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선거, 공화당 앞서...매너포트 변호인단, 증인 문제 제기

미국 오하이오주 연방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트로이 밸더슨 후보(왼쪽)가 7일 뉴어크 투표소에서 유권자와 악수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어제(7일) 미국 내 5개 지역에서 예비선거와 특별선거가 진행됐습니다. 관심을 끌었던 오하이오주 보궐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잠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폴 매너포트 씨에 대한 재판이 어제(7일)도 진행됐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단은 검찰 측 증인인 릭 게이츠 씨를 집중적으로 추궁했습니다. 인드라 누이 펩시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난다고 밝힌 가운데 여성 CEO가 계속 줄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제(7일) 몇몇 지역에서 프라이머리와 특별선거가 진행됐군요?

기자) 네. 오하이오주에서 보궐선거가 있었고요. 캔자스, 미시간, 미주리, 워싱턴주에서는 프라이머리가 치러졌습니다. 프라이머리는 올해 11월에 치러지는 중간선거에 나갈 각 당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를 말합니다.

진행자) 선거가 진행된 다섯 지역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끈 곳은 바로 오하이오주였죠?

기자) 네. 오하이오주 연방 하원 12구역에서는 이날 현재 공석인 이 구역의 연방 하원 의원을 뽑는 보궐선거가 치러졌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가 초접전을 벌였는데요. 이날 선거 결과, 일단 공화당 트로이 밸더슨 후보가 대니 오코너 민주당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일단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선거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반 투표 개표 결과는 나왔습니다. 공화당 밸더슨 후보가 50.2%를 얻었고요. 민주당 오코너 후보가 49.3%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표 차이가 약 1천700표 차 밖에 나지 않고 개표하지 않은 부재자 투표 수가 많아서 공화당 후보가 이겼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아직 부재자 투표 결과를 집계하지 않은 모양이네요?

기자) 네. 오하이오 법이 부재자 투표 결과는 선거가 끝난 11일 뒤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놔서 공식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공화당 밸더슨 후보 쪽에서는 이미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오하이오주 특별 선거가 눈길을 끈 이유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11월에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중간선거에 앞서 오하이오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늠해 볼 기회라서 그랬습니다.

진행자)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오하이오에서 이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11%P 차로 이겼습니다. 또 특별 선거가 치러진 12구역도 지난 30여 년간 공화당이 지키고 있던 자리였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곳도 공화당이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지역 아닙니까?

기자) 원래 전망은 그랬습니다. 이런 예상과 맞게 선거 운동 초반에 밸더슨 공화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오코너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섰는데요. 하지만, 선거 운동이 진행되면서 오코너 후보가 돌풍을 일으켰고요. 결국 선거 결과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진행자) 만일 오코너 후보가 이겼으면 민주당으로서는 아주 좋은 일이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하기를 기대하는데, 오하이오주 보궐선거에서 이기면 상당히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죠. 공화당 텃밭에서 접전을 벌인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참고로 민주당이 연방 하원 다수당이 되려면 현재 의석에서 23석이 더 필요합니다.

진행자) 반대로 공화당 쪽으로서는 오하이오주 보궐선거 결과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밸더슨 후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직접 오하이오로 가서 지원 유세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당일에도 인터넷 트위터에 밸더슨 후보를 찍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7일) 자신이 지원한 덕에 밸더슨 후보가 승리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어제(7일) 다른 지역에서는 예비선거가 진행됐는데, 눈길을 끄는 결과들을 정리해볼까요?

기자) 캔자스주 주지사 공화당 예비선거가 눈에 들어옵니다. 제프 콜라이어 주지사와 크리스 코박 주 총무장관이 선두를 다퉜는데, 현재까지 코박 장관이 아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콜라이어 주지사는 지난 1월 샘 브라운백 주지사가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로 나가면서 그 자리를 이은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누굴 지지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박 후보를 지지했는데요. 코박 후보는 매우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밖에 미시간주 민주당 주지사 예비선거도 관심을 끕니다. 여기서는 전 주 상원의원 그레첸 위트머 후보가 1위에 올랐는데요. 관심을 끌었던 압둘 알사예드 후보는 2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이름이 압둘 알사예드라면 무슬림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알사예드 후보는 디트로이트시 보건국장을 지낸 무슬림, 이슬람교도입니다. 만일 알사예드 후보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이기고 오는 중간선거에서 주지사가 되면 미국에서 처음으로 무슬림 출신 주지사가 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당내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미주리 쪽 예비선거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가 있었는데요. 현역인 클레어 매커스킬 상원의원이 승리했습니다. 한편 공화당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받은 조시 하울리 주 법무부 장관이 이겼습니다.

진행자) 매커스킬 의원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승리가 불확실한 민주당 상원의원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큰 차이로 이긴데다가 본인 지지율도 좋지 않아서 상당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공화당은 이번에 경쟁력 있는 주자를 내세워서 매커스킬 상원의원을 낙마시키겠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워싱턴주 예비선거 결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곳에서도 역시 연방 상원의원 경선이 눈길을 끄는데, 민주당 마리아 캔트웰 후보가 1위, 공화당 수전 허친슨 후보가 2위를 기록해 두 사람이 중간선거에 나갑니다. 워싱턴주 예비선거를 ‘정글 프라이머리(jungle primary)’라고 해서 당적을 불문하고 예비선거에서 1위와 2위에 오른 후보만 본 선거에 나갑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선캠프 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매너포트의 측근이었던 릭 게이츠가 7일 증인으로 출석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지난 대선 기간 잠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씨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인데, 어제(7일)도 검찰 측 증인인 릭 게이츠 씨가 증언했군요?

기자) 매너포트 씨의 사업 동료이자 측근인 릭 게이츠 씨가 이틀째 증언대에 섰습니다. 한편 어제(7일) 재판에서 변호인단은 게이츠 씨의 신뢰성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습니다.

진행자)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그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매너포트 씨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배심원단에게 게이츠 씨를 거짓말쟁이로 몰면서 그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진행자) 변호인단이 게이츠 씨를 몰아붙인 건 매너포트 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기 때문이죠?

기자) 네. 게이츠 씨는 6일, 7일 이틀 동안 증언대에 서서 매너포트 씨가 자신에게 불법 행위를 지시하거나 이를 공모했다고 밝혔습니다. 게이츠 씨는 어제(7일) 재판에서도 매너포트 씨가 저지른 불법 행위를 자세하게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금융 사기, 세금 사기 혐의입니다. 검찰은 매너포트 씨가 게이츠 씨와 공모해서 수입 6천만 달러 이상을 숨겼고, 은행에 허위 서류를 내고 불법으로 대출을 받았다고 기소장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 쪽에서는 줄곧 혐의를 부인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게이츠 씨는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매너포트 씨는 불법행위를 몰랐고 모든 게 게이츠 씨 등 주변 사람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자신은 몰랐고, 모든 게 믿을 수 없는 게이츠 씨가 저지른 일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기에 게이츠 씨가 매너포트 씨 돈 수십만 달러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변호인단은 재판 과정에서 이 사실을 강조하면서 돈을 훔치고 수사기관에 거짓말을 많이 한 사람의 증언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배심원단을 설득했습니다.

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가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최한 기업인 초청 만찬에 참석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펩시 성장에 크게 기여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곧 퇴진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가 6일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후임으로 라몬 라구아르타 현 사장이 선임됐는데요. 라구아르타 사장은 오는 10월에 펩시코 6대 CEO로 취임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펩시는 코카콜라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적인 음료 생산업체인데요. 그동안 펩시를 이끌어온 인드라 누이 CEO, 어떤 인물인지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올해 나이 만 62살이고요, 인도계 미국인입니다. 인도에서 대학을 나온 뒤 예일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는데요. 펩시에는 1994년에 입사한 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2006년에 CEO 자리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누이 CEO 업적이 대단하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펩시코에 따르면, 누이 CEO가 이끄는 동안 펩시 매출이 80% 이상 늘었고요, 주가는 78% 올랐습니다. 누이 CEO는 특히 건강에 좋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런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각 언론이 누이 CEO가 물러난다는 기사를 속보로 낼 만큼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한 경영인의 퇴진이 이렇게 관심을 끄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일단 앞서 말씀드린 대로 펩시를 크게 성장시킨 유능한 경영인이기 때문이고요, 또 한 가지는 여성에, 그것도 소수계란 점이 큽니다.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 펩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건 누이 CEO가 처음이었고요, 펩시코 사상 첫 여성 CEO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미국 대기업 수장들 가운데 여성은 몇 안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누이 CEO가 떠나면서 ‘S&P500’ 기업 지도자들 가운데 여성은 24명만 남았는데, 이 비율이 5%도 채 안됩니다. 참고로 S&P500은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 Poors)’사가 선정한 우량 기업 500개를 말합니다.

진행자) 여성이나 소수계가 고위직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켜 ‘유리천정’이란 표현을 쓰는데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는 의미죠. ‘유리천정’를 깨뜨리기가 여전히 힘든가 보죠?

기자) 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나오고 있는데요. CEO를 선임하는 이사회 이사 가운데 여성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합니다. S&P500 기업 가운데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하고요, 남녀 간의 임금 격차도 여전히 크고, 또 일단 기업 중역 가운데 여성이 부족하다 보니, 승진시키려고 해도 인재가 모자란다고 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