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풍경]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 미 국무부 지도자 연수 참가

미국 국무부의 연례 '국제 방문자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의 대북인권단체 관계자들과 미국 뉴멕시코주의 소수계 권익단체 'SWOP'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나우의 지성호 대표와 차미리 교육훈련팀 선임간사, 이은구 북한이탈주민교육센터 공동대표 그리고 가장 오른쪽은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생생 라디오 매거진,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미 국무부가 주관하는 지도자 연수 프로그램에 한국의 대북인권단체들이 참가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뉴스풍경 오디오]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 미 국무부 지도자 연수 참가

`인권 교육 : 역사적 상처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미 국무부가 매년 실시하는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의 올해 주제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제 방문자 리더십 프로그램 (International Visitor Leadership Program- IVLP)’은 국무부 산하 교육문화국(The Bureau of Educational and Cultural Affairs-ECA)이 시행하고 있는 전문가 교환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세계 각지의 전문가 5천명이 미국을 찾았는데요, 1940년 프로그램 창설 후 20만 명이 5백명 이상의 미국 관리, 전문가들과 교류했습니다.

방문자들은 3주 동안 미국에 머물며 미 행정부 관리, 민간단체 지도자와 교류하며, 이를 통해 견고한 민간외교를 쌓을 기회를 얻습니다.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을 이해하고 참여하는 것도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입니다.

지난달 13일부터 3주 동안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의 대표단은 모두 대북인권단체에 소속된 인권운동가들이었습니다.

나우(NAUH)의 지성호 대표와 자문위원, 북한이탈주민교육센터(TNKR)의 이은구 공동대표, 북한인권시민연합(NKHR)의 차미리 교육훈련팀 선임간사,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이영환 대표 등 총 5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입니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참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탈북자 구출과 한국 내 탈북민 정착 지원,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 지도자 양성 등 다양한 인권 활동을 벌이고 있는 ‘나우’의 지성호 대표는 수 차례 미국을 방문했지만, 미국인들에게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기 위해 왔던 때와는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대표] “50개 주가 연방정부를 이루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지금도 오고 있고, 심지어 미국 국적의 탈북자들도 있고.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분란이 없이 어떻게 하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고수하면서 세계 중심의 역할을 할까. 또한 그들의 저력은 무엇일까. 이것을 알고 싶었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도 통일을 준비하고 있고, 대한민국도 언젠가 북한 주민들과 하나가 돼서 생활해야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면 될까..”

나우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20대 탈북 남성은 2010년 한국에 정착한 후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는데요, 나우의 한반도 통일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참여를 계기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녹취: 20대 탈북 남성]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의 건강 문제 등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료 문제도 인권에 해당하니까, 내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 남성은 한국에서 인권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북한인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떻게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지 직접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원어민 1대1 영어교육을 무료로 실시해 탈북자들이 국제사회에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도록 돕고 있는 TNKR의 이은구 공동대표는 미국이란 나라의 조화로움을 보고 배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은구 대표] “특별히 관심 있는 부분은 정착 부분이에요. 미국은 이민자로 새워진 나라인데, 그 안에서 하모나이징을 해서 강국이 된 거잖아요. 그 안에서 힘이 있고, 전략이 있고 그런 부분을 좀 배우고 싶고, 탈북민들을 도울 때 새롭고 어려운 문제가 많이 있는데…”

이 대표는 자신은 운영 부문을 담당하는 만큼 민간단체를 지속시킬 자금 창출과 운영에 대한 궁금증을 채우는 것 역시 이번 참가의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구출과 인권 개선 캠페인, 탈북 청소년과 대학생 교육 활동을 벌이는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차미리 간사는 이민자들의 정착을 위한 과정을 배워 이를 한국에 접목시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바람들은 주최 측과 사전조율을 거쳐 3주 간 진행된 일정에 반영됐는데요,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홀로코스트 박물관, 뉴지엄과 정부, 민간기관 방문을 시작으로 5개 주에서 이뤄졌습니다.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은 주최 측 요청으로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이 페이스북 등에 올린 소감 등을 게시해 이들의 행선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게시물 가운데는 미국의 건국 초기 역사와 서부개척 시대를 엿보게 하는 인디언 원주민 마을 방문 소감도 있습니다.

`국제 방문자 리더십 프로그램'은 방문자들이 종사하는 분야를 고려해 적합한 주제를 고민하고 개발할 기회를 스스로 찾도록 이끌고 있는데요,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인권’이라는 주제에 비춰 한반도가 처한 현실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이 대표는 `VOA'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주로 역사적 상흔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하고 치유할 것인가에 관한 일정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대표는 미국의 인디언 원주민 커뮤니티, 흑인민권운동 커뮤니티, 유색 인종이나 소수민족 권익향상 운동그룹의 대표와 관계자를 만났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반도와 오늘 북한에 주는 시사점은 비핵화 협상을 촉진한다는 명분으로 북한 개발 인프라 구축 진행이 당사자인 북한 주민의 의견은 무시된 채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 주민이 터전을 잃고 삶이 파괴되며,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3주 간의 방문을 마치고 지난 4일 귀국한 한국의 대북인권 운동가들은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얻은 내용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탈북민 정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이은구 대표와 차미리 간사는 국경 가까이에 위치해있는 소수민족 권익단체를 동시에 지목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뉴멕시코 앨버커키의 소수계 권익 대변 단체인 ‘SWOP(South West Organizing Project)’를 언급하며 개인적인 배움이 많았다고 소개했습니다.

소수민족의 권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는 점과, 재정 문제 등 민간단체가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며 운영하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겁니다.

이은구 대표는 다양한 민간단체와의 만남을 통해 수혜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지역기반을 둔 단체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차미리 간사는 지역적 기반을 장점으로 삼아 탄탄한 성장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을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경험과 접목해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차 간사는 여러 인디언과 흑인을 위한 단체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더욱 많이 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북한 출신 학생들이 더욱 자신들의 이야기를 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각자가 속한 프로그램의 질적인 깊이와 성장을 위해 고민하면서 향후 단체의 방향을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나우의 지성호 대표입니다.

[녹취: 지성호 대표] “우리가 하고 있느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당하고 옳은 일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환경이 그럴지라도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요. 어떻게 북한 주민들의 삶을 낫게 할 수 있을까. 상호 교류.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서만 교류를 넘어, 이를 바탕으로 다양성을 만들어서 북한인권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은구 대표는 TNKR이 추구하고 있는 학생 중심, 많은 다양한 자원봉사자에 대한 참여 기회 제공이 큰 틀에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