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가 120억 달러 긴급 지원...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녹음 공개

지난해 캘리포니아 데비스의 센트럴 밸리에서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농가에 거액을 긴급 지원합니다.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보는 농부들을 지원하기 위해섭니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와 트럼프 대통령이 나눈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일부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이 테이프에 나온 내용 가운데 일부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테네시주를 방문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일깨우는 운동 ‘비베스트(Be Best)’ 적극 홍보에 나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많은 나라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24일) 연방 농무부가 발표한 내용인데요.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본 농가들을 위해 최대 120억 달러를 긴급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무역전쟁으로 미국 농업이 큰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있었죠?

기자) 네. 현재 미국 농업계는 무역 전쟁에 따른 보복 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이 광범위한 종류의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올리면서 많은 나라가 보복으로 많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린 바 있습니다. 이런 관세 인상 대상에는 미국산 농축산물도 들어가는데요. 이 조처로 많은 농가가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역전쟁이 미국 산업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결국 행정부가 이를 부분적으로 인정한 셈이군요?

기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니 퍼듀 연방 농무부 장관은 어제(24일) 기자들에게 이번 조처는 외국 정부가 미국을 굴복시키려고 미국 농업을 소외시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행정부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퍼듀 장관은 또 미국 농민들이 부당하고 호전적인 관세에 피해를 보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당 지원금은 어떤 방식으로 집행됩니까?

기자) 네. 지난 1933년 대공황 당시 농민을 재정적 지원하기 위해 만든 상품금융공사(CCC)가 농가에 직접 보조금을 주거나 관세 인상으로 팔리지 않은 농작물을 사들이고 또 미국산 농축산물 수출을 촉진하는 데 지원금을 씁니다. 이 돈은 이미 책정된 기금이기 때문에 따로 의회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 안에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보는 산업들이 있는데, 먼저 농업이 지원 대상이 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이와 관련해서 많은 미국 언론이 지적하는 것이 바로 11월에 치르는 중간선거입니다. 농촌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중요한 지지기반인데요.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보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표심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생각해서 이런 조처가 나왔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진행자) 농가 긴급 지원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대부분 보조금보다는 관세인상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노스다코타주가 지역구인 공화당 케빈 크레이머 하원의원은 농부들은 보조금이 아니라 수출을 원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노스다코타라면 농업이 중요한 산업이죠?

기자) 맞습니다. 수입의 ¼이 농업에서 나오는 지역입니다. 네브래스카주가 지역구인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무역전쟁이 농부들 다리를 자르고 행정부가 금으로 만든 120억 달러짜리 목발을 사줬다고 꼬집었습니다. 새스 상원의원은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과 보조금이 미국을 다시 위대게 만들기는 커녕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을 재연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 공화당 중진으로 테네시가 지역구인 밥 코커 상원의원은 정부가 농부들을 가난하게 만든 다음에 생활보조금을 주는 셈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당 쪽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농업이 주요 산업인 캘리포니아주의 재키 스피어 하원의원은 무역전쟁으로 난장판을 만든 다음에 표를 주는 농부들을 달래려고 120억 달러를 쓴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미국 대두생산자협회(ASA)는 성명을 내고 행정부가 농민들 피해를 인정한 것에는 감사하지만, 보조금 지금은 단기적인 대책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관세를 내리고 대두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도 이와 관련해서 언급이 있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어제(24일) 인터넷 트위터에 관세란 가장 좋은 것이란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조금 전에 올린 글에서는 중국이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고 미국 농민들을 공격 목표로 겨냥했다면서 중국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것을 비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무역흑자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하면서 흔들림 없이 무역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의 전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에게 돈을 주는 방법을 두고 의논하는 녹음 테이프가 공개됐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어제(24일) 저녁 미국 CNN 방송이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와 관련해서 단독 보도를 내놨더군요?

기자) 네. 코언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 가운데 일부를 CNN이 입수해서 공개했습니다. 어제(24일) 나온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과 내연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여성과 관련된 대화였습니다.

진행자) 이 여성이 성인 잡지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 씨였죠?

기자) 맞습니다. 맥두걸 씨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일정 기간 내연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대선 기간 맥두걸 씨가 이 사실을 폭로하려고 하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친한 잡지사 사장이 맥두걸 씨 측에 돈을 주고 이야기 판권을 샀는데요. 이 잡지는 맥두걸 씨 이야기를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맥두걸 씨 주장을 부인해왔습니다.

기자) 어제(24일) 공개된 테이프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진행자) 네. 맥두걸 씨에게 건네진 돈을 보전해주는 문제를 논의하는 내용입니다. 코언 변호사는 맥두걸 씨 이야기 판권을 사들인 출판인 데이비드 페커 씨 돈을 보전해 주려면 회사를 세워야 한다고 당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권고하는데요. 이 부분에서 논란이 되는 내용이 나옵니다.

진행자) 논란이 되는 부분이라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현금을 언급하는 부분인데요. 코언 변호사는 “ ‘현금’이 아니라 ‘수표’로 줘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진행자) 현금과 수표가 차이가 있나요?

기자) 수표는 추적이 가능한데, 현금은 추적이 힘들죠? 그래서 나중에 추적을 피하려면 보통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의 대화가 명확하지 않고, 듣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들을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적할 수 없는 현금으로 주라고 한 것이 아니라, 현금으로 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진행자) 현재 트럼프 대통령 변호를 맡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도 그런 식으로 해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코언 씨가 2016년 트럼프 후보와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한 테이프가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자 줄리아니 변호사가 해명한 것이 있는데요. 당시 해명으로는 코언 변호사가 먼저 현금으로 보전해 주자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현금은 안 되고 수표로 지급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 측은 뭐라고 합니까?

기자) 네. 이 테이프를 CNN에 전달한 래니 데이비스 변호사는 어제(24일) CNN 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 측이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데이비스 씨는 현재 코언 씨 변호를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가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연방 검찰이 금융 사기 등 혐의로 코언 씨를 조사중인데요. 논란이 된 테이프는 FBI가 코언 씨 사는 곳과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하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 측이 주목받고 있는 테이프를 언론에 공개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래니 데이비스 변호사는 어제(24일) 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자신의 과실을 감추려고 코언 변호사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코언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모든 비난과 감수하고 있는데, 이를 대통령이 모른 체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조금씩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24일) 테이프 공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조금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떤 변호사가 의뢰인과의 대화를 녹음하냐면서 이런 일은 처음 들어봤다며 코언 씨를 비난했습니다. 또 자신이 나중에 말한 부분이 나오지 않고 편집됐다면서 참 나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4일 테네시주 벤버빌트대학교 먼로캐럴주니어병원에 방문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테네시주를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어제(24일) 남부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한 어린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가 벌이고 있는 어린이 일깨우기 운동 ‘비베스트(Be Best)’를 홍보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진행자) 멜라니아 여사가 ‘비베스트’ 운동을 공개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 그동안 좀 활동이 뜸했던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멜라니아 여사가 발표하고 바로 다음 주에 신장 수술을 받느라 닷새 동안 입원해 있었고요, 그 뒤 회복을 위해서 몇 주 동안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멜라니아 여사가 홍보한 ‘비베스트’ 운동, 어떤 운동인지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네, ‘Be Best’는 ‘최선을 다하자’, ‘최선이 되도록 하자’ 이런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지난 5월 초 ‘비베스트’ 운동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최선을 다해 모든 면에서 균형 잡힌 삶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최선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균형 잡힌 삶, 옳고 그름, 이런 게 조금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친다는 건가요?

기자) 네, ‘비베스트’ 운동은 소셜미디어 사용, 마약 남용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라든가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그러니까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언어폭력이나 따돌림을 막고, 긍정적으로 사용하도록 촉구하고요,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를 퇴치함으로써 어린이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누리게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멜라니아 여사가 테네시주 어린이 병원을 찾은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오피오이드 퇴치와 관련이 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밴더빌트대학교 먼로캐럴주니어병원에서 신생아 금단증후군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문했는데요. 신생아 금단증후군은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 자궁에서 약물에 노출돼 중독된 경우를 말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