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신형 여죄수 감형...법원, '피난처 도시' 제재에 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명한 방송인인 킴 카다시안 웨스트. 앞서 킴 카다시안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존슨 씨를 사면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범죄로 수감 중이던 죄수 1명을 어제(6일) 사면했습니다. 이를 두고 대통령 사면권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연방 법원이 ‘피난처 도시’와 관련한 소송에서 지역 정부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에 대해 연방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상원 일정을 조정해 8월 휴가를 대폭 줄인다고 발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제(6일) 백악관에서 눈길을 끄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범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여자 죄수 앨리스 마리 존슨 씨를 어제(6일) 감형했습니다. 존슨 씨는 이미 20년 넘게 복역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감형 조처로 이날 풀려났습니다.

진행자) 이 죄수는 최근 언론 보도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죠?

기자) 네. 유명한 방송인인 킴 카다시안 웨스트 씨가 최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존슨 씨를 사면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존슨 씨가 웨스트 씨 같은 유명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저지른 범죄에 비교해서 과도한 형을 살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미국 안에서는 사법개혁 노력의 하나로 과도한 처벌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있는데요. 웨스트 씨도 이런 노력에 동참해 존슨 씨 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던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풀려난 존슨 씨는 어떤 죄를 짓고 종신형을 받은 건가요?

기자) 존슨 씨는 마약밀매 조직에 가담해 텍사스 휴스턴에서 테네시 멤피스로 마약 코카인을 운반하고 조직 연락책으로 활동하면서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지난 1993년에 체포됐습니다. 이후 존슨 씨는 재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1996년부터 앨라배마 연방교도소에서 복역했습니다.

진행자) 존슨 씨가 인명을 살상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존슨 씨 사면 요청은 전임 행정부에도 올라갔었는데, 당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 요청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존슨 씨 사면과 관련해서 백악관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성명이 나왔습니다. 성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범죄에 강력하게 대처하지만, 사회에 진 빚을 갚고 교도소에서 갱생의 길을 걸은 사람은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카다시안 웨스트 씨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웨스트 씨는 어제(6일) 인터넷 트위터에 가장 좋은 소식이 나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통령 사위 자레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웨스트 씨는 또 존슨 씨 감형과 석방이 감동적이라면서, 존슨 씨 같이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권단체들 역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존슨 씨 감형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ACLU는 그러면서 아직도 많은 사람이 과도한 형을 받고 복역 중이라면서 이들의 사면이나 감형도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존슨 씨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해준 사람이 또 있었죠?

기자)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작가 겸 영화감독 디네시 디수자 씨를 사면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인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와 허위 증언으로 징역을 살았던 마사 스튜어트 씨에 대한 사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서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블라고예비치 전 주지사는 부패 혐의로 처벌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공석이 된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직 임명과 관련해 매관매직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너무 과도한 처벌을 받고 사면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블라고예비치 씨나 스튜어트 씨 같은 유명인들의 사면을 먼저 추진하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진행자)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셀프 사면’을 언급해서 더 논란이 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인터넷 트위터에 “수많은 법학자가 말했듯이, 나는 나 자신도 사면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다”라면서 “그러나 내가 잘못한 게 없다면 왜 그렇게 하겠느냐"는 글을 올렸습니다. ‘셀프 사면’, 그러니까 자기 사면을 언급한 것이죠?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을 언급한 것은 특검 수사와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조사하고 있는데, 만일 특검이 자신을 기소해도 자신을 사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겁니다. 참고로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을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대통령이 자기 자신을 사면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연방 헌법이 대통령 사면권을 보장하기는 하는데, 대통령이 자신을 사면할 수 있는지 여부는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데요. 정치권은 대통령의 셀프 사면에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최근 대통령의 자기 사면은 군주제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고요. 공화당 소식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어제(6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사면하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해준 사람이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존슨 씨까지 모두 6명입니다.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재직 기간 212명을 사면하고 1천715명을 감형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3월 로스앤젤레스 의회 특별위원회가 ‘피난처 도시’의 자금을 삭감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연 가운데, 이민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든 채 시위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이른바 ‘피난처 도시’와 관련해서 어제(6일) 연방 법원에서 눈길을 끄는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연방 지방법원이 연방 정부가 ‘피난처 도시’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조처가 불법이고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에 자주 이 ‘피난처 도시’가 언급되는데, 이게 뭔가요?

기자) ‘불법 이민자 보호도시’라고도 하는데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불법 이민자를 신분 때문에 검문하거나 가두지 않는 도시를 말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 피난처 도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곳이 늘었는데요. 비영리 연구기관 ‘이민연구센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오리건, 일리노이, 뉴멕시코 등은 주 전체가 피난처고요, 이 밖에도 100개가 넘는 도시와 카운티가 불법 체류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런 도시들은 불법 이민자 유입을 근절하고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는 당연하게 충돌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연방 정부는 불법 이민자 단속에 협조하지 않으면 주 정부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중단한다고 위협했는데요. 어제(6일) 필라델피아 연방 지법이 이 조처가 부당하다고 판결한 겁니다. 이 법원의 마이클 베일슨 판사는 연방 정부 조처에 저항하는 필라델피아시 정부의 대응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피난처 도시와 관련된 판결이 어제 처음 나온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미 시카고와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법이 행정부 조처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어제 필라델피아에서 나온 판결은 오직 필라델피아 지역에만 효력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 판결에 대해서 연방 법무부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연방 법무부 대변인 성명이 나왔는데, 이 판결이 필라델피아에 있는 범죄자들의 승리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성명은 또 행정부 조처가 옳다고 믿는다면서 이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짐 케니 필라델피아 시장은 이번 판결이 완전한 승리라며 반겼습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연방 의회는 관례적으로 8월에 긴 휴회에 들어가는데, 상원이 휴회 일정을 조정했군요?

기자) 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대표는 최근 기자들에게 휴회 기간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8월 4주 간 휴회인데, 첫 주만 쉬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휴회 기간을 줄이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지출안을 만들고 연방 판사 인준 등 할 일이 많다는 겁니다. 그간 백악관과 공화당 보수파 의원들은 이를 이유로 매코넬 대표에게 휴회 기간을 줄이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특히 지출안이 중요한 현안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9월 30일까지 지출안을 만들어야 새 회계연도가 10월 1일에 정상적으로 시작됩니다. 만일 이 때까지 지출안이 나오지 않으면 임시예산으로 연방 정부를 운영하거나 정부 문을 닫아야 합니다.

진행자) 휴회 기간에 연방 의원들은 무슨 일을 하나요?

기자) 개인적으로 쉬는 시간으로 보내기도 하고요. 아니면 지역구에 내려가서 유권자들을 만나는 등 지역구를 관리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연방 하원 쪽은 휴회 기간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7월부터 8월 말까지 5주 쉽니다. 아직 하원 쪽에서는 휴회 기간을 단축한다는 말은 없습니다.

진행자) 상원의 여름 휴회 단축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먼저 백악관은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트위터에 좋은 소식이라면서, 높은 범죄율과 비싼 세금을 용인하는 민주당이 이 기간에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공화당 소속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도 할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휴회 단축을 환영했습니다. 민주당 쪽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휴회 단축에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진행자) 정치적인 목적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합니까?

기자) 올해 11월에 치를 중간선거에 나갈 의원들은 휴회 기간에 지역구에서 표를 다져야 하는데, 휴회 기간을 줄여서 이걸 방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입니다. 특히 이 조처가 민주당에 불리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에 불리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민주당에서는 현역 상원의원 24명이 중간선거에 나가고요, 공화당 쪽에서는 9명만 나갑니다. 그래서 휴회 단축이 민주당에 더 불리하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 곳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불리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지역에 있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의원들이 10명가량 되는데요. 반대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곳을 지역구로 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은 1명만 이번 중간선거에 나갑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