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의 스포츠 소식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라면, 보통 풋볼(미식축구)과 야구를 꼽습니다. 특히 야구에는 ‘America’s Pastime’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요. 여가 시간에 야구 경기를 관람하거나, 동네마다 야구장에서 직접 뛰는 미국인이 많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인기 높은 야구의 중심 무대, 메이저리그(MLB) 2019 시즌이 공식 개막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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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야구경기 현장음]
메이저리그 올 시즌을 앞두고 특급 선수들의 거액 계약이 이어졌습니다. 이 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한 팀들이, 전통의 강호들에 도전장을 내면서, 어느 해보다 흥미진진한 승부를 예고하는데요.
최근 몇 년 순위경쟁에서 뒤처진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가장 크게 움직였습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 연고팀 ‘내셔널스’의 대표 타자였던, 브라이스 하퍼를 영입했는데요.
하퍼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어느 팀과도 교섭할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 Free Agent) 자격을 얻었는데요. 필리스가 총액 3억3천만 달러에 13년 계약으로 데려갔습니다.
필리스는 하퍼의 가세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넘어, 최종 결승전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다짐하고 있는데요.
또 다른 대형 FA였던 매니 마차도는 하퍼 보다 한발 앞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계약했습니다. 10년 3억 달러 조건이었는데요.
오랫동안 하위권에 머물러온 파드레스는 마차도가 팀 재건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취: 야구경기 현장음]
이처럼 FA 들의 몸값이 줄줄이 3억 달러를 돌파하자, 곧 FA가 될 내부 선수들을 붙잡아 두려는 각 팀의 노력도 가열됐는데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현역 최고 타자로 꼽히는 마이크 트라우트와 12년 연장 계약을 맺었습니다. 총액이 무려 4억3천만 달러에 달하는데요.
트라우트는 야구뿐 아니라, 농구, 풋볼, 아이스하키를 포함한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계약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렇게 막대한 금액으로 계약한 선수들이, 과연 몸값을 해줄지가 이번 시즌 최대 관심사인데요.
[녹취: 야구경기 현장음]
28일 북미 주요 도시에서 개막 경기가 열렸습니다. 30개 팀이 저마다 최고 투수, ‘에이스(ace)’들을 선발로 냈는데요. 그 서른 명 중에 한국인 선수가 포함됐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영광을 안았는데요.
박찬호에 이어, 한국 선수론 두 번째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 투수입니다. 박찬호는 2001년 다저스,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개막 경기 선발로 나섰는데요.
[녹취: 야구경기 현장음]
‘야구 세계화’를 위해, 한 주 앞서 메이저리그는 아시아로 갔습니다. 20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 도쿄 돔에서 특별 개막 경기를 했는데요.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대결했습니다. 일본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는데요. 2001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일본인 선수, 스즈키 이치로의 은퇴 경기를 겸했습니다.
스즈키는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 출장을 시작해,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지난해 시애틀로 복귀했는데요. 통산 2천653경기, 3천89안타, 타율 3할1푼1리로 화려한 경력을 마무리했습니다.
도쿄 개막 경기에서는 진기록도 나왔습니다. 애슬레틱스의 크리스 데이비스가 두 점짜리 ‘홈런’을 쳤는데요. 데이비스는 최근 3년간 개막전에서 모두 홈런을 날렸습니다.
홈런이란,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방망이로 쳐서, 400ft(약 120m) 정도 거리의 담장을 넘기는 걸 보통 가리키는데요. 단박에 1점을 얻게 됩니다.
앞선 타자가 1루와 2루, 3루에 한 명이라도 나가 있었다면, 1점을 더해 2점 홈런이 되고요. 주자가 두 명 있으면 3점 홈런, 세 명 있으면 4점을 얻는 ‘그랜드 슬램(Grand Slam)’, 만루 홈런이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로 막을 올린 메이저리그 2019 시즌, 우승은 어느 팀이 할지, 또 분야별 수상 주인공은 누가 될지, 스포츠 매체마다 다양한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보스턴 레드삭스의 2연패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우승 팀으로 ‘월드시리즈’에 나가, 내셔널리그 우승 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물리쳤던 레드삭스는 올해도 최상급 전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년 연속 최종 승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데요. 월드시리즈 연속 제패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를 연패한 팀은 뉴욕 양키스인데요. 양키스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이긴 이후로, 지금까지 연패 팀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동부지구 맞수인 양키스가, 레드삭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요.
중부에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서부에선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강팀들로 꼽힙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지난해 우승팀인 서부지구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중부의 ‘시카고 컵스’, 동부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각축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합니다.
최근 수년 동안 동부지구 최강자였던 워싱턴 내셔널스는, 브라이스 하퍼가 빠진 공격력을 메우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신 주력 투수 맥스 슈어저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엠엘비닷컴(mlb.com)’은 올 시즌 전망 기사에서, 슈어저가 개인 통산 네 번째 ‘사이 영’ 상을 탈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사이 영 상을 네 차례 이상 탄 사람은 역사상 네 명밖에 없는데요. 로저 클레멘스, 랜디 존슨, 스티브 칼튼, 그리고 그렉 매덕스같이 전설적인 선수들입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조금 전에 ‘사이 영’상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사이 영 상은,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에서 매년 가장 뛰어난 투수에게 주는 상입니다. 아메리칸 리그 15개 팀 투수 중에 한 명, 내셔널리그 15개 팀에서 한 명, 이렇게 단 두 명만 받게 되는데요.
메이저리그 초창기인 1900년대, 보스턴의 명투수였던 ‘사이 영(Cy Young)’을 기념하는 상입니다. 영은 불같이 빠른 공을 던져, 타자들이 헛방망이를 돌리기 일쑤였는데요.
원래 이름은 덴튼 트루 영(Denton True Young)이었지만, 공이 사이클론(Cyclone), 태풍처럼 빠르다고 해서 사이 영이란 애칭으로 불렀습니다.
사이 영 상의 역사는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지금까지 60년 넘는 경륜이 쌓이면서, 수상자 수와 선정 방식이 변했습니다.
현재는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지정된 기자단의 투표로 뽑아, 최종 결승전인 ‘월드시리즈’ 이후에 발표하는 형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 소식 전해드렸고요, ‘사이 영’상의 유래도 알아봤습니다.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야구를 다룬 희극 영화 ‘메이저리그(Major League·1989)’에 엄청난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나오는데요. 별명이 Wild Thing, ‘거친 녀석’입니다. 이 영화 주제가, ‘X’악단이 부르는 Wild Thing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