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2018 캄보디아 총선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지난 29일 캄보디아 칸달주 다카마오의 투표소에서 투표 용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7월 29일에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에서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압승했습니다. CPP는 이번 총선에서 전체 의석을 석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와 캄보디아 야권은 총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2018 캄보디아 총선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여당 싹쓸이로 끝난 캄보디아 총선”

2018년 7월 29일 캄보디아 전역에서 총선거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총선거는 지난 1993년 이래 여섯 번째 치러지는 총선이었습니다.

1993년 캄보디아 총선은 유엔 주관으로 치러졌습니다. 이 총선은 오랜 내전이 끝난 뒤 처음으로 치러진 다당제 총선이었습니다.

캄보디아 집권 여당인 CPP 측은 올해 총선에서 77.5% 득표로 의회 전체 의석을 모두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캄보디아 의회 의석수는 모두 125석입니다.

[녹취: 훈센 총리 유세 현장]

유권자 약 830만 명이 등록한 이번 캄보디아 총선에서 여당을 포함해 모두 20개 정당 후보들이 출마했습니다. 하지만 야당들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했습니다.

“총선 과정을 둘러싼 논란 - 제1야당 부재와 언론 탄압”

올해 캄보디아 총선은 유력 야당 없이 치러졌습니다.

캄보디아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PR)’을 전격 해산시키고, 소속 의원들의 정치활동을 금지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구국당이 외국 세력과 결탁해 정부 전복을 음모한다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녹취: VOA 뉴스]

이번 선거에서 참여한 야당들은 대부분 급조되거나 정치적 기반이 약한 군소정당들이었습니다. 외신들은 이들이 선거운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캄보디아 정부는 총선 기간 언론에도 재갈을 물렸습니다.

앞서 훈센 정부는 정부에 비판적인 ‘캄보디아데일리’와 ‘프놈펜포스트’ 같은 신문에 막대한 세금을 매겨 폐간시키거나, 매각을 유도했습니다. 또 총선을 하루 앞둔 27일부터는 VOA나 자유아시아방송 등 많은 뉴스매체의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죽음을 외친 캄보디아 야권”

제1야당인 CNPR은 이번 총선을 거부했습니다. CNPR은 총선이 끝난 뒤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소추아 CNPR 부대표] "It was to be celebration of democracy.."

망명 중인 무 소추아 CNPR 부대표는 캄보디아 현대사에 어두운 날이 왔다며 국제사회가 CPP와 캄보디아 선관위가 발표한 선거 결과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프랑스에 망명 중인 삼 랭시 CNPR 전 대표도 이번 선거가 결과가 정해진 채 치른 무의미한 선거였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그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말고, 평화로운 저항운동에 나서라고 캄보디아인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지난해 해산 당시 CNPR을 이끌던 켐 소카 대표는 현재 수감중입니다.

“캄보디아 총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

캄보디아 총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총선이 캄보디아 유권자의 뜻을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번 선거를 ‘엉터리(sham)’로 규정하면서 독재자 훈센과 함께 승리의 샴페인을 마시지 말 것을 호소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30일 성명을 내 신뢰성이 결여된 선거였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미국과 EU 등 국제사회는 캄보디아를 제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계속 훈센 정부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국제 언론들도 이번 총선을 비판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프랑스 AFP통신은 캄보디아 총선이 ‘결함있는(flawed) 선거’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자유 선거도 아니고, 공정 선거도 아니었다”는 백악관 비판을 중점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한편 국제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와 국제인권연맹은 선거에 앞서 이번 총선이 공정성이 모자랐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현존 최장기 집권 지도자 훈센 총리”

올해 65세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평화 제일(Peace First)’이란 구호를 내걸었습니다.

[녹취: 훈센 총리 VOA 인터뷰]

젊은 시절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 정부를 무너뜨렸던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 1985년 처음 총리 자리에 올랐습니다. 1975년과 1979년 사이 집권했던 크메르 루주 정권은 경제를 파탄으로 몰았고 대규모 양민 학살을 저질렀습니다.

훈센 총리는 지난 1993년 총선에 패해 부총리로 밀려났습니다. 하지만, 1997년 군사쿠데타가 발생해 총리가 망명길에 오르자 훈센은 이듬해 치러진 총선을 통해 다시 권좌에 복귀했습니다.

[녹취: 훈센 총리 VOA 인터뷰]

훈센 총리는 집권 기간 반대파를 조직적으로 탄압했습니다.

지난 2013년 총선에서 CNPR이 크게 약진했습니다. 하지만, CNPR 측은 부정선거였다며 이 총선 결과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캄보디아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녹취: 반정부 시위 현장음]

하지만, 훈센 정권은 당시 군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습니다.

훈센 정권은 또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CNPR이 다시 크게 선전하자 이해 9월 켐 소카 CNPR 대표를 반역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야당 정치인들이 많이 외국으로 망명했습니다.

또 캄보디아 대법원이 CNPR를 해산시킴으로써 훈센 정권은 총선 승리의 발판을 닦았습니다.

훈센 총리는 세 아들을 고위직에 배치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훈센 총리가 장차 물러난 뒤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줄 것으로 전망합니다.

훈센 총리는 최근 언론에 앞으로 10년 더 총리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훈센 총리가 언제 권좌에서 물러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뉴스 속 인물: 임란 칸 ‘파키스탄 정의운동(PTI)’ 대표​

파키스탄 총리를 맡게 된 임란 칸 ‘파키스탄정의운동(PTI)’ 대표가 27일 파키스탄 이슬람바드에서 총선에서 '정의운동'이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오는 8월 11일 파키스탄 총리 자리에 오를 임란 칸 ‘파키스탄 정의운동(PTI)’ 대표입니다.

지난 7월 25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서 제2야당인 PTI가 승리했습니다. PTI는 다른 소수 정당과 연정을 꾸렸고, 이로써 임란 칸 PTI 대표가 총리가 될 예정입니다.

올해 65세인 칸 차기 총리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크리켓 선수 출신입니다. 또 잘 생긴 외모와 사생활로 그간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칸 대표는 크리켓에서 얻은 인기, 그리고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공부한 이력을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해, 지난 1996년 PTI를 창당했습니다.

PTI는 초창기 별로 주목 받지 못하다가, 지난 2013년 총선에서 ‘반부패’ 구호를 내세워 제2 야당으로 떠올랐습니다. PTI는 이번 총선에서 심각한 물가인상과 일자리 부족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해 젊은층과 서민· 중산층에서 지지를 얻었습니다.

칸 대표는 총선 승리 연설을 통해 앞으로 모든 정책의 목표가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들을 돕는 데 맞춰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가 지배 구조를 고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칸 차기 총리가 이끌 새 파키스탄 정부가 펼칠 대외정책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칸 대표는 우선 인도· 미국과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옆 나라 인도와 오랜 갈등 요소였던,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 분쟁을 최종 해결할 고위급 회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대 미국 관계에 대해서는 새롭고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미국과 만들어 나가겠다고 임란 칸 차기 파키스탄 총리는 말했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2018 캄보디아 총선’, 그리고 임란 칸 차기 파키스탄 총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