름이 ‘북한의 대량 학살을 멈추기 위한 세계연대’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이름을 들으면 왜 학살인가? 하고 의문을 갖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 대량 학살로 규정된 것은 유대인 학살. 유엔에서 이를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홀로코스트라고 하죠. 저희는 이것을 북한 판 홀로코스트로 정했어요. 21세기에 홀로코스트는 유대인 학살로 끝난 게 아니라 북한에서는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고난의 행군 때 최대 3백 50만 명을 아사시키고. 그뿐만 아니라 완전통제구역 정치범 수용소에서 반정부 그런 말과 표현을 조금만 한 사람이라도 완전통제구역에서 죽고 총살된 사람만 해도 많습니다. 또 중국에서 임신돼 북송되는 여성들에 대한 강제 낙태 등 이런 것들을 국제법으로 볼 때 학살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기자)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규명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주) 그렇습니다. 유엔총회에서 세계 정상들이 선언한 보호책임(R2P)에는 인류에 가장 악랄한 범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실패를 인식하고 세계 지도자들이 2005년 유엔총회에서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종청소 강제 낙태 같은 반인도 범죄에서 보호하자는 역사적인 약속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기자) 보호책임, 그러니까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데 그 책임을 국가가 하지 못 하고 집단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등에서 국민 보호에 실패할 경우 국제사회가 개입해 보호해야 한다는 유엔 결의에 기초하셨다는 얘기군요.
지) 그렇습니다.
기자) 백악관과 의회 등 여러 곳에서 이런 반인도 범죄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북한의 대량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것을 의제에 포함해 달라고 요청하는 시위와 서명 운동을 했습니다.
주) 정치범 수용소 해체, 실제 정치범들을 석방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하는 것을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에도 썼습니다. 우리가 함께 일하고 예배하다 체포돼 고난 받고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 이름을 적어서 드렸습니다. 앞서 지 대표님도 말씀했지만, 여러 상황에서 미국 분들이 반응했는데 참 감사한 것은 미국 분들이 준비도 없이 우리의 집회를 보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대통령에게도 많은 기대를 걸지만 미국이란 이 사회가 그렇게 바라본다는 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북한에 고향에 있는 형제들에게도 세계 정의가 당신들 편이란 것을 마구 전하고 싶었습니다.
기자) 그런데 북한 주민들 처지에서 보면 인권에 관해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기 때문에 두 분처럼 외부에 나와서 경험한 분들과 느끼는 체감이 다를 것 같아요. 오히려 인권 얘기를 하면 북한 정권이 선전하듯이 탈북민들이 미국이나 한국 정부의 사주를 받아서 김씨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주) 사실 다 아는 얘기지만, 다시 이야기하면 북한 주민들은 우리한테 그냥 주민들이 아닙니다. 먼저 두고 온 가족, 친척, 형제, 아픈 혈육입니다. 우리가 정말 이 땅에 나와서 행복을 직접 느껴보니까 아직 그 땅 주민들이 겪는 아픔을 잊지 못해서, 누가 사주해서 온 것도 아니고 사주해서 가라고 해도 갈 사람들이 아니고. 아직 두고 온 혈육들이 있기 때문에 이 정의, 진리, 사랑을, 인권을, 이 초보적인 인간의 권리를 전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어서 자기가 먹고 살아야 할 일들을 다 내려놓고 헌신해서 미국에 왔습니다. 사실 올 때 많은 분들이 어떻게 계획하고 왔는가? 근심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기독교인들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단지 그 마음 고향에 대한 애통함을 갖고 왔는데, 여기에 있는 교회들이 따뜻하게 대해주고 친지들이 숙소도 마련해 주고. 한인 분들이 밥도 사주고. 그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런 말씀도 북한에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도 같습니다. 자기 시간과 물질을 손수 내서 사람들을 돕고 하는 게 북한의 요즘 장마당, 돈이 수령이 됐다는 시장 인식으로 보면 납득이 안 가실 것도 같아요.
지) 저도 북한에 있을 때 한국 방송 프로그램들을 잠깐 잠깐 봤었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 갔었어요. 중국에 있을 때 누가 날 그냥 도와줄 때는 아 이 사람 바보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보니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태어나서부터 사람은 자유와 인권을 갖고 태어났는데 그게 북한에서는 송두리째 빼앗긴 거죠. 그래서 저도 지금 북한 주민들처럼 과거에는 자유와 인권, 사랑을 전혀 몰랐어요. 그런데 나와 보니까 북한이라는 거대한 감옥을 나와 보니까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 이곳에 나와 보니까 전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북한 주민들도 빨리, 이제는 북한 주민들도 많이 터득했어요. 저희들이 보내는 USB 라든가 성경책을 보면서 자유와 인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기자)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데,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뵌다면 어떤 당부를 하고 싶으신가요?
주) 많은 얘기와 부탁을 하고 싶죠. 많은 간절한 바람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일단 먼저 기도합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통치권자를 만난다면 저는 소박하게 함께 기도하고 예배하던 내 친구들을 석방시켜 달라, 이렇게 따뜻하게 한마디 (김 위원장에게) 권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해 봅니다.
지) 월남 패망 후 사이공 대학생이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멀리서 공산주의를 바라보니 금강석처럼 반짝이기에 무엇인가 궁금해서 가까이 가서 바라보니 그것은 피로 범벅이 된 눈물이라네.”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님이 김정은을 만나면 정말 자기 고모부, 이복형도 살해한 김정은에게 대량학살을 중지하라는 이런 말을 꼭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주) 저는 지금도 북한 친구들이 생각이 나고 일부하고는 지금도 소통하고 있습니다. 근데 북한이 아무리 폐쇄됐다고 해도 이것이 정의다 라고 생각하는 것에서는 북한 주민들도 가슴이 뜁니다. 오늘은 저희가 VOA에 와서 미국에 와 앉아서 소리를 내지만, 그 땅에서 살아가는 친구들이 정말 진짜 정의를 위해서 가슴을 불태우고 힘들게 살지만, 저 북한 땅에 사랑과 정의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진짜 우리가 어렸을 때 꿈꿨던 정말 훌륭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 심장을 불태우고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고 격려하고 싶습니다.
워싱턴에서 한 달 일정으로 북한 정권의 대량 학살 중단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탈북민 대표 지현아 씨와 주경배 씨를 만나 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