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내 4개 주에서 어제(14일) 프라이머리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버몬트주 민주당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성전환자가 당선돼 눈길을 끕니다. 지난 대선 기간 잠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폴 매너포트 씨에 대한 1심 재판이 오늘(15일) 마무리됩니다. 미국에서 항공기 조종사 부족 현상이 점점 심화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제(14일) 네 곳에서 프라이머리가 진행됐죠?
기자) 네. 미네소타, 위스콘신, 버몬트, 그리고 코네티컷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치러졌습니다. 프라이머리는 오는 11월에 치러질 중간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를 말합니다.
진행자)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한데, 먼저 미네소타주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곳에서는 먼저 공화당 주지사 예비선거 결과가 눈에 띕니다.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이곳 주지사를 지냈던 팀 폴렌티 후보가 헤네핀카운티 커미셔너인 제프 존슨 후보에게 졌습니다.
진행자) 폴렌티 전 주지사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도 나선 경력이 있는 나름 이름있는 정치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는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바 있습니다. 폴렌티 전 주지사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이 이번 예비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기자) 몇몇 언론이 바로 그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유권자들의 표심에 강하게 영향을 주는데, 폴렌티 전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이란 장벽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언론들은 분석했습니다. 주지사 예비선거 외에 미네소타주에서는 연방 하원 5구역 민주당 예비선거 결과가 관심을 끄는데요. 일한 오마르 후보가 이겼습니다. 여성인 오마르 후보는 소말리아 출신 무슬림입니다.
진행자) 최근 다른 지역에서 치러진 예비선거에서도 여성 무슬림이 당선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 미시간주 연방 하원의원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라시다 탈리브 후보가 당선됐는데, 팔레스타인계인 탈리브 후보도 여성 무슬림입니다. 만일 두 사람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이기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무슬림이 연방 하원 의원이 됩니다.
진행자) 다음 미국 동북부에 있는 버몬트주 예비선거 결과를 볼까요?
기자) 네. 역시 민주당 주지사 예비선거 결과가 화제인데요. ‘트렌스젠더’인 크리스틴 홀퀴스트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트렌스젠더’라면 자기 성별을 바꾼 사람을 뜻하죠?
기자) 맞습니다. 홀퀴스트 후보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남자에서 여자로 성을 바꿨습니다. 홀퀴스트 후보는 오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필 스콧 현 주지사와 맞붙는데요. 만일 여기서 이기면 미국에서 처음으로 성전환자가 주지사가 됩니다.
진행자) 버몬트주는 또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 지역구 아닙니까?
기자) 네. 무소속인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예비경선에 나왔는데, 압도적인 표 차로 이겼습니다. 그런데 샌더스 상원의원은 민주당 경선에 나왔지만, 11월 본 선거에는 무소속으로 나갈 예정입니다.
진행자) 버몬트주 인근에 있는 코네티컷주 예비선거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이곳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서 역시 민주당 경선 결과가 주목거리입니다. 민주당 주지사 예비선거 결과가 눈에 띄는데요. 네드 라몽 후보가 이겼습니다. 라몽 후보는 중간선거에서 이기면 민주당 소속으로 삼선 출마를 포기한 댄 멀로이 주지사를 잇습니다. 그 밖에 연방 하원의원 예비선거가 모두 5개 구역에서 치러졌는데, 이곳들은 모두 오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우세합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위스콘신주가 남았죠?
기자) 네. 먼저 상원의원 경선 결과를 볼까요? 민주당에서는 태미 볼드윈 상원의원이 경쟁 후보 없이 확정됐고요. 공화당에서는 주 상원의원인 레아 부크미르 후보가 이겼습니다. 주지사 예비경선에서는 공화당 소속 스콧 워커 현 주지사가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워커 주지사는 지난 대선 때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경선에 나갔다가 중도에 사퇴했습니다. 워커 주지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삼선에 도전하는데요. 민주당에서는 주 정부 관리 출신인 토니 에버스 후보가 이겼습니다. 에버스 후보는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3%p 차이로 워커 주지사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참고로 지난 대선에서 위스콘신주에서는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근소한 차로 승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이번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은퇴하는데, 라이언 의장 지역구는 예비경선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여기가 위스콘신주 1구역인데요. 민주당에서는 랜디 브라이스 후보가, 공화당에서는 브라이언 스테일 후보가 이겼습니다. 위스콘신주 연방 하원 지역구가 모두 8곳인데 현재 3곳은 민주당이, 그리고 5곳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미 예비선거가 끝난 캔자스주에서는 공화당 주지사 예비선거에 나섰던 제프 콜라이어 현 주지사가 패배를 인정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진행자) 개표 결과 표차가 아주 적었죠?
기자) 맞습니다. 345표 차였는데, 결국 콜라이어 주지사가 이 결과를 인정했는데요.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했던 크리스 코박 캔자스주 총무장관이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다가 로버트 뮬러 특검에 기소된 폴 매너포트 씨에 대한 1심 재판이 오늘(15일) 마무리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심 재판이 약 2주 동안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시에 있는 연방 법원에서 진행됐는데, 오늘(15일) 최종 논고와 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변호인단이 어제(14일) 재판에서 증인 신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뭡니까?
기자) 금융 사기, 세금 사기 혐의입니다. 검찰은 매너포트 씨가 동료인 릭 게이츠 씨와 공모해서 수입 6천만 달러 이상을 숨겼고, 은행에 허위 서류를 내 불법으로 돈을 대출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매너포트 씨는 줄곧 혐의를 부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변호인단은 재판에서 매너포트 씨는 불법행위가 진행되는지 몰랐고 모든 것이 게이츠 씨 등 주변 사람이 저지른 일이라는 논리를 폈습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이 매너포트 씨를 기소했지만, 기소 내용이 특검이 조사 중인 러시아 스캔들과는 관련이 없죠?
기자) 맞습니다. 특검이 수사하다가 별도로 밝혀낸 혐의입니다. 참고로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인 게이츠 씨도 법정에 나와 증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게이츠 씨는 증언에서 매너포트 씨가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불법행위를 공모하거나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변호인단은 게이츠 씨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게이츠 씨가 외도를 하고 매너포트 씨 돈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재판이 오늘 마무리되는데,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배심원단 12명이 유죄냐 무죄냐를 가리는 평의·평결 작업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어떤 평결이 나올까요?
기자) 많은 전문가는 매너포트 씨에게 불리하다고 전망합니다. 구두 증언도 있지만, 서류같이 분명한 증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매너포트 씨는 유죄가 확정되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군이 조종사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소식, 앞서 전해 드린 바 있는데요. 이게 미군만의 얘기가 아닌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민간 항공사들 역시 조종사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소규모 지역 항공사의 경우, 운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종사가 모자라서 문을 닫은 곳까지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조종사가 얼마나 부족하길래 그렇죠?
기자) 네, 미 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1987년에 미국 내 항공기 조종사의 수는 82만 명이 넘었는데요. 지난 30년 동안 30%가 줄었습니다. 지난 2017년 12월 기준으로 61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난 30년 동안 비행기 여행은 오히려 크게 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게다가 더욱 늘어날 전망인데요. 항공업계는 앞으로 20년 동안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 수가 두 배로 늘어서 2036년에는 78억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FAA는 같은 기간에 조종사 수가 한 해 2만2천 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진행자)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겁니까?
기자)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은퇴를 앞둔 조종사가 무척 많다고 합니다. 미국 연방 규정에 따라 만 65살이면 조종사들이 은퇴해야 하는데요. 미국 아메리칸항공은 앞으로 15년 동안 소속 조종사 1만5천 명 가운데 75%가 은퇴할 것으로 봅니다. 델타항공의 경우 조종사 1만4천 명을 두고 있는데요. 앞으로 10년 안에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은퇴 연령에 이르게 됩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조종사들이 많이 은퇴하더라도 새로 조종사들이 계속 들어오면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인데, 그게 여의치가 않다고 합니다. 2001년에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뒤 항공기 테러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민항기 이용이 크게 줄어든 때가 있었는데요. 당시 많은 항공사가 합병하거나 도산하면서 조종사들이 일자리를 많이 잃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 항공사로 가거나, 아예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도 했죠.
진행자) 전에는 조종사들이 보수도 많이 받고 선망의 대상이었는데요, 요즘에는 예전 같지 않다고 하죠?
기자) 네, 그냥 힘든 일이란 인식이 많이 퍼져 있습니다. 또 조종사들 가운데는 미군에서 복무하다, 제대한 뒤 민간 항공사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것도 옛 얘기가 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사실 군에 있으면 조종사 훈련을 무료로 다 받을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에는 항공사 측이 교육에 따로 투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개인이 조종사 자격증을 따려면 총 10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하는데요. 이런 재정적 부담 때문에 선뜻 비행기 조종을 배우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항공사들은 이런 조종사 부족 현상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먼저 조종사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있습니다. 지역 항공사의 경우, 2016년에는 조종사 초봉이 한 해 3만 달러였는데 요즘에는 5만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 학생 1명당 5천 달러까지 조종사 훈련 비용을 지원하는 항공사도 있고요, 델타항공 같은 경우는 조종사 과정이 있는 8개 대학과 연계해서 졸업 후 바로 자사에 취직할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