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방대법관에 캐버노 지명...법원 "불법이민 가족 장기구금 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9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연방 대법관으로 브렛 캐버노 연방 순회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습니다. 캐버노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받으면 7월 31일부로 은퇴하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을 잇습니다. 미국 국경을 넘다 잡힌 불법 이민자 가족을 장기간 구금할 수 없다는 연방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 정부는 국경을 넘다 잡혀 부모와 분리됐던 아이들 가운데 약 50명을 다시 부모와 합류시킵니다. 세계적인 커피 판매업체인 스타벅스가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모두 퇴출할 계획이라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드디어 신임 연방 대법관 지명자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9일) 저녁 신임 연방 대법관으로 브렛 캐버노 워싱턴 D.C. 연방 순회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Judge Kavanaugh has impeccable credentials..”

기자) 트럼프 대통령 어제(9일) 저녁 백악관에서 캐버노 지명자를 소개하면서 그가 분명한 자격을 갖춘 훌륭한 법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제(9일) 저녁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버노 지명자 약력을 소개했는데,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올해 53세고요.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출신입니다. 명문인 예일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을 졸업했고요. 변호사가 된 뒤에는 1990년대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팀에 들어가서 일했습니다. 캐버노 지명자는 조시 W. 부시 행정부에서는 백악관에 들어가 일했는데요. 지난 2003년 부시 당시 대통령은 캐버노 지명자를 연방 순회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반대로 인준을 받지 못하다 2006년에야 인준됐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당시 캐버노 판사 인준에 반대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캐버노 판사가 스타 특별검사팀과 백악관에 있을 때의 기록을 문제 삼았습니다.

진행자) 어제(9일) 행사를 보니까 캐버노 지명자도 가족과 함께 나왔던데 이 자리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녹취: 캐버노 지명자] “Tomorrow I will begin meeting…”

기자) 신임 대법관을 지명하면서 이렇게 많은 조언을 받은 대통령을 보지 못했다면서 자신에 대한 대통령의 믿음에 겸허한 자세를 갖게 된다고 캐버노 지명자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준을 위해 상원 의원들을 면담할 때 자신이 헌법을 숭배한다는 점을 알리고 인준되면 모든 사안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신임 연방 대법관이 지명될 때마다 눈길을 끄는 항목이 바로 지명자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냐는 건데, 캐버노 지명자는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가요?

기자) 역시 보수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언론 분석을 보면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다음으로 보수적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총기 소유권 등 몇몇 분야에 있어서 분명하게 보수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특히 캐버노 지명자는 대통령 권한이 민간 소송이나 기소에 제약받지 않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또 중요한 항목이 낙태 권리에 대한 견해인데,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이를 가진 채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왔다가 잡힌 미성년자에게 국가가 낙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소송이 있었는데. 이 소송에서 캐버노 지명자는 정부가 낙태 시술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정부 측 주장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만으로 캐버노 지명자가 낙태 권리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캐버노 지명자는 낙태를 반대하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진행자) 신임 연방 대법관 지명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공화당 쪽에서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반응이 주류입니다. 반면 민주당 쪽에서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거센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와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10일) 연방 대법원 앞에 모여 캐버노 지명자를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치권 밖에서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좋은 선택이라는 평가와 나쁜 선택이라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진행자) 캐버노 지명자가 이제 인준 청문회를 거쳐 상원 전체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인준 통과 가능성은 어떤가요?

기자)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인준안이 통과하려면 과반수 지지, 그러니까 51표가 필요한데요.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모두 찬성표를 던지면 인준안은 문제없이 통과됩니다.

진행자) 현재 상원 의석 분포가 어떻게 되죠?

기자) 공화당 51석, 그리고 민주당과 무소속이 49석인데요. 그래서 공화당에서 2표 이상 반란표가 나오지 않으면 인준안은 통과됩니다. 50 대 50 동수일 경우,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이 결정표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참고로 지난해 연방 대법관에 지명된 닐 고서치 대법관 인준안은 찬성 54, 반대 45로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은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 쪽에서 두 사람이 눈길을 끕니다. 여성 의원인 수전 콜린스, 그리고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 의원인데요. 두 사람은 모두 여성 낙태 권리를 지지합니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전 콜린스 의원은 어제(9일) 대법관 지명자 발표 행사에 초대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앞서 랜드 폴 상원 의원이 캐버노 판사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폴 의원은 대법관 지명자 발표가 나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관 인준과 관련해 민주당 쪽 사정도 복잡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민주당 상원 의원 전원이 캐버노 지명자 인준에 반대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특히 올해 중간선거에 나오는 민주당 상원 의원 가운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 지역이 지역구인 의원들이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은 지역 정서상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을 무턱대고 반대할 수 없는 실정이죠?

기자) 네. 재선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에 무조건 반대할 수 없는 실정인데요. 이 의원들이 캐버노 지명자 인준을 찬성할지 주목됩니다.

텍사스주 매캘런의 한 수용시설에서 풀려난 불법 이민자 가족들이 버스터미널에서 줄지어 서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 잡힌 불법 이민자 가족을 장기간 구금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어제(9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연방 지방법원에서 나온 판결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 잡힌 가족을 장기간 구금하려는 연방 정부 조처가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관련 규정이 현재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관련 규정이라면 지난 1997년 법원에서 나온 ‘플로리스 합의’라는 게 있습니다. 이 합의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 잡힌 사람 가운데 미성년자는 20일 이상 구금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 연방 정부가 이 규정을 바꾸려고 시도한 거네요?

기자) 네. 올해 이른바 도입한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불법 이민자 가족 중에 아이들을 기소되는 부모와 분리해서 수용했죠? 그런데 이 조처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서 연방 정부는 다시 아이와 부모를 함께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이가 부모와 함께 수용되면 이 아이들은 풀려나지 않고 부모와 같이 구금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미성년자는 20일 안에 풀어주라는 플로렌스 합의안을 어기는 건데, 그래서 연방 법무부가 이 규정을 바꿔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는데, 연방 지법이 이 요청을 거부한 겁니다. 한편 연방 법무부가 이 판결에 항소할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최근 샌디에이고 연방 지법에서 부모와 분리됐던 아이들을 시한 안에 부모와 합류시키라는 명령이 있었는데, 이 명령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지난 6월 26일에 나온 판결인데, 5세 미만 아이는 이날 명령으로부터 14일 이내에, 그리고 5세 이상은 30일 이내입니다. 5세 미만 아이들에게 적용된 시한이 오늘(10일)인데,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날 해당 아동 가운데 절반가량을 부모와 합류시킨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부모와 분리된 5세 미만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국토안보부 말로는 100명 가령 됩니다. 오늘(10일) 이 가운데 54명을 부모와 합류시키는데 그러면 연방 지법의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는 셈이죠? 국토안보부 측은 신원 확인에 시간이 걸려서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는데요. 샌디에이고 연방 지법은 오늘(10일) 소송 당사자들을 소집해서 이후 일정을 다시 논의할 예정입니다.

스파벅스가 제공할 예정인 새 뚜껑. 사진제공=스타벅스 Facebook.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적인 커피 판매업체 스타벅스가 획기적인 내용을 담은 발표를 했군요?

기자) 네. 스타벅스는 9일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2만8천 개 매장에서 한 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스트로(plastic straws)’, 즉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빨대는 주로 찬 음료를 먹을 때 주는데, 그럼 플라스틱 빨대 대신 뭘 준다는 겁니까?

기자) 재활용이 가능한 뚜껑이나 자연에서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빨대를 지급합니다. 스타벅스사가 인터넷에 올린 사진을 보니까 새 뚜껑은 한쪽 끝이 위로 올라와 있어서 거기에 입을 대고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새 뚜껑은 미국 시애틀시와 캐나다 밴쿠버시에서 먼저 제공하고요. 대체 빨대는 분해가 가능한 원료로 만든다고 합니다. 참고로 플라스틱 빨대가 제공되는 찬 음료는 스타벅스 매출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합니다.

진행자) 분해가 가능한 빨대라면 무슨 재료로 만들 수 있나요?

기자) 대표적인 것이 종이가 있고요. 또 대나무나 쇠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스타벅스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가 상당히 많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스타벅스는 매년 10억 개가 넘는 플라스틱 빨대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플라스틱 빨대 약 630억 개가 사용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스타벅스가 이런 조처를 도입한 것은 역시 환경오염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회용 빨대가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거의 분해가 되지 않고요. 또 바다에 사는 동물들이 플라스틱 빨대를 먹고 죽는 사례가 많아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미국 서부에 있는 도시 시애틀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 내 지역 정부로서는 처음으로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시가 이달 1일부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와 부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지역 정부 외에 월트디즈니사나 알래스카 항공사 같은 몇몇 민간 기업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플라스틱 빨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제품 가운데 플라스틱 빨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미미하다는 것을 근거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조처가 관련 업체에 불필요한 부담을 준다는 비판도 있고요, 종이 빨대를 생산하려면 많은 나무를 잘라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환경에 해가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