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회담 현지 리포트] “제재 해제하면 영변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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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가 결렬된 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어 북한 측은 심야 긴급회견을 통해 북한이 요구했던 협상 내용을 밝혔는데, 영변 핵시설에 국한한 제안을 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노이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 김형진 / 영상편집 : 조명수)
김정은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입니다. 협상이 결렬되고 숙소로 복귀한 김 위원장과 수행원들은 거의 모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후 자정이 넘어 리용호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북한은 유엔 제재 일부를 해제하면 영변 핵물질 생산시설의 완전한 폐기를 제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리용호 / 북한 외무상]
"민수 경제와 특히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 시설들을 미국 전문가들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입니다."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실험 발사의 영구적 중지도 문서로 확약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한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북한의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향후 협상을 다시 해도 북한의 방안은 변함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회담 결렬 직후 북한에는 영변 이외에도 규모가 굉장히 큰 핵 시설이 있다면서,

북한 측은 핵 무기와 미사일 시설은 물론 핵 신고서 제출 문제도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
"(비핵화 신고 목록에) 영변 핵시설을 중요하지만 미사일, 핵탄두, 무기 시스템 등이 빠져 있습니다. 우리가 다루지 못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을 신고해야 합니까?) 예, 신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 그 부분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측은 제재 해제를 앞세우면서 비핵화를 위한 추가 핵시설 등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 비핵화의 핵심은 영변뿐 아니라 고농축우라늄 제조 등 다른 시설을 모두 아우른다는 입장이었고,

북한은 영변 지역 핵시설에 국한한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분석되면서 양측의 간극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생산적이었고 김 위원장과의 관계도 굳건하다고 말했지만 합의 결렬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두 정상간 관계 설정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노이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