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내 8개 주에서 어제(5일) 프라이머리가 진행됐습니다. 이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결과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미식축구 챔피언인 필라델피아 이글스 선수들을 만나는 것을 취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국기에 경의를 나타내는 행사를 따로 열었습니다. 지난 2월 총격 사건이 일어난 플로리다주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젊은이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버스 여행에 나선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제(5일) 미국 몇몇 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진행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앨라배마, 캘리포니아, 아이오와, 미시시피, 몬태나, 뉴저지, 뉴멕시코, 그리고 사우스 다코타 등 8개 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치러졌습니다.
진행자) ‘프라이머리’를 ‘예비선거’라고 부르죠?
기자) 네. 비밀투표로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걸 프라이머리라고 합니다. 예비선거에는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도 참가할 수 있는데, 당원만 참가하는 폐쇄형도 있습니다.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경선 방식으로 ‘코커스(caucus)’도 있는데요. 이건 ‘당원대회’라고 해서, 당원들이 공개적으로 후보를 뽑습니다.
진행자) 예비선거가 치러진 8개 지역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곳이라면 역시 캘리포니아주 결과 아니겠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안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이곳 예비선거 결과가 큰 관심거리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주가 주지사를 새로 뽑죠?
기자) 그렇습니다. 제리 브라운 현 주지사는 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서 출마하지 못합니다. 주지사 예비선거에서는 역시 민주당 쪽에서 누가 나오느냐가 궁금했었는데, 게빈 뉴섬 현 부지사가 1위로 본선에 올라갔습니다. 2위는 공화당 소속인 존 콕스 씨로, 뉴섬 부지사와 콕스 씨가 중간선거에서 맞붙습니다.
진행자) 예비선거 1위와 2위의 당적이 다른데 이건 캘리포니아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이죠?
기자) 네. 다른 지역에서는 보통 당별로 따로 예비선거를 해서 후보를 뽑는데, 캘리포니아는 모두 같이 예비선거를 해서 이 가운데 1위와 2위를 본 선거에 내보냅니다.
진행자) 그럼 같은 당 소속 2명이 본선에 올라갈 수도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 제도를 ‘정글 프라이머리(jungle primary)’라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프라이머리에서는 애초 민주당 소속인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2위 자리를 넘봤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업은 공화당 콕스 후보가 예상을 뒤집고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의원 예비선거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예상대로 민주당 현역 의원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압승했습니다. 2위는 민주당 케빈 드 레온 후보인데요. 정글 프라이머리 규정에 따라서 같은 당 소속인 파인스타인 의원과 레온 후보가 11월 중간선거에서 맞붙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는 연방 하원 예비선거도 관심거리인데, 사정이 어떤가요?
기자)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 의석이 모두 53석인데요. 현재 14석이 공화당 소속이죠?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구역이 39구역입니다. 공화당 중진인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이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면서 빈자리가 됐는데요, 공화당 소속 영 김 후보가 1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영 김이라면 한국계인 모양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주 하원의원 출신인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39구역에는 영 김 후보 외에 또 다른 한국계 후보가 나왔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수지 박 레게트 후보인데, 레게트 후보는 고배를 마셨습니다.
진행자)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눈길을 끄는 항목 가운데 하나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하느냐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 캘리포니아 지역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되려면 23석이 더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에서 7석을 만회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현역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중간선거에 나오지 않는 사람이 꽤 있어서 민주당이 그 자리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원 탈환을 위해 민주당이 눈여겨 보는 곳으로 또 뉴저지도 있는데, 이곳 예비선거 결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연방 하원 예비선거에서는 각 당이 선호하는 후보들이 어렵지 않게 이겼습니다. 민주당은 뉴저지 연방 하원 선거에서 5석을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는 특히 민주당 결과가 눈길을 끄는데,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이 리사 맥코믹 후보에게 압승했습니다. 메넨데즈 상원의원은 부패 혐의로 기소돼 지난 몇 년 간 재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눈길을 끄는 지역은 어디가 있을까요?
기자) 사우스다코타주도 현역 주지사가 임기 제한 때문에 출마하지 못합니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어서, 오늘(5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새 주지사가 될 가능성이 큰데요. 크리스티 노임 연방 하원의원이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어제 (5일) 오후에 백악관에서 눈길을 끄는 행사가 열렸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행사인데, 미국 국기와 국가에 경의를 표하는 행사로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렸는데, 해병 군악대와 육군 합창단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love our country…”
기자) 우리는 나라를 사랑하고 국기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국가가 울려 퍼질 때는 항상 서서 존경의 뜻을 나타낸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어제 백악관에서는 다른 중요한 행사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 선수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축하하는 행사가 예정돼 있었는데, 전격적으로 취소됐습니다.
진행자) 슈퍼볼이라면 프로미식축구하고 관련이 있죠?
기자) 네. 전미프로축구리그(NFL) 챔피언 결정전이 바로 슈퍼볼입니다. 그동안 백악관은 관례로 매년 슈퍼볼 우승팀을 백악관에 초청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관례로 열리던 행사를 취소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 행사에 참석하겠다고 한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최근 몇 년 새 NFL에서 논란이 된 국민의례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2년 전부터 몇몇 선수가 경기 시작 전에 진행되는 국민의례 시간에 주먹 쥔 손을 높이 쳐들거나 한쪽 무릎을 꿇고 앉기 시작했습니다. 인종 차별과 경찰 폭력에 항의한다는 뜻인데요. 이를 놓고 국기와 국가를 모독한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선수들의 행동을 강하게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기와 국가에 경의를 표하지 않는 선수들을 모두 해고해야 하고, 심지어 이들이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NFL 측이 이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최근에 대책을 선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NFL 측은 지난 5월 23일 경기 전에 거행되는 국민의례 순서에서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은 적절한 경의를 나타내야 하고, 그걸 하기 싫으면 선수대기실에 있으라는 규정을 새로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글스 선수들이 대거 백악관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한 건 해당 논란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선수가 경기 전 국민의례에 항의를 표시하는 건 국가나 국기에 대한 모독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부당하게 비난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행사 취소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먼저 백악관은 선수들이 정치적인 곡예를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보수단체들도 이글스 선수들의 대응을 비난했는데요. 반면 선수 노조와 민권단체들은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백악관 행사 불참을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요즘 미국에서 각급 학교 졸업식이 거행되고 있는데요. 지난 2월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플로리다주 고등학교에서도 졸업식이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 졸업식이 거행됐습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2월 퇴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17명이 숨졌는데요. 사망자 가운데 4명이 졸업반 학생이었습니다. 따라서 다른 학교 졸업식처럼 떠들썩한 분위기가 아니라, 숙연한 분위기 속에 졸업식이 치러졌고요, 함께 하지 못한 친구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당시 총격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이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 운동을 주도한 학생들이 대부분 졸업반 학생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강렬한 메시지와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총기 개혁의 얼굴처럼 된 학생들이 이번에 여러 명 졸업했는데요. 데이비드 호그, 엠마 곤살레스, 캐머론 캐스키 학생 등입니다. 이들이 주동이 돼서 지난 3월 워싱턴 D.C.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이 열렸죠.
진행자) 일부는 가을에 대학에 진학할 텐데, 졸업생들이 이번 여름을 어떻게 보낼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많은 학생이 전국 일주 여행에 나선다고 하는데요. ‘변화를 위한 여정’이란 표어 아래 함께 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누빌 계획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변화를 위한 여정’, 어떤 목적의 여행인가요?
기자) 젊은이들에게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여행인데요. 이번에 더글러스 고등학교를 졸업한 캐머론 캐스키 군은 지난 4일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캐스키 군] “We can march, we can bring our politicians…”
기자) 행진도 하고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지만, 결국 실제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투표라는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학생들이 어떤 변화를 원하는 건가요?
기자)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총기 옹호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의 지원을 받는 정치인들을 대거 낙선시키는 게 학생들의 목표입니다. NRA는 수 백만 명의 회원과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서 정치인들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하는데요. NRA의 지원을 받은 정치인들은 총기 규제에 미온적입니다. 따라서 NRA의 자금을 받지 않는 정치인들, 총기 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의회에 진출해야만 진정한 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학생들이 언제부터 여행에 나설 계획인지요?
기자) 바로 다음 주입니다. 12일에 중서부 일리노이주에서 출발한다고 하는데요. 이 곳에서 시카고 학생들과 평화 행진을 벌이는 것을 시작으로 두 달 동안 미국 내 20개 주 75개 도시를 돌 계획이고요, 플로리다주에서는 별도로 27개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를 모두 방문한다고 하는데요. 학생들은 미 전역의 젊은이들에게 이번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