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 소속인 차기 연방 하원 법사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재차 부인했습니다.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달 말로 사임할 예정인 가운데 후임자로 거론됐던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곧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성 퇴역군인들의 자살률이 급증하면서 자살 원인 가운데 하나로 성추행 피해가 지목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7일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문건들이 공개돼서 눈길을 끌었는데, 이와 관련해서 민주당 쪽에서 탄핵 이야기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으로 새 회기에서 연방 하원 법사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제럴드 내들러 의원이 9일 미국 CNN 방송과 회견했는데,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 내들러 의원은 7일 공개된 법원 문건에 나온 혐의들을 연방 의회가 검토하고, 이 가운데 심각한 혐의에 대해서는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내들러 의원이 언급한 혐의가 어떤 것을 말하나요?
기자) 네. 내들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가 증언한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코언 씨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여성 2명에게 지난 대선 직전에 돈을 주고 입막음했는데요.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하거나 그의 지시 아래 한 일이라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선거자금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내들러 의원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런 행위는 분명하게 탄핵당할 수 있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연방 의회가 결정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의회가 표결로 결정하는데요.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연방 하원에서는 단순과반수가 필요하지만, 상원에서는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의석 분포로는 탄핵안이 통과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새 회기에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이니까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상원은 민주당과 무소속이 47석에 공화당이 53석이기 때문에 공화당 쪽에서 협조해 주지 않으면 통과되기가 어렵습니다.
진행자) 선거자금법 위반 지적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코언 변호사가 여성들에게 돈을 준 건 개인 사이에 진행된 일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개인 사이 거래니까 선거자금법 위반이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랜드 폴 상원의원은 9일 미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문제가 된 행위는 가벼운 벌금형으로 처리할 사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같은 공화당 소속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같은 날 ABC 방송과의 회견에서 예단할 필요는 없겠지만,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자금법을 위반한 것이 사실이라면 여기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들은 지난 주말 내내 사법당국이 지난 7일 연방 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주요 기사로 다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일 뉴욕 검찰과 로버트 뮬러 특검이 연방법원에 몇몇 문건을 제출했습니다. 하나는 마이클 코언 변호사에 대한 형량 권고 메모로 특검과 뉴욕 검찰이 별도로 제출했고요. 다른 하나는 특검이 제출한 문건으로 지난 대선 기간 잠시 트럼프 대통령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폴 매너포트 씨 관련 문건이었습니다.
진행자) 두 문건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먼저 코언 변호사 관련 문건을 보면요. 뉴욕 검찰은 마이클 코언 변호사에게 실질적인 징역형이 선고돼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메모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몇 가지 혐의가 있는데, 코언 변호사가 이미 유죄를 시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코언 변호사는 지난 8월 세금사기와 대출사기, 그리고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요. 최근엔 연방 의회에 위증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 측은 유죄를 인정했으니까 징역형을 선고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는데, 사법당국이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모양이군요?
기자) 네. 뉴욕 검찰은 코언 변호사가 유죄를 인정한 뒤에 뉴욕 검찰과 뮬러 특검 수사에 협조하기는 했지만, 형을 대폭 줄여줄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코언 씨가 저지른 죄가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도 이날 법원에 코언 변호사 관련 메모를 전달했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특검 측은 구체적인 형량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특검 측은 다만 뉴욕 검찰보다 코언 변호사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설명했고요. 연방 의회 위증 관련 형량이 뉴욕 검찰이 적용한 혐의에 대한 형량에 합산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코언 변호사에게 어느 정도의 형량이 선고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뉴욕 검찰은 징역 42개월, 즉 3년 반을 권고했습니다. 코언 변호사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2일입니다.
진행자) 폴 매너포트 씨 관련 문건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뮬러 특검이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인데요. 특검은 매너포트 씨가 ‘플리바게닝’, 즉 ‘사전형량 조정’에 합의하고 특검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지만, 계속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매너포트 씨는 특히 기존 진술과는 다르게 지금까지 계속 백악관 측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특검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는 특검에 기소됐지만, 혐의가 러시아 스캔들과는 관련이 없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사기, 세금사기 등 개인 비리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전형량 조정에 응한 뒤에 그 대가로 특검에 러시아 스캔들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특검 측은 매너포트 씨가 이런 합의를 깼을뿐더러 계속 거짓말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문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문건으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모두 해소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주말에 성명을 내고 문건에서 새로운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선거 진영과 러시아 사이에 내통이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이 올 연말에 사임한다는 발표가 나왔는데, 후임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먼저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스티브 므누신 현 연방 재무부 장관을 거론했습니다. 그 외 공화당 하원 내 보수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의장인 마크 메도스 의원,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그리고 매튜 휘터커 법부장관 대행 등 이름이 미국 언론에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언론들은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유력하다고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에이어스 비서실장이 곧 백악관을 떠난다고 발표했습니다. 에이어스 실장은 9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올해 말까지만 백악관에서 일하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는 외곽 조직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부인하는 말이 나온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발표로 에이어스 비서실장 선임은 없었던 일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비서실장으로 훌륭한 사람을 찾고 있다면서,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으로 확실히 정해진 게 아니었는데, 가짜뉴스가 또 오보를 내놨다고 언론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이 갑자기 사임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켈리 비서실장이 오는 2020년까지 자리를 지킨다고 발표하기도 했었는데, 결국 올해 말로 사임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켈리 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말은 사실 그간 자주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켈리 비서실장이 경질될 것이라는 보도가 종종 나왔는데요,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원만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겁니다.
진행자)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 딸인 이방카 백악관 고문, 그리고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는 말도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거기에 백악관 운영, 그리고 인사나 국정 현안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실장이 대립한다는 말도 있었는데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켈리 실장이 백악관을 떠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여성 퇴역군인의 자살률이 급증했는데, 군내 성추행이 여성 퇴역군인들의 자살률 급증과 관련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VOA가 관련 자료를 근거로 보도한 내용입니다. 퇴역 여성군인들의 자살률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군에 있을 때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경험한 여성 퇴역군인이 자살 충동을 경험하거나 실제로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진행자) 퇴역 여성 군인들의 자살률이 실제로 얼마나 늘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연방 보훈부 자료를 보면요. 지난 2001과 2015년 사이에 45% 증가했는데요. 이들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5.1명이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전체 자살률이 장기적으로 많이 증가했다는 소식을 전해 드린 기억이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여성 퇴역군인의 자살률이 일반 여성들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민간 여성들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5.5명이었고요. 지난 2001년부터 2015년 사이에 34%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여성 퇴역군인들의 자살률 급증을 군내 성추행과 연관시킬 수 있다는 거죠?
기자) 네,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건데요,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입은 정신적인 상처를 ‘MST (Military Sexual Trauma)’라고 하는데, MST를 경험한 여성 퇴역군인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실제로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연방 보훈부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군에서 여군들이 복무할 때 성추행을 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관련 통계를 보면요. 2014년 기준으로 여성 퇴역군인 가운데 41%가 복무 중에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4명 가운데 1명은 심각하거나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답했고요. 피해자의 60%는 지휘계통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성추행이나 성폭행 피해를 본 여군들이 전역한 뒤에 도움을 받을 길이 없는 건가요?
기자) 네. 연방 보훈부가 전역하는 군인들을 위해서 운영하는 보건 프로그램이 있긴 한데, 성추행이나 성폭행 경험이 있는 퇴역 여군의 정신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외부 민간조직들도 이런 여성 퇴역군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합니다. 한편 연방 보훈부에 따르면 자살을 시도하는 여성 퇴역군인 가운데 약 41%가 총기류를 사용해서 더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민간인 여성들 가운데 총기를 이용한 경우는 32%로 나왔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