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허리케인 피해 지역 방문...대형 유통업체 시어스, 파산 신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5일 허리케인 피해 지역인 플로리다주 린헤이븐을 방문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허리케인 마이클로 큰 피해를 본 플로리다주를 방문했습니다. 지금까지 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소한 18명에 달합니다. 100년 이상 전통을 가진 유통업체 시어스가 결국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하버드대학이 입학 사정에서 동양계 학생을 차별했다는 소송을 다루는 재판이 15일 시작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에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가 난 지역을 방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15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주를 방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에 마중 나온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에게 재해 대응이 아주 훌륭했다고 칭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연방 정부가 음식과 물, 전기를 공급하고 집을 잃은 사람들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플로리다를 방문한 뒤에 역시 허리케인 피해가 난 조지아주도 찾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난주 미국 남부에 허리케인 마이클이 어마어마한 피해를 줬죠?

기자) 네. 지난 10월 10일 플로리다 북부 지역에 상륙해 미국 남부 지역을 휩쓸고 갔는데요. 바람 속도가 최대 시속 250km에 달했고 일부 해안가 지역에서는 높이가 3.7m에서 4.3m에 달하는 파도가 들이닥쳤습니다.

진행자) 이 허리케인으로 지금까지 사망자가 몇 명이나 나왔습니까?

기자) 로이터통신은 지금까지 최소한 18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최소한이라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단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금 구조대가 허리케인으로 무너진 곳을 수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사망자가 더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또 실종자도 많은데요. 가장 피해가 큰 플로리다주 멕시코비치 같은 경우는 실종자가 46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역별로는 사망자 수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역시 플로리다주가 9명으로 가장 많고요. 버지니아주 5명, 노스캐롤라이나 3명, 그리고 조지아주가 1명입니다.

진행자) 현장 사진과 영상을 보니까 허리케인이 상륙한 플로리다 해안 지역이 그야말로 초토화됐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멕시코비치, 파나마시티가 큰 피해를 봤습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들은 특히 멕시코비치 상황을 주로 전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곳은 주민이 1천 명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해안가 도시인데요. 허리케인이 쓸고 가면서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진행자) 멕시코시티를 찍은 항공사진을 보니까 정말 풍비박산이란 말이 실감이 나던데요?

기자) 네. 허리케인이 오기 전 사진하고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에 찍은 항공사진을 보면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사진에 바다에 면한 건물이 거의 다 부서진 것 모습이 보이기 때문인데요.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멕시코비치가 폭격을 맞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 “So many families lost everything..”

많은 가정이 모든 걸 잃었다면서 멕시코비치가 싸움터 같다고 스콧 주지사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앤서니 켈리 멕시코비치 경찰국장은 VOA에 현장을 보면 울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멕시코비치에서는 1천700명이 투입돼 수색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이 지나간 지 시간이 좀 됐는데, 현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관련 당국은 아직 수색과 구조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무너진 건물이나 집이 이 안에서 사상자가 있을 가능성 때문입니다. 또 구호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전기와 전화, 수도 그리고 인터넷이 끊어진 곳이 아직도 많습니다. 관련 당국은 전기 같은 경우는 완전하게 복구하는데 수 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 마이클이 남기고 간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까요?

기자)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보험회사인 ‘캐런 클라크 앤 컴퍼니(Karen Clark & Company)’사는 피해 규모를 80억 달러 정도로 봤고요. 기상 정보 제공 업체인 ‘애큐웨더(AccuWeather)’는 피해 규모를 약 300억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 마이클 피해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 지원책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플로리다주에서 잔해 제거와 비상 구호에 드는 비용을 일정 기간 연방 정부가 100% 지급한다는 포고령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5일 플로리다로 떠나기 앞서 인터넷 트위터에 구조와 구호에 최대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 마이클을 계기로 다시 기후변화가 허리케인에 미치는 영향이 언급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말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CBS 방송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60분(Sixty Minutes)’과 인터뷰한 내용이 이날 나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후변화를 부인하지는 않지만, 이 현상이 사람이 만든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기후가 변하는 건 맞는데, 이게 사람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기후변화를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날 방송에서는 기존 태도에서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를 막으려고 많은 돈을 쓰고 일자리를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는 과학자들이 ‘정치적인 목적(political agenda)’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형 유통업체인 시어스가 15일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역사가 오래된 유통업체인 시어스가 파산을 신청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어스가 파산을 신청할 것이라는 말이 계속 나왔었는데, 결국 15일 법원에 파산신청 가운데 하나인 ‘챕터 11(Chapter 11)’을 신청했습니다.

진행자) ‘챕터 11’이라면 시어스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챕터 11’은 빚을 갚을 수 없는 기업을 법원 감독 아래 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반면에 ‘챕터 7’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을 청산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진행자) 그럼 파산하더라도 시어스가 완전하게 없어지는 건 아니군요?

기자) 맞습니다. 시어스는 이번에 파산을 신청하면서 매장 142개를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시어스는 687개 매장에 종업원 6만8천 명이 있습니다.

진행자) 시어스라면 상당히 역사가 오래된 업체 아닙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시어스는 1886년 리처드 시어스 씨가 우편으로 시계를 파는 회사를 만든 것에서 출발했고요. 1906년에 주식을 상장하고 1945년까지 10억 달러 매출을 올리는 등 한때 미국 유통업계 대표 주자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유통업계의 대표 주자였던 시어스가 이렇게 무너진 이유가 뭔지 궁금하군요?

기자) 간단합니다.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고요. 또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진 겁니다. 최근 아마존 같은 인터넷 상점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시어스는 온라인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시장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또 월마트나 타겟 같은 비슷한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완전하게 밀려났습니다. 시어스는 이미 지난 1991년에 미국 최대 유통업체라는 이름을 월마트에 넘겨줬습니다.

진행자) 월마트나 타겟이 다양한 물건을 아주 싸게 팔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시어스가 파는 물건은 이들 업체와 비교하면 다양하지도 않은 데다가 싸지도 않아서 시어스는 점점 시장점유율을 뺏기고 구석에 몰렸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시어스 같은 대형 소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자주 들리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장난감 판매 업체인 ‘토이저러스(Toys "R" Us)’였는데, 경영난에 시달리던 토이저러스도 올해 챕터 11을 신청한 바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도서관.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15일 명문 하버드대학교가 관련된 재판이 시작됐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날 미국 동부 보스턴에 있는 연방 지방법원에서 시작된 재판입니다. 이 재판은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 Students for Fair Admissions, Inc)’이란 단체가 하버드대학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한 재판입니다. 소송을 낸 원고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하버드대 입학 사정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낸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은 어떤 단체입니까?

기자) 네. 학생과 학부모 등 회원 2만 명을 둔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 조직은 대학 입학 사정 과정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것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는데요. 하버드대학이 입학 사정에서 아시아계를 차별하는 것이 인종이나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SFFA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하버드대학에 지원한 학생 16만 명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봤더니, 아시아계 학생들이 학업 성적과 특별활동에서 타인종 학생들보다 훨씬 점수가 높았지만, 합격률이 이에 못 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하버드대학이 어떻게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했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입학 사정 당국이 용기나 친절함, 그리고 지도력 등 몇몇 평가 항목에서 아시아계에게 낮은 점수를 줘서 아시아계가 많이 불합격됐다는 겁니다. SFFA는 소장에서 백인 지원자들은 21% 이상이 해당 항목에서 1~2등급을 받았는데, 아시아계 학생은 이 비율이 18%도 되지 않았다는 주장했습니다. SFFA 측은 대학 당국이 평가 과정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똑똑하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다른 학생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점이 부족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유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 소송을 두고 하버드대학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물론 SFFA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하버드대학 측은 2018년 신입생 가운데 23%가 동양계라고 밝혔습니다. 또 복잡한 입학 사정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해석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는데요. 지원자의 성적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면을 본다고 하버드대학 측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대학 입학 사정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것을 허용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흑인이나 중남미계 등 소수 인종을 입학 사정에서 우대하는 제도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도가 다른 인종에 대한 역차별을 낳는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지난 2016년 대학이 입학 사정 과정에서 인종을 한 가지 요소로 고려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한편 연방 법무부는 지난 8월, 하버드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낸 SFFA 측 주장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