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주 예비선거 진행…특검 기소 매너포트, 증인 회유 시도

게빈 뉴섬 현 부지사.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내 8개 주에서 오늘(5일) 프라이머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결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기소한 폴 매너포트 씨가 증인을 회유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종교적인 이유로 동성 커플의 웨딩 케이크 주문을 거부한 제빵사의 손을 들어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오늘(5일)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지역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내 8개 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진행됩니다. 앨라배마, 캘리포니아, 아이오와, 미시시피, 몬태나, 뉴저지, 뉴멕시코, 그리고 사우스다코타주입니다.

진행자) ‘프라이머리’는 보통 ‘예비선거’라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비밀 투표로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걸 프라이머리라고 합니다. 예비선거에는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도 참가할 수 있는데, 당원만 참가하는 폐쇄형도 있습니다.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경선 방식으로 ‘코커스(caucus)’도 있는데요. 이건 ‘당원대회’라고 해서, 당원들이 공개적으로 후보를 뽑습니다.

진행자) 올해 치러지는 예비선거는 오는 11월에 있을 중간선거에 나갈 각 당 후보를 뽑는 선거죠?

기자) 맞습니다.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36개 주 주지사, 연방 상원의원 35석, 그리고 연방 하원의원 전원을 새로 뽑습니다.

진행자) 오늘(5일)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8개 지역 가운데 눈길을 끄는 곳이라면 역시 캘리포니아 아니겠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이기도 하고요, 또 '정글 프라이머리(jungle primary)'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주 가운데 하나여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글 프라이머리’란 어떤 방식의 선거를 말하나요?

기자) 당 소속을 불문하고 예비선거 상위 1, 2위가 본 선거에 나가는 독특한 제도입니다.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기 때문에 이 정글 프라이머리 방식에서 특히 민주당 쪽에서 어떤 후보가 본 선거에 올라갈지 주목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서 어부지리로 공화당 후보가 덕을 볼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예비선거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이라면 뭘 들 수 있을까요?

기자) 주지사, 상원 의원, 하원 의원 예비선거 결과가 주목거리입니다.

진행자)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인 현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다시 출마하나요?

기자) 아닙니다. 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서 출마하지 못합니다. 주지사 프라이머리는 역시 민주당 쪽 후보들이 주목되는데요.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로스앤젤레스 시장, 게빈 뉴섬 현 부지사, 그리고 존 챙 주 재무장관, 그리고 딜레인 이스틴 전 주 교육감이 주요 후보입니다. 이제까지 여론조사 결과 뉴섬 부지사가 앞서 나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뉴섬 부지사와 비야라이고사 전 LA 시장이 눈에 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람 다 캘리포니아에서 잘 알려진 정치인이죠? 뉴섬 부지사는 샌프란시스코 시장을 지내기도 했고요. 비야라이고사 전 시장은 멕시코계 미국인입니다. 한편 공화당 쪽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존 콕스 후보, 그리고 주 의원인 트래비스 앨런 후보가 눈에 띕니다.

진행자) 연방 상원 프라이머리는 어떻습니까?

기자) 2석 가운데 1석을 새로 뽑는데요. 역시 민주당 후보들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민주당 거물급 정치인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현 상원의원이 프라이머리에 출마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시장을 역임한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이번에 여섯 번째 임기에 도전합니다. 그는 올해 83세로 나이가 상당히 많은데요.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민주당 의원 가운데 1명입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 파인스타인 의원에게 도전하는 사람은 누굽니까?

기자) 네. 주 상원 민주당 대표를 지낸 케빈 드 레온 후보입니다. 레온 후보는 진보적인 색채를 내세우며 파인스타인 의원에게 도전했는데요. 그런데 여론조사에서는 파인스타인 의원이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하원 쪽은 사정이 어떤가요?

기자) 오는 11월에 치러질 중간선거에서 눈길을 끄는 항목 가운데 하나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하느냐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 캘리포니아 지역이 중요한데요. 그래서 민주당은 이곳 캘리포니아 프라이머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연방 하원 다수당 자리를 뺏으려면 몇 석이 더 필요하죠?

기자) 23석이 더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에서 7석을 만회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 의석이 모두 53석인데요. 이 가운데 현재 14석이 공화당 소속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있는 겁니까?

기자) 미국 언론들은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특히 캘리포니아를 지역구로 하는 공화당 하원 의원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에 나오지 않는 사람이 꽤 많기 때문에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에는 한인도 많이 거주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연방 하원 의원과 주 의회 선거에 여러 한인 후보가 나섰습니다. 특히 은퇴하는 에드 로이스 하원 의원의 지역구에 공화당 소속 영김 전 주 하원 의원과 민주당의 수지 박 레게트 후보가 도전장을 냈는데요. 로이스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영김 후보를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외에 다른 지역에서 눈에 띄는 곳은 어디입니까?

기자) 먼저 뉴저지가 있습니다. 특히 연방 하원 예비선거가 눈길을 끄는데 민주당은 현재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는 5석을 이번 중간선거에서 모두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밖에 사우스다코타주에서도 현역 주지사가 임기 제한 때문에 출마하지 못합니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어서, 오늘(5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새 주지사가 될 가능성이 큰데요. 마티 재클리 주 법무장관과 크리스티 노임 연방 하원의원이 격돌하고 있습니다.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이 지난달 공판이 열린 연방 지방 법원을 떠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특검이 기소한 폴 매너포트 씨가 증인을 회유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검 측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담긴 내용인데요. 매너포트 씨가 지난 2월부터 4월 사이에 자기 혐의와 관련된 핵심 증인 2명에게 전화하거나 전화로 문자를 보내고 암호 메시지를 보내서 이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는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위해 일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선거 운동을 총괄하는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었는데, 등록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해 일한 사실이 드러나서 전격적으로 선대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특검이 매너포트 씨를 어떤 혐의로 기소했습니까?

기자) 지난해 올해 모두 두 차례에 걸쳐 기소됐습니다. 처음에는 등록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정부 로비스트로 활동한 혐의, 돈세탁, 그리고 허위 진술 등이 주요 혐의였습니다. 참고로 ‘로비스트’라면 특정 압력 단체의 이익을 위해 입법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정당이나 의원을 상대로 활동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금융 사기와 조세 포탈 등 32개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매너포트 씨는 1천만 달러 보석금을 낸 뒤에 가택연금 상태에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매너포트 씨가 가택연금 상태에서 증인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특검은 매너포트 씨의 가택연금을 취소하고 재판 때까지 그를 교도소에 가둬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가 회유하려 했던 증인들의 신원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법원 서류에 정확한 이름은 없고 합스부르크사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나와 있습니다. 이 회사는 매너포트 씨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한 로비를 할 때 같이 일했던 곳입니다. 매너포트 씨는 이 회사 사람 2명에게 연락해 자기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매너포트 씨가 접촉한 사람 가운데 1명이 매너포트와 함께 일했던 우크라이나인 콘스탄틴 킬림닉 씨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위터에 매너포트 씨를 언급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난 3일 트위터에 대선 기간 연방수사국(FBI)이 매너포트 씨를 조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알려줬어야 했다면서, 그랬다면 매너포트 씨를 기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특검 수사가 헌법에 어긋나는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잭 필립스씨가 지난 3월 콜로라도주 레이크우드에 위치한 자신의 제과점에서 케이크를 장식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연방 대법원에서 중요한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4일, 동성 커플에게 결혼식 피로연 케이크를 만들어주길 거부한 제빵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7-2로 이 같은 결정이 나왔는데요. 보수 성향의 대법관 5명 전원, 그리고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 가운데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과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이 다수 의견 쪽에 섰습니다.

진행자) 이 소송이 복잡하더라고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동성애자 차별 금지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소송 기간도 길어서 6년 만에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나왔습니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데이비드 멀린스와 찰리 크레이그라는 동성 커플이 콜로라도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잭 필립스 씨에게 결혼식 피로연에 쓸 케이크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는데요. 필립스 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긴 법정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필립스 씨가 기독교 신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데, 자신이 케이크를 만들어주면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케이크 주문을 거절한 겁니다. 필립스 씨는 또 자신이 만드는 케이크는 일회성 조각 같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만들기 싫은 케이크는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급 법원에서는 필립스 씨가 패했는데, 연방 대법원에서 상반되는 결정이 나온 이유가 뭡니까?

기자) 연방 대법원은 콜로라도 민권위원회가 종교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적대감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필립스 씨에게 피로연 케이크를 거부당한 동성 커플이 주 민권위원회에 제소했는데요. 당시 위원회는 베이커 씨가 인종이나 성별, 성적 성향 등에 따라 차별할 수 없다는 콜로라도 주 법을 어겼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때 위원회 위원들의 발언이 문제라고 연방 대법원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위원들이 어떤 말을 했는데요?

기자) 다수 의견을 쓴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2014년에 당시 콜로라도 민권위원회 위원이 한 말을 지적했습니다. 노예제도건 유대인 대학살이건 온갖 종류의 차별을 정당화하는 데, 종교가 핑계로 사용됐다는 발언인데요. 이는 종교의 자유를 해치는 발언이란 겁니다. 케네디 대법관은 또 콜로라도 민권위원회 결정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위원회가 동성애자들에게 적대감을 표시하는 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제빵사들에 대해서는 이들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렸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이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제빵사나 꽃 가게에서는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주문을 거부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대법관들은 이번 결정이 해당 소송에만 적용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방 대법원은 지난 2015년에 전국적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당시 케네디 대법관이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 편에 서면서 5-4로 동성혼 합헌 결정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법원 결정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피고 측이나 원고 측이 각자 원하는 쪽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인데요. 제빵사 필립스 씨를 대표한 보수 기독교 단체 ‘자유수호연맹’은 연방 정부가 결혼에 대한 필립스 씨의 생각을 존중하는 결정이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에 동성 커플 측을 대표했던 시민 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측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사업체는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점을 연방 대법원이 확인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