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스포츠 세상] '황제의 귀환' 타이거우즈

미국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가 14일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세계 곳곳의 스포츠 소식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미국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가, 최고 권위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제패했습니다.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이 대회 우승인데요. 2005년 네 번째 승리 이후, 무려 14년 만입니다. 우즈의 극적인 재기를, 스포츠 계는 물론이고 미국 사회 전체가 반기고 있는데요. 타이거 우즈와 마스터스 소식, 오늘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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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스포츠 세상] `황제의 귀환` 타이거우즈

우즈는 지난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습니다. 4 라운드 통산 13언더파 275타로 우승을 확정했는데요.

12언더파로 공동 2위를 기록한 미국의 더스틴 존슨, 잰더 쇼플리, 브룩스 켑카를 1타차로 따돌렸습니다.

‘언더파(under par)’란 기준(par)보다 공을 적게 쳤다는 이야기고, 타수가 낮을수록 더 잘하는 건데요. 13언더파는 기준에서 13번이나 덜 친 겁니다.

골프 애호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즈에게,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하겠다고 15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이 훈장은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상훈 가운데 하나인데요.

“믿을 수 없는 재기와 성공을, 스포츠뿐 아니라 삶에서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포츠 각 종목 유명 선수들도 일제히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기”라고, 농구선수 스테판 커리가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테니스선수 세레나 윌리엄스는, 우즈의 우승 장면을 보고 “울었다”면서, “남다른 위대함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즈의 ‘믿을 수 없는 재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이제부터 들어가 보겠습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골프 하면 타이거 우즈, 타이거 우즈 하면 골프로 통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마땅한 적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인 선수였는데요. 1998년부터 무려 12년 동안 세계 순위 1위를 지켰습니다.

그래서 주요 대회가 열리면 우즈가 우승하는 게 당연시됐습니다. 어쩌다 우즈가 2등으로 밀리기라도 하면, 오히려 그게 더 뉴스가 됐는데요.

골프에 관심 없는 사람도 타이거 우즈는 알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2008년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우즈의 경력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해 갑작스레 나락으로 떨어졌는데요.

불륜 추문에 휘말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골프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면서, 부진을 거듭했는데요. 우승은 고사하고, 대회마다 기록 상위권에서 우즈의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그만그만한 선수들과 함께 중하위권을 맴돌았는데요. 우즈 본인뿐 아니라 골프계, 스포츠계 전체에 충격이었습니다.

우즈는 이혼 후 마음을 다잡는 듯했지만, 허리를 비롯해 몸 곳곳 부상에 시달렸습니다. 이후 골프채를 잡기 힘들어지면서, 팬들의 기억 속에서 타이거 우즈의 이름이 잊혀졌는데요.

하지만, 우즈는 경기장에 서려는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허리 수술을 거듭하면서 간간히 PGA 투어에 복귀했는데요.

쉽진 않았습니다. 예전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는데요. 골프 팬들은 ‘한물갔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스포츠 매체들도 우즈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는데요. 은퇴 선언이 머지 않은 것으로 일각에서 예측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9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투어 챔피언십’에 우즈가 나갔는데요. 예상을 깨고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이때부터 골프 팬들이 우즈를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요.

결국 이번에 마스터스 우승으로 완벽한 재기를 알렸습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PGA챔피언십, US오픈, 디 오픈과 함께, PGA 투어 4대 ‘메이저(주요) 대회’인데요.

골프장 잔디밭 같은 녹색 겉옷을 우승자에게 입혀줍니다.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직업 골프 선수 최고 영예로 꼽히는데요.

우즈가 처음 그린재킷을 입었던 때가 1997년, 스물한 살 때였습니다. 앳된 얼굴이었는데요. 앞서 마지막 그린재킷을 걸쳤던 2005년에도, 여전히 20대 패기 넘치는 청년의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의 우즈는 많이 달라졌는데요. 머리숱이 듬성듬성 옅어진 얼굴로 그린재킷을 입은 모습이, 세월의 흐름을 말해줍니다.

세월을 거슬러 다시 일어선 우즈에게, 대중이 찬사를 보내고 있는데요.

우즈는 이제 골프 역사를 바꿀 도전에 나섭니다. 두 가지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왔는데요.

먼저 PGA투어 전체 81승으로, 샘 스니드의 82승 최고 기록에 1승 차로 다가섰습니다. 스니드가 81승 당시 48세였던 걸 감안하면, 아직 43세인 우즈의 신기록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 남아있는데요. 우즈는 이번 마스터스 우승으로, 메이저 통산 15승을 올렸습니다. 마스터스 5승에, PGA챔피언십 4승, US오픈 3승, 디 오픈 3승을 쌓았는데요.

잭 니클라우스가 가진 최고 기록 18승에 3승 차로 따라붙었습니다.

우즈가 이 기록을 깨서, 새 이정표를 세울지 팬들의 최고 관심사가 됐습니다.

골프는 넓은 잔디밭에서, 긴 채로 딱딱한 공을 때려 멀리 있는 구멍에 넣는 운동입니다.

웬만한 동네마다 골프장이 있는 미국과 서양에서는 대중적인 스포츠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주말과 휴일에, 골프채를 자주 잡습니다.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골프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여유 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귀족 스포츠’라는 의식이 있습니다. 유명인들이 고액 내기골프를 했다는 논란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요. 나라의 큰 일을 뒤로하고, 공직자들이 골프를 치러 갔다는 시비도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201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오크몬트 클럽에서 열린 US오픈 골프 챔피언쉽에서 팬들이 경기를 구경하고 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가 마스터스, PGA챔피언십, 그리고 US오픈, 디 오픈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US오픈과 디 오픈에 공통적인 ‘오픈’이란 무슨 뜻일까요?

‘오픈(open)’은 ‘열려있다’는 뜻의 영어 단어입니다. 누구에게나 참가 자격을 개방한 건데요. 직업선수(프로)나 동호인(아마추어) 구분 없이 도전할 수 있는 대회입니다.

테니스에 특히 오픈 토너먼트가 많은데요. 그래서 프로와 아마추어 실력 차가 가장 적은 운동 중 하나가 테니스입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미국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가 14년 만에 마스터스 우승으로 재기한 소식 전해드렸고요, 스포츠 각 종목의 ‘오픈’ 대회가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타이거 우즈가 경기장에 나갈 때마다 즐겨 듣는 곡인데요. 마크 모리슨이 부르는 ‘Return of the Mack’입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