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원 정부개혁위 소환장 겨냥 소송 제기...케인 연준 이사 지명 계획 철회

22일 부활절을 맞아 백악관 '달걀굴리기'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이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새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에 지명될 것으로 알려진 허먼 케인 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명 계획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미국 사회보장 제도 재원이 곧 바닥날지 모른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 22 반격을 시작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이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와 회계법인 ‘마자스USA’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트럼프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회사 집단입니다.

진행자) 소송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 감독위 위원장이 마자스USA에 소환장을 발부해서 지난 8년간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의 재정 명세(financial statements)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는데요. 이걸 막아달라는 겁니다. 마자스USA는 지난 8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의 재정 명세를 관리했습니다.

진행자) 커밍스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재정 명세를 요구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가 지난 2월 의회 청문회에 나와서 한 증언이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코언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거나 국세청(IRS)에 세금 보고할 때 본인과 회사 자산을 상황에 따라 부풀리거나 축소했다고 주장했는데, 이 주장을 밝히기 위해서 커밍스 위원장이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을 다룬 특검 조사가 끝났지만,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조사를 여러모로 진행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특히 다수당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원 세입위원회는 IRS에 트럼프 대통령 세금보고 명세를 요구했고요. 하원 정보위원회와 금융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과 독일 은행인 도이체방크 사이 거래 명세를 요구했습니다. 또 하원 법사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을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런 압력에 소송을 내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하원을 상대로 소송을 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소장에서 소환장을 낸 커밍스 위원장 조처가 효력이 없고 이를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정 명세를 입수하려는 건 개인 정보를 노출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하고 이를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려는 것이라고 변호인단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입법 행위와 관련 없는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는 불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서 커밍스 위원장 쪽에서는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커밍스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소송으로 자료 제출을 막으려는 건 전례 없는 일이고 법적 근거 역시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커밍스 위원장 요구가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법률 전문가들은 대부분 법으로 연방 의회가 입법 활동과 관련 없는 문제를 조사하면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법원이 커밍스 위원장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진행자) 22일에는 하원 법사위원회가 소환장을 발부했죠?

기자) 네.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이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을 상대로 소환장을 발부해서 의회에 나와 증언하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특검 보고서가 나온 맥갠 고문이 논란의 중심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맥갠 당시 법률고문에게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게 말해서 로버트 뮬러 특검을 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맥갠 고문은 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죠? 특검은 이 일을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수사를 방해하려 한 시도로 판단했는데요. 그래서 민주당이 맥갠 전 고문을 청문회로 불러내 증언을 들으려는 겁니다. 민주당이 특검 수사와 관련해 백악관 참모에게 소환장을 발부한 건 맥갠 전 법률고문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설명했나요?

기자) 그런 지시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자기 지시를 따르지 않은 참모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특검 보고서가 나온 뒤에 민주당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문제도 제기됐는데, 22일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자신의 견해를 밝혔죠?

기자) 네. 펠로시 의장이 이날 민주당 하원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편지에서 현재 민주당 안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면서, 그런데 탄핵 청문회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뭡니까? 역시 탄핵 추진에는 조심스러운 태도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윤리적이지 않고 부도덕한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진실을 밝히고 미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데 필요한 개혁 방안을 제시하자고 권고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22일 민주당 하원 의원들과 함께한 전화 회의에서도 지금으로서는 탄핵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신중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다음 대선이 1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섣불리 탄핵을 추진했다가 탄핵에 성공하지도 못하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섭니다. 탄핵 추진에 반발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결집하면, 대선에서 민주당이 오히려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실제로 민주당이 탄핵에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라 가능합니다. 하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들 분위기를 보면, 탄핵안이 상원에서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연방준비제도 새 이사로 거론됐던 허먼 케인 씨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지명 계획을 밝혔는데,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군요?

기자) 네. 새 연준 이사에 지명될 것으로 알려진 허먼 케인 씨가 지명을 철회해 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케인 씨 결정을 존중하고 그가 좋은 친구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케인 씨가 지명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케인 씨나 트럼프 대통령 모두 자세한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언론은 케인 씨가 상원 인준을 받을 가능성이 작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밋 롬니 상원의원을 포함해 여러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이미 케인 씨 인준에 반대한다고 밝힌 겁니다.

진행자) 이들 공화당 의원이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경험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또 케인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강하게 지지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서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기자) 그럼 케인 씨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모양이군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연준이 정치적으로 독립성을 지켜야 하는데, 케인 씨 같은 트럼프 대통령 충성파가 연준 이사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허먼 케인 씨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과거에 한 피자 업체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요. 지난 2012년에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때 치러진 공화당 경선에서는 밋 롬니 후보가 승리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당시 케인 씨가 경선 초반에 ‘9-9-9’ 세금안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이건 법인세율과 개인 소득세율, 그리고 판매세율을 모두 9%로 하자는 안이었는데요. 하지만,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중도에서 경선을 포기했습니다.

진행자) 케인 씨는 그럼 금융권 경력은 없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케인 씨는 지난 1990년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이사와 이사장을 맡은 바 있어서 금융권에 완전히 문외한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에 지명하겠다고 사람이 케인 외에 1명이 있죠?

기자) 네. 연준 이사 자리가 현재 두 자리가 비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허먼 케인 씨와 보수파 논객인 스티븐 무어 씨를 지명할 뜻을 밝힌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무어 지명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무어 씨 지명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무어 씨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 충성파인 데다가 경력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거기에 최근에는 한 잡지에 쓴 칼럼에서 본인 부인을 포함해 여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무어 씨는 이 글에 대해 그냥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한 병원 의사가 메디케어 수혜자인 고령 환자를 방문 진료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사회보장 제도 재원이 곧 바닥날지 모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만간 연방 의회가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미국인들이 사회보장 제도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미국 사회보장 기금을 신탁 운용하는 행정부 관리들이 22일 연례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내년이면 나가는 돈이 들어오는 돈보다 더 많게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일이 처음인가요?

기자) 역사상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1982년 이후 거의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되는데요. 그보다 더 큰 문제는 2035년이면 기금이 바닥난다는 겁니다.

진행자) 기금이 바닥난다면, 수혜자들이 돈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입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준비금이 있기 때문에 혜택을 갑자기 중단하는 건 아닌데요. 하지만 100% 다 주진 못한다고 합니다. 원래 약속한 연금의 4분의 3정도밖에 줄 수 없게 된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한 달에 100달러 연금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이 75달러밖에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준비금도 이대로라면 2093년에 고갈될 상황이라고 하네요.

진행자) 미국에서는 소셜시큐리티(Social Security)와 메디케어(Medicare)가 대표적인 사회안전망 제도죠?

기자) 맞습니다. 소셜시큐리티는 은퇴자를 위한 사회보장 연금, 또 메디케어(Medicare)는 노인들을 위한 의료 혜택을 말하는데요. 미국 노동자들은 급여를 받을 때 보통 소셜시큐리티와 메디케어 세금을 떼고 받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은퇴했을 때 각자 그동안 낸 돈에 따라서 매달 일정액을 연금으로 받게 되고요. 메디케어를 통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겁니다.

진행자) 둘 다 20세기 들어와서 생긴 제도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회보장제도는 1935년 미국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던 대공황 시기에 도입됐는데요.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민주당이 미국인들이 은퇴 후 최소한 생활 유지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사회보장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메디케어, 노인 의료보장 제도는 그보다 30년 뒤인 1966년에 생겼습니다.

진행자) 현재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말 기준 6천300만 명이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이 은퇴한 사람들 본인이었는데요. 하지만 수혜자가 사망하면, 생존한 배우자나 가족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돈이 바닥나게 된다는 겁니까?

기자) 2차 세계대전 후 출산율이 매우 높았던 시기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수혜자 수가 크게 늘어난 점을 먼저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부양해야 하는 젊은 세대 인구는 이에 훨씬 부족한 겁니다. 지금 일하는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은퇴자들을 부양하는 셈이어서 그런데요.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지금부터 2040년까지 65살 이상 미국인의 수가 30% 이상 더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인데요. 또 점점 올라가는 의료 비용도 메디케어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메디케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로 다뤄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을 비롯해 여러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메디케어포올(Medicare for All)’을 도입하자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노인들과 일부 빈곤층만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어를 모든 미국인을 대상으로 확대해서 정부가 운영하는 단일 건강보험 제도로 개편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 예산 부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기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알렉스 아자르 보건후생부 장관 등 이번 보고서를 낸 관리들은 연방 의회 조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의회가 가능한 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민주당이나 의회는 이 문제를 다루길 주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의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길 꺼리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기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보장 세금을 올리거나 혜택을 줄여야 하는데요. 어떤 식으로든 미국인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선거운동 당시 소셜시큐리티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세금 감면 정책 등을 통해 미국 경제가 최소한 4% 이상 성장하게 한다면, 기금 부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현재 미국 경제는 견실한 상태지만, 4% 성장률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