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미국 내 한인 미술가가 예술작품을 통해 한반도 평화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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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평화에 꼭 필요한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는 ‘글로벌 피스 슈즈’.
강렬하고 선명한 태극 문양과 붉은 별 문양이 발등을 덮고, 조그만 한반도 지도가 신발 안쪽에 그려져 있습니다.
신발에 그려진 그림은 한국을 상징하는 태극기와 북한을 상징하는 인공기입니다.
한국의 수제화 전문업체가 만든 이 신발은 미국 내 한인 미술가에 의해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예술작품으로 선정됐습니다.
미 동부 메릴랜드 예술대학교 (MICA)의 천민정(Mina Cheon) 교수는 무거운 정치 문제를 예술작품으로 풀어내는 폴리팝 아티스트 입니다.
지난 10여 년 간 북한 주민을 소재로 한 작품 활동을 통해 북한 주민은 북한 정권과 다르다는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부산에서 개최된 부산비엔날레에서 관람객들이 초코파이 수 십만 개를 나눠먹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정을 나누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당시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전시장을 방문해 천 작가가 이끄는 ‘정 퍼포먼스’에 참여해 화제가 됐습니다.
천민정 작가는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 아래 다양하지만 연속성 있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99일 동안 매일 신발을 신고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는 소셜미디어 운동입니다. 천 작가는 `VOA'에 이번 활동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천민정] “한국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상징할 수 있는 작품이나 퍼포먼스를 참여한다는 의미로 같이 걸으면서 평화를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하게 퍼뜨리는 의미죠. 이게 운동이잖아요. 워킹 프로테스트죠. Walk for Peace.”
천 작가는 한반도에서의 평화적 공존을 강조하며, 이것이 신발의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민정] “통일이라는 게 되돌아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쟁이 끝나면서 두 나라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인 거 같은데요. 뭐든지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원초적인 걸음서부터 같이 하자.. 라는 상징을 가진 작품인데 ..”
신발은 걸을 때 필요한 물건인 만큼 남과 북을 함께 상징하는 신발을 신고 여럿이 함께 걸을 때 신발의 의미가 현실이 된다고 말합니다.
천 작가는 최근 참여하는 예술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글로벌 피스워크 퍼포먼스’ 운동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천민정] “보고만 배우는 게 아니라 같이 행위를 통해서 작품을 이뤄가는 게 미술사에도 있는 작품인데, 그게 실천이 될 수 있는 게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참여도 높아지고. SNS 통해서 퍼뜨릴 수 있는 현상이 있거든요. 그걸 작품화 시키면 작품의 메시지를 Viral형식으로 전달한다.”
이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사진을 게시할 때 #globalpeaceshoes ,#Koreasunite, #stepforward, #99dayschallenge 등 화제의 단어를 통해 관련 소식을 한번에 살필 수 있게 하는 온라인 기호인 해시태그에 ‘글로벌 피스 슈즈’, ‘한반도 통일’,’앞으로 걸어가자’,’도전 99일’ 등의 영어단어를 기입하고 있습니다.
이 신발은 100켤레 한정판으로 1차로 제작됐는데요, 대중의 참여도와 반응에 따라 추가로 제작합니다.
천 작가의 ‘글로벌 피스워크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미국인은 현재 40여명. 이들은 각자 개성있는 내용을 담아 자신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매일 게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교사와 예술가로 활동하며 14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 남성 더글라스 씨는 매일 신발을 신고, 사진을 찍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습니다.
더글라스 씨는 신발을 신고 다니면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고, 지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더글라스 홀든] ”Sometimes people or students will ask me, they are always supportive and say the shoes are great and give me a thumbs-up..”
또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더글라스 홀든] “She does not support unification because of the human rights issues taking place in North Korea… I have known a few friends who traveled to North Korea and they have all told me that...”
북한을 방문했던 친구들이 북한이 근대화되고 잔악한 행위도 없었다는 말을 했다면서, 어떤것이 진실인지 모르겠지만, 한 친구는 북한의 인권 문제 때문에 통일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설명입니다.
더글라스 씨는 통일이 꼭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고통은 끝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인 여성 제시카 히긴스 씨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 40일째로, 한 켤레를 구입해 어머니와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알리슨 놀스 씨와 히긴스 씨 모녀는 한 켤레를 한 짝씩 나누어 신거나 한 사람이 신고 찍은 사진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제시카 씨는 “언제나 평화에 대한 기도를 하고 있으며, 이 신발로 나만의 평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프로젝트 참여 동기를 설명했습니다.
제시카 씨는 한반도 문제나 북한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지만 다큐멘터리나 뉴스를 통해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인식하며 평화에 대한 우려를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시카 히긴스] “I watched an excellent documentary on North Korea which left me very disturbed."
알리슨 씨는 수 십 년 전 한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졌는데요,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나 여성의 평등권을 위한 시위에 참가하는 등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미 동부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미술가 청년인 에븐 씨는 자신은 흑인으로서 평화와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천 작가의 활동을 알고 있는 이 청년은 북한을 떠올릴 때 김정은 정권만을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에븐 씨의 소셜미디어에는 미술가 답게 평화 신발을 신은 사진을 만화화 하고, 남북한 국기는 달라도 두 나라가 하나임을 알리는 표현을 적었습니다.
이 프로젝트 70일째를 맞이하는 천 작가는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수많은 사진들이 공유되며 한반도에 대한 평화 인식이 확대돼 가는 것에 고무돼 있습니다.
[녹취: 천민정] “사람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매일 신발을 신고 걷는 모습을 SNS에 나누며 몇 천 개의 이미지가 만들어지죠. 걸음 수로도 의미, 상징적인 차원에서 평화를 위해 걷는다는 것입니다.”
10년 동안 북한 주민들을 주인공으로 작품 활동을 하며 한반도 평화를 강조해온 천민정 작가.
천 작가는 신발에 그려진 국기는 각각 달라도 숨길 수 없는 진실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천민정작가] “멀리 있지만, 같은 나라 사람이었기 때문에 북한 사람을 다르게 생각하지 않고, 국기도 다르고 한데, 5천년 같이 한 가족이기 때문에 70년 동안 떨어져 있어도 숨기지 못하는 건 한 마음 한 세상인 거죠..”
한편 한 켤레에 250 달러에 판매되는 글로벌 피스 슈즈의 판매수익금 중 일부는 대북인권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천 작가는 밝혔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