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우월주의 시위 열려..인류 첫 태양 탐사선 발사

백인우월주의 집회 '유나이트 더 라이트(Unite the Right)'를 주도한 제이슨 케슬러(가운데)가 '샬러츠빌 유혈 사태’ 1주기를 맞아 12일 성조기를 들고 백악관을 향해 걷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백인 인종주의자들 시위가 어제(12일) 수도 워싱턴 D.C.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날 시위에서는 인종주의자들보다 이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인류 최초의 태양 탐사선이 어제(12일) 발사됐습니다. 이 탐사선은 알려지지 않은 태양의 과학적 신비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의례와 관련해 다시 일부 NFL 선수들을 강하게 비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백인 인종주의자들의 시위가 어제(12일) 이곳 워싱턴 D.C.에서 진행됐죠?

기자) 네. 이날 몇몇 인종주의자가 모여서 예정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백악관 인근 전철역에서 모여 백악관까지 행진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보니까 인종주의자들이 많이 모이지 않았던 모양이더군요?

기자) 네. 40명이 채 안 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시위에서 정작 눈길을 끈 건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였습니다.

[녹취: 반대 시위 현장음]

기자) 반대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외치는 구호가 나오는데요. 이날 워싱턴에서는 인종주의 반대 시위에 나온 사람들의 수가 인종주의자들을 압도했습니다. 이들 반대 시위대는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진행자) 인종주의자들 시위에 이렇게 사람이 적었던 이유가 뭡니까?

기자) 1년 전에 있었던 백인 인종주의자들 시위가 너무 문제가 됐기 때문에 이걸 생각해서 참석자가 적었던 것으로 추정되고요. 또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예정돼 있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인종주의 시위에 참여했다 신원이 알려져서 나중에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서 참여자가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1년 전 시위라고 하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있었던 시위를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8월 12일 샬러츠빌에 백인 인종주의자들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었습니다. 그런데 이들과 항의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폭력이 난무했는데요. 결국 한 백인 인종주의자가 몰던 차가 반대 시위대를 덮쳐서 여성 1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이 시위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원래 이 집회는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는 조처에 항의하는 목적으로 계획됐었는데요. 백인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거 모여서 인종주의 구호를 외치는 모습들, 또 반대 진영 시위대와 충돌하는 모습 등이 미국 사회에 큰 파문을 던졌습니다. 참고로 로버트 리 장군은 미국 남북전쟁에서 노예제를 지지한 남부군의 총사령관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진행자) 샬러츠빌에서는 어제(12일)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습니까?

기자) 네. 1년 전 폭력 사태를 기억하고 당시 사망한 헤더 헤이어 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백인 인종주의자들 집회는 허가를 받지 못해 열리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1년 전 벌어진 샬러츠빌 폭력 사태 때문에 어제(12일) D.C. 시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죠?

기자) 네, 시위대 사이에 또 충돌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이에 대비해 버지니아와 D.C. 경찰이 도심 내외곽 경비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진행자) 어제(12일) 보니까 워싱턴으로 들어가는 기차가 출발하는 전철역에도 경찰이 많이 배치됐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은 인종주의 시위대가 출발하는 버지니아 비엔나 전철역부터 경비를 강화했습니다. 또 경찰은 D.C. 안에서도 인종주의자 시위대를 따라다니면서 경비했고요. 이들과 반대 시위대를 분리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진행자) 샬러츠빌이나 워싱턴 D.C. 집회에서 폭력 사태는 없었습니까?

기자) 사소한 것 말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몇몇 언론은 샬러츠빌과 워싱턴 D.C.에서 몇 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궁금한 것이 워싱턴 D.C. 정부가 백인 인종주의 집회를 허가해 준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연방 헌법에 나와 있는 ‘표현의 자유(speech of freedom)’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허가를 내준 겁니다. 한편 이날 인종주의자들 집회를 주도한 제이슨 케슬러 씨는 어제(12일) 집회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은 인종주의자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제이슨 케슬러] “I’m not a racist…”

기자) 자신은 인종주의자도 네오나치도 아니고 표현의 자유에 근거해 소외된 백인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케슬러 씨는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11일 인터넷 트위터에 “일 년 전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폭동이 무모한 죽음과 분열을 가져왔다. 미국은 하나로 단합해야 한다. 나는 어떤 종류의 인종주의와 폭력에 반대한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샬러츠빌 사태와 관련해서 구설에 올랐죠?

기자) 네. 인종주의자들 가운데도 좋은 사람이 있다고 말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흑인과 중남미계 실업률이 최저로 떨어졌다면서 자신은 모든 미국인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 우주센터에서 인류 최초 태양탐사선인 '파커 태양탐사선'이 발사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 탐사선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파커 태양탐사선(Parker Solar Probe)’이 어제(12일)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습니다.

[녹취: 탐사선 발사 효과음] “4, 3, 2, 1. Lift off..”

기자) 탐사선은 델타4 로켓에 실려 발사됐는데요. 오는 11월쯤에 태양에 도착해 7년간 탐사 임무를 수행합니다.

진행자) 탐사선에 ‘파커’란 이름이 붙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태양에서 불어오는 태양풍의 존재를 밝혀낸 유진 파커 박사 이름을 딴 겁니다. 파커 박사는 올해 91세로 생존해 있는데요. 살아있는 사람 이름을 탐사선 이름으로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파커 탐사선이 그럼 태양에 착륙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태양 대기 외부에 머무는데요. 가장 가깝게는 태양 표면에서 약 600만km 정도 떨어진 곳까지 접근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태양 대기 외부라도 어마어마하게 뜨거울 텐데요?

기자) 네, 섭씨 1천 도가 넘는 온도라는데, 다행히 첨단 재료를 써서 탐사선을 보호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재료가 없어서 탐사선을 태양에 보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파커 탐사선은 7년간 모두 24번 태양에 접근해 선회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파커 탐사선에 과학자들이 거는 기대가 크겠네요?

기자) 물론입니다. 태양과 관련해서 과학자들이 아직 풀지 못한 현상들이 있다는데요. 파커 탐사선이 이런 궁금증을 많이 풀어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피닉스 스타디움대학에서 애리조나 카디널스와 로스앤젤레스 차저서의 경기에 앞서 미 국가가 흘러나오자 차저스 소속 러셀 오쿵 선수가 주먹 쥔 팔을 높이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USA TODAY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전미프로축구리그(NFL)’ 소속 일부 선수를 비난했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10일 인터넷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난 9일에 열린 NFL 시범경기 전 진행된 국민의례에 따르지 않은 선수들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프로 운동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국가가 울리면서 국기에 경의를 나타내는 국민의례 시간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NFL에서 이 시간에 무릎을 꿇거나 주먹 쥔 팔을 들어 올리는 선수들이 있어서 논란이 됐습니다. 2년 전 샌프란시스코 49ers팀의 콜린 캐퍼닉 선수가 국민의례 시간에 무릎을 꿇고 앉기 시작했는데, 당시 말이 많던 경찰 폭력, 인종차별,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한다는 뜻이었죠? 그런데 이후에 다른 많은 선수가 비슷한 행동을 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선수들의 이런 행동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컸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보수 진영에서 거센 비난이 나왔습니다. 신성한 국기와 국가를 모독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트럼프 대통령, 10일 트위터에 선수들이 대부분 확인할 수 없는 일에 분노를 터뜨린다며 여기에 항의할 다른 방안을 찾으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국민의례에 따르지 않는 선수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선수들을 비난하면서 이들을 해고하라고 구단주들에게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선수들에게 진정하고 국민의례에 따르든지 그렇지 않으면 경기에 나서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시범경기부터 선수들 항의가 다시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릎을 꿇거나 주먹 쥔 팔을 높이 올리는 선수가 있었고요. 아니면 국가가 울리기 시작하면 벤치로 들어가거나 국민의례가 끝난 뒤에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국민의례와 관련해서 논란이 커지자 NFL 측이 올해 새로운 규정을 도입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5월 23일에 공개된 규정인데요. 경기 전에 거행되는 국민의례 순서에서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은 적절한 경의를 나타내야 하고, 그걸 하기 싫으면 선수대기실에 있으라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규정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해당 선수와 구단에 벌금을 매기고 적절한 조처를 한다고 합니다. 다만 국민의례 시간에 탈의실 등에 있다가 나중에 경기장에 나오는 것은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NFL 측은 선수 노조와 협상하기 위해 지난 7월 이 규정의 적용을 임시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이 규정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엇갈리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당연히 환영한다는 말이 나왔고요. 반면 선수 노조나 일부 구단주는 이에 반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구단은 아예 새 규정을 거부한다고 대놓고 말했는데요. 몇몇 선수는 연방 헌법이 보장하는 의사 표현의 자유를 NFL이 무시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국민의례를 둘러싼 갈등 탓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이 그간 관례처럼 진행하던 NFL 슈퍼볼 우승팀 초청 행사도 취소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NFL 챔피언 결정전이 바로 슈퍼볼인데요. 올해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 선수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축하하는 행사가 지난 6월에 예정돼 있었는데, 이 행사가 전격적으로 취소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