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소식통 “북-중 정부, 탈북민 체포 공조 강화”

지난 2015년 3월 중국 훈춘의 북-중 접경에 철책이 세워져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탈북이 더욱 위혐해지고 탈북 비용도 올랐다.

북한과 중국 정부는 탈북민 체포에 대한 공조를 중단하고 국제법을 준수해 보호해야 한다고 국제 인권단체들이 ‘VOA’에 밝혔습니다. 중국 공안에 최근 체포돼 북송 위기에 놓인 탈북민들도 두 나라 당국이 공조해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내 탈북민과 중개인 색출을 위해 중국과 북한 정부가 공조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의 소식통은 2일 ‘VOA’에 북한 보위부의 사주를 받은 북한인 혹은 보위부 요원이 탈북민으로 가장해 한국으로 향하는 탈북민 그룹에 들어간 뒤 탈북 중개망 정보를 파악해 모두 체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센양(선양)에서 지난 주말 공안에 체포돼 북송 위기에 놓인 탈북민 7명도 비슷한 사례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탈북민 7명 중 북한에서 직접 탈출한 사람은 당초 알려진 2명이 아니라 4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행히 이들을 지원한 중개조직은 중국 공안의 단속을 피했지만, 이런 사례가 늘고 있어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내 탈북민 구출단체인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도 ‘VOA’에, 이런 사례가 계속 발생해 주의를 더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북한은 탈북자뿐 아니라 이들의 탈출을 돕는 사람들을 잡아야 하고, 중국도 국제사회로부터 계속 인권 문제 (비난)에 시달리고 있어서 자국 내 탈북자들을 돕는 사람들을 나름대로 잡아야 하고.”

중국 내 중개인들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탈북민들을 일정 규모로 모은 뒤 움직이기 때문에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함께 이동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의 공조 형태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체포한 탈북민 중 1~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지 않고 한국으로 보내 정보원으로 활용하면서 탈북 중개조직을 색출하거나, 탈북 일가족 중 1명을 볼모로 중국에 남겨 다른 탈북민 체포에 활용한 뒤 보상으로 한국으로 보내는 방법이 대표적이란 지적입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런 북한과 중국 당국의 공조는 국제 원칙에 어긋난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VOA’에 전 세계 정부들은 북한과 중국 정부에 탈북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공조를 끝낼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Governments around the world should demand an end to this rights abusing collaboration between North Korea and China.”

탈북민들이 권리를 존중받도록 국제사회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그러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최근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민 7명을 고문과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북한으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고위 탈북민들이 휴먼 라이츠 워치에 증언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모든 탈북민은 구금돼 다양한 고문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송환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 3월 40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정례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며, 주민들이 북한을 떠나거나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근본적인 권리를 북한 정부가 인정할 것을 촉구했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2일 ‘VOA’에, 유엔 회원국인 북한과 중국이 인권 보호가 아니라 인권 탄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유엔 가입국들의 국제협력은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협력이 돼야 하지만 북-중 협력은 완전히 인권 탄압을 위한 국가 간 협력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특히 유엔난민조약과 의정서 비준국의 이행 의무를 무시하고 비인간적인 김정은 정권과 인권 유린 정책을 열심히 보호하고 있다는 겁니다.

세계기독인연대(CSW)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 팀장도 탈북민이 처한 어려움은 국제사회의 깊은 우려 사안이라며 중국은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구금중인 탈북민 7명을 강제로 북송하지 말고 한국이나 제3국가로 보내도록 국제사회가 이를 위급한 사안으로 여겨 중국에 긴급히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저스 팀장] “The international community must urge China, with utmost urgency, to allow these people to proceed to South or a third country, not to forcibly repatriate them to North…”

중국은 그러나 탈북민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경제이주민, 중개인들은 인신매매범이라고 주장하며 단속과 강제송환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