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겔 위원장 “트럼프, 북한 비핵화 서둘러야…조건부 협상 필요”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북 협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서둘러야 하며, 조건 없는 대북 협상은 위험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엥겔 위원장은 북한의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꼬집었습니다.

엥겔 위원장은 20일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협상 노력을 약화시킨다”며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는다면 왜 김 위원장이 서두르겠냐”고 반문했습니다.

미국이 서둘러야 북한도 그렇게 할 필요성을 느껴 미-북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보고 싶지만 핵,미사일 실험이 없는 한 서두르지 않겠다며,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긴급한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말을 다섯 차례나 반복했습니다.

엥겔 위원장은 미-북 협상에 관한 폼페오 장관의 발언에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엥겔 위원장은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북한과 전제 조건 없이 협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폼페오 장관의 발언들이 매우 우려된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는 이란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신호를 보낸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폼페오 장관의 어떤 발언을 겨냥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폼페오 장관은 지난 14일 폴란드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2차 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남은 2주 동안 최대한 많은 진전을 이루길 바란다며, 미-북 협상은 비핵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미-북 양측은 긴장 완화와 군사적 위협 축소, 북한 주민들을 위한 밝은 미래 조성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같은 날 미국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검증과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유지를 강조하며 “이런 제재를 완화하는 대가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미국의 온전한 의도”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엥겔 위원장은 최근 VOA에 2차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의 진의에 거듭 의구심을 표명하며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계기가 되지 않는다면 “시간 낭비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미-북이 연락사무소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보다 비핵화 조치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연락사무소 설치는 좋게 들리지만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 진전 없이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 핵 시설) 사찰에 대한 모호한 소문은 있지만 세부 내용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거래를 하기 위해 외교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