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제프 세션스 연방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비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반박했습니다. 타블로이드 신문 내셔널인콰이어러지의 소유주 데이비드 페커 씨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조사에서 면책을 약속받고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화제입니다. 통신 회사 버라이즌이 최근 산불 진압에 나선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이 사용하던 이동기기의 정보 처리 속도를 늦췄다는 주장이 나와서 논란이라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자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반박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성명을 내고 자신은 취임한 날부터 법무부를 장악하고 있으며 연방 법무부는 정치적 고려에 부적절하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반격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와 회견한 것이 어제(23일) 방송에 나갔는데요. 이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강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불편한 관계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나간 회견에서 세션스 장관을 어떻게 비판했습니까?
기자) 법무부를 장악하지 못했다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빠지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손을 뗀 이유가 뭡니까?
기자) 세션스 장관이 2016년 대통령 선거 기간에 러시아 대사를 만난 일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건 조사에서 자신을 제외했는데요. 참고로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미국 대선 때,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이 수사에서 빠진 것을 비판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수사를 지휘할 세션스 장관이 빠지자 수사 지휘권을 물려받은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로버트 뮬러 특검을 출범시켰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를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죠?
기자) 맞습니다. 세션스 장관이 수사에 관여했으면, 곤혹스러운 특검 수사가 시작될 리가 없었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이 마녀사냥인 특검 수사를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폭스뉴스 회견에서 세션스 장관이 장관직을 맡은 뒤에 미리 말도 하지 않고 “나는 수사에서 빠지겠소”라고 했다면서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사람이냐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을 상당히 강하게 비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세션스 장관을 발탁한 건 자신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공화당 경선에 나왔을 때 일찌감치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정치인 가운데 1명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당시 앨라배마주 연방 상원의원이었죠? 대통령은 그가 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충성심 때문에 그를 뽑았다고 말한 건데요. 이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비난한 건 오래된 얘기인데, 그래도 세션스 장관이 꿋꿋하게 버티고 있네요?
기자) 네, 세션스 장관은 어제(23일) 내놓은 성명에서도 이런 비판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내가 취임한 뒤 연방 법무부가 미국 시민의 안전과 권리 보호, 경제성장 촉진, 범죄 경감, 이민정책 강화, 그리고 종교자유 증진 등 대통령 정책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내가 장관직에 있는 동안 연방 법무부는 정치적 고려에 부적절하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다. 나는 훌륭한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 공방에 대해 공화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원래 공화당 쪽에서는 세션스 장관 경질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이 주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23일) 일을 두고 공화당 쪽에서 우려가 나왔는데요. 존 코닌 상원의원, 그리고 벤 새스 상원의원은 세션스 장관 경질이 나쁜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다른 생각을 밝혔는데요. 대통령 신임을 얻지 못한 세션스 장관을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법무장관 인준은 상원 법사위원회를 거치게 돼 있는데, 그쪽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찰스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은 신임 대법관 지명자 청문회가 끝나면 신임 법무부 장관 인준 청문회를 열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세션스 장관 경질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들면서, 법무장관이 새로 지명되더라도 인준 청문회를 열지 않겠다며 일축했는데요. 태도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의 반격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오늘(24일) 아침 일찍 인터넷 트위터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세션스 장관이 훌륭하다고 비꼬면서 정치적으로 영향받지 않는 법무부를 모든 사람이 원하는데, 클린턴 이메일 수사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정보유출 수사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 수사 외에 다른 문제에 대한 수사도 공정하게 진행하라는 요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세션스 장관이 이중기준을 가지고 있고 불공평하다면서 트럼프 문건이나 트럼프 진영 도청 문제, 그리고 민주당과 러시아 내통 의혹 문제 등도 수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세션스 장관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로버트 코언 변호사의 진술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코언 씨 수사와 관련해서 어제(24일) 눈길을 끄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가장 먼저 보도한 내용입니다. 언론 기업인 ‘미국 미디어사(AMI)’ 데이비드 페커 최고경영자(CEO)가 면책을 약속받고 코언 씨 수사에 협조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배경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AMI 산하에 타블로이드 신문으로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있는데요. 그런데 이 잡지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직전에,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내연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돈을 주고 샀습니다.
진행자) 그 사람이 성인 잡지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 씨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이 이야기를 보도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하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해당 추문이 대선에 영향을 주는 걸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페커 CEO는 지난 1990년대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습니다. 또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페커 씨는 코언 변호사와 협의해서 맥두걸 씨 일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페커 CEO 측이 면책을 약속받고 수사에 협조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페커 씨가 코언 씨를 기소한 연방 검찰 쪽이 원하는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언 씨는 세금사기, 금융사기, 그리고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는데, 특히 맥두걸 씨 입막음과 관련해서는 이걸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했다고 진술해서 논란이 됐죠? 아마 페커 CEO도 검찰 쪽에 비슷한 진술을 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대선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입막음하려고 한 사람이 1명이 더 있죠?
기자) 네. 성인배우 배우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스토미 대니얼스 씨한테도 코언 변호사가 13만 달러를 주고 입막음했습니다. 그런데 페커 CEO가 이 일에도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016년에 대니얼스 씨가 본인 이야기를 언론에 팔려고 한다는 사실을 AMI 측이 코언 변호사에게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측근 가운데 또 한 사람이 연방 검찰에 협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네요.
기자) 네, 역시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앨런 와이젤버그 씨가 처벌을 면제받는다는 약속을 받고 코언 씨 수사에 협조했다는 겁니다. 와이젤버그 씨는 코언 씨에게 입막음용 돈을 갚아주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산불이 나서 불을 잡느라 소방관들이 애를 많이 썼죠? 그런데 당시 현장 차량에 있던 이동통신 기기 사용과 관련해 소방당국이 버라이즌사를 상대로 법원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카운티 앤서니 보든 소방국장이 워싱턴 D.C. 연방 순회항소법원에 낸 진술서에 나온 내용입니다. 산불 진화 작업이 한창일 때 카운티 소방당국은 현장 진화 작업을 지휘하는 OES 5262팀 소속 차량에 달린 이동통신 기기가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매우 느려진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해당 회선을 제공하는 버라이즌사 측에 속도를 복원해 달라고 요청했는데요. 그런데 버라이즌사가 속도가 느려진 사실을 인정하면서 더 비싼 회선을 이용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화재 진압 지휘에서 이동통신 기기가 꼭 필요한 모양이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여러 산불 현장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종합해서 지시하려면 현장 지휘부에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이동통신 기기가 꼭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비상 상황에서 버라이즌 측이 원래 속도를 복원하려면 돈을 더 내라고 한 건 문제가 있다는 건데요. 결국 소방 당국이 더 비싼 회선을 산 뒤에야 속도가 복원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시 접속 속도가 떨어진 이유가 뭡니까?
기자) 카운티 소방당국은 최근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net neutrality)’ 규정을 없앴는데, 여기에 따라 버라이즌사가 접속 속도를 늦춘 것으로 생각합니다.
진행자) 망 중립성이라면 인터넷 회선 제공 업체들이 요금에 따라 사용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요금을 적게 내거나 사용량이 많아지면 접속 속도를 느리게 하는 걸 못하게 한 규정이 망 중립성이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 완화 차원에서 이 규정을 폐지했죠? 그런데 소방 당국은 진화 작업 지휘로 정보 처리량이 급속하게 늘어나니까 버라이즌사가 일부러 접속 속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버라이즌 쪽에서는 소방당국 주장을 인정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당시 고객 대응 부서에서 판단을 잘못해서 실수한 것이지 망 중립성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망 중립성과 관련해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몇몇 민간조직과 주 정부가 망 중립성을 복원하라고 FCC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요. 산타클라라카운티 소방당국이 법원에 제출한 진술은 이 소송의 일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소방당국 진술은 망 중립성을 폐기한 뒤 나타나는 부작용의 근거로 법원에 제시됐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