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북한, 세계 최악 종교자유 침해국”

지난해 12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6주기를 맞아 평양 시민들이 만수대 언덕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절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럽의회가 북한을 세계 최악의 종교자유 침해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국가의 사상과 개인 숭배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어떤 신앙의 표현도 강력하게 처벌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의회 내 초당파 의원들의 단체인 ‘종교, 신앙의 자유와 종교적 관용(FoRB&RT)이 북한을 세계에서 종교자유가 가장 극심하게 침해되는 11개 나라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이 단체는 최근 발표한 ‘2017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지도부가 주민들이 수 십 년 동안 겪고 있는 중대한 인권 유린을 멈출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 외에도 중국과 이란,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이 세계 최악의 종교자유 침해국으로 꼽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헌법 68조에 종교의 권리가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 정부가 김 씨 일가에 대한 충성 강요와 주체사상 고수, 국가 통제 밖의 신앙 생활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을 통해 그 같은 권리를 조직적으로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특성상 종교 박해에 대한 시의 적절한 보고서를 받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렵지만, 지난 몇 년 사이에 상황이 개선됐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 정부가 노동당 유일사상 10대 원칙을 적극 강요하고 있으며, 이 같은 국가의 사상과 개인 숭배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어떤 신앙의 표현도 강력하게 처벌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종교시설과 관련해서는 평양에 5개의 기독교 교회가 있지만, 이들의 활동은 북한 정부에 의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부가 평양 이외의 지역에는 어떤 교회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전역에 소규모의 비밀 가정 교회들이 있다는 보고들이 있으며, 국가가 통제하는 5개 교회 밖에서 신앙 생활을 하다가 붙잡힌 사람들은 수감과 고문 등 가혹한 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종교와 신앙에 따른 차별도 지적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가족의 배경과 정권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한 엄격한 성분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 국무부에 따르면, 기독교인들은 가장 낮은 계층으로 강등돼 교육과 보건, 고용기회, 거주 등에서 차별을 받는다는 겁니다.

이 밖에도 북한 정부는 국가의 인가를 받지 않은 어떤 종교 활동도 구타와 고문 등 폭력적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