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FBI 전 부국장 수사 관련 코미 면담...여배우 인종차별 발언 논란, 백악관 가세

지난 4월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에 출연하기 위해 뉴욕의 에드 설리번 극장에 도착하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 조사와 관련해 수사당국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대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한 인기 TV 연속극이 주인공의 인종 차별 발언 때문에 취소됐는데, 이에 대해 백악관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93년 역사를 가진 영어 철자 맞추기 대회에서 11년 연속 인도계 학생이 우승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어제(31일) 앤드루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 관련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오늘도 그와 연관된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어제(31일) 단독으로 전한 내용입니다. 최근 워싱턴 D.C. 연방 검사가 매케이브 전 부국장 조사를 위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면담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매케이브 전 부국장과 관련된 조사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합니까?

기자)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지난 2016년에 부하 직원들을 시켜서 비밀 정보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에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과 관련해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상관인 코미 전 국장과 수사 요원들을 오도하고 거짓말했다는 의혹이 있는데요. 이에 따라 연방 수사당국이 이 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언론에 유출했다는 비밀 정보가 뭡니까?

기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이메일 사용 문제, 그리고 클린턴 재단 관련 수사 정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정보를 근거로 클린턴 전 장관 수사를 둘러싸고 연방 법무부와 FBI 안에 갈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이 기사는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수사를 중단하려는 움직임에 저항한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정보 유출에 그치지 않고 이를 두고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해당 의혹이 불거지자 연방 법무부 감찰실이 조사에 나섰는데요. 마이클 호로위츠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4월 조사 결과,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코미 전 국장과 수사요원들에게 4차례에 걸쳐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신이 정보를 유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감찰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상관인 코미 전 국장에게 자신이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고요. 또 부하 직원들한테는 정보가 유출된 것을 질책했다고 합니다. 호로위츠 법무부 감찰관은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연방 검찰에 매케이브 전 부국장의 행동을 처벌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정보 유출이 처벌 대상이 되는 모양이군요?

기자) 정보 유출보다는 수사요원들에게 거짓말한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유죄로 판명되면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논란과 관련해서 매케이브 전 부국장 쪽에서는 어떤 말을 하나요?

기자) 일단 정보를 흘린 사실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두고 코미 전 국장과 여러 차례 상의했다고 주장하는데요. 코미 전 국장도 이 건을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는 거죠.

진행자) 그럼 코미 전 국장 쪽 말은 어떤가요?

기자) 말이 다릅니다. 코미 전 국장은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정보를 흘렸다는 사실을 전혀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건데요. 만일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기소돼서 재판이 열리면 법정에서 증언할 수도 있다고 코미 전 국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올해 3월에 은퇴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해고됐는데, 감찰관실 조사가 해고 이유였죠?

기자) 맞습니다. 법무부는 매케이브 부국장을 해고할 때 그가 여러 차례 언론에 정보를 유출하고 정직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달았습니다.

진행자)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사실 코미 전 국장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이유를 들어 그를 불편하게 생각했는데요. 매케이브 전 부국장의 아내가 버니지아 주 상원에 출마했을 때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근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며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전격적으로 해고된 뒤 "민주주의에 매우 좋은 날"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어제(31일)는 다른 건으로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해 5월 코미 전 국장이 해고된 뒤에 매케이브 당시 부국장이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게서 들은 말을 메모에 남겼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이유로 들어 코미 국장을 해고하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코미 전 국장 해고를 요청하는 메모를 대통령에게 제출했을 때 그 부분은 빠진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해당 메모에 클린턴 전 장관 이메일 수사에 대한 코미 전 국장의 부적절한 조처를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어제(31일) 트위터에 러시아 스캔들 조사 때문에 코미 전 국장을 경질한 것이 아니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한편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자신이 작성한 메모를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위터에 인종주의 차별 글을 올린 여배우 로젠 바.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최근 미국의 인기 TV 연속극이 주인공 여배우의 인종 차별 발언 때문에 취소됐는데요. 이와 관련해 백악관이 입을 열었군요?

기자) 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3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당 논란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남긴 글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았는데요.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 주류 언론의 이중성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샌더스 대변인] “The president’s pointed out that..”

기자) 주류 매체들이 진보 성향을 가진 유명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험담하는 것은 용인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까?

기자) ABC 방송이 여배우 로젠 바 씨가 인종주의적 말로 모욕한 사람에게는 사과하면서 자신에게는 사과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샌더스 대변인은 주류 언론이 보수 인사의 발언에는 강력하게 대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한다고 비판한 겁니다.

진행자) 요즘 이 로젠 바 씨 때문에 상당히 논란이 많은데,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기자) 바 씨는 유명한 여배우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바 씨가 최근 트위터에 전임 오바마 대통령 때 백악관 선임고문이었던 밸러리 재럿 씨를 인종적으로 모욕하는 글을 올려 문제가 됐는데요. 무슬림형제단과 혹성 탈출이 아기를 낳은 것이 바로 재럿이라는 글이었습니다.

진행자) 이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입니까?

기자) 네. 무슬림형제단이라면 이슬람교도를 뜻하고 혹성탈출은 영화 제목인데, 여기에 침팬지가 나옵니다. 재넛 전 선임고문은 흑인 여성인데 이란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글이 논란이 되자 로젠 바 씨는 나쁜 농담을 해서 미안하다며 사과했는데요. 하지만 좀처럼 비난의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출연하던 연속극까지 취소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젠 바 씨가 자신의 이름을 딴 연속극 ‘로젠’에 출연 중이었는데요. 이 연속극이 ABC를 통해 방영되고 있었는데, 바 씨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방송국 측이 해당 연속극 방영을 즉각 중단한다고 발표했고요. ABC 방송사 모기업인 디즈니사 최고경영자가 재럿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습니다.

진행자) 이 연속극이 상당히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한국에 '로잔느 아줌마'라고 알려진 이 연속극은 원래 지난 1980년대와 90년대에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연속극을 20년 만에 다시 제작한 작품인데, 지난 3월 27일 시작돼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주연배우인 바 씨의 발언 탓에 방영이 전격적으로 중단됐는데요. ABC방송은 바 씨의 발언이 혐오스럽고 불쾌하며 자신들 가치에 맞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바 씨의 발언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기자) 확실한 생각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 씨의 발언에는 침묵하면서 오히려 ABC 방송에게 사과를 요구했다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주류 언론의 위선을 지적한 것이라면서 누구도 바 씨의 말을 옹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텍사스주 매키니 출신 카르티크 네마니 군이 메릴랜드주 옥손힐에서 열린 제91회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비에서 우승한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영어 철자 맞추기 대회죠? ‘스펠링비(spelling bee)’ 올해 우승자가 가려졌네요?

기자) 네. 텍사스주 매키니 출신 카르티크 네마니 군이 어제(31일) 메릴랜드 주에서 열린 제91회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비 대회 결승전에서 우승했습니다.

[녹취: 네마니] “Koinonia…”

기자) 네마니 군은 결승전에서 마지막으로 ‘코이노니아(koinonia)'라는 단어를 맞추고 우승했습니다. 코이노니아는 기독교인 사이의 친교나 모임 등을 뜻합니다. 우승자인 네마니 군은 올해 처음 스펠링비 전국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스펠링비 대회가 미국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대회죠?

기자) 물론입니다. 언론사인 스크립스(E.W. Scripps)사가 매년 주최하는데요. 8학년 또는 16살 생일이 지나지 않은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마이크 앞에 서서 출제자 발음을 듣고 철자를 맞히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진행자) 이 대회 본선에 올라가는 것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본선에 나오려면 지역 학교에서 예선을 치르고, 주 예선을 거쳐야 합니다. 이 대회는 미국 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는 건 아닌데요. 미국령이나 군이 주둔하는 나라 학생들도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에 나올 수 있습니다. 올해 본선에는 515명이 나왔고요. 이 가운데 16명이 결승에 올라갔습니다.

진행자) 올해 우승자인 네마니 군은 인도계 같은데 올해 대회도 역시 인도계가 두각을 나타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까지 인도계 학생이 11년 연속 우승했습니다. 인도계 학생은 스펠링비 전국대회에서 모두 14번 우승했는데요. 올해 결승에서 네마니 군과 끝까지 우승을 다툰 학생도 인도계 여학생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인도계 학생들이 철자 맞추기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부모의 학구열을 듭니다. 인도에서 미국에 이민 온 부모들은 대부분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이라 자녀교육과 성공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이들의 아이가 미국에서 열리는 수학, 과학 대회에 이어 스펠링비 대회까지 휩쓸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