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타나 보고관 “유엔 회원국들, UPR에서 북 정치범수용소 문제 제기해야”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1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유엔 회원국들이 9일 열릴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 회의에서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 정부가 주민들의 생활 개선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도록 설득하는 기회로 UPR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9일 열리는 북한에 관한 UPR 심사를 앞두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성명에서 “UPR은 유엔 회원국들이 인권 문제에 관해 북한 정부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UPR이 북한 정부가 주민들의 생활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는 노선으로 국정운영을 바꾸도록 설득하길 바란다는 희망을 나타냈습니다.

보편적 정례검토, UPR은 47개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이 193개 모든 유엔 회원국의 인권 상황을 5년 주기로 심사하는 절차입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특히 이번 UPR에서 “유엔 회원국들이 정치범수용소 문제를 제기하길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단지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한 이유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으며, 이는 존엄 속에 살아야 할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에 반하는 것으로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북한 정부는 지난 두 차례의 UPR에서 정치범수용소는 북한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장일훈 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지난 2014년 10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범과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정면 부인했습니다.

[녹취: 장일훈 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정치범수용소라는 건 정치범 자체라는 말도 모르고, 정치범수용소는 있을 필요도 없고 없다, 아예. 명백히 없다는 거, 그런데 자꾸 이거 무슨 탈북자요 뭐요, 이런 것들 내세워 가지고 완전 조작입니다.”

하지만 유엔과 인권단체들은 위성 사진과 수십 명에 달하는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에 ‘관리소’로 불리는 정치범수용소가 명백히 존재한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특히 최종보고서에서 적어도 4개의 정치범수용소에 8만~12만 명의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지난달 ‘VOA’에 보낸 이메일 답장에서 정치범수용소 문제를 거듭 지적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옛 소련이 관리소와 비슷한 강제수용소를 어떻게 해체했는지 배울 특별한 기회”라고 강조했었습니다.

미국 정부도 앞서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사전질의서에서 북한 정치범들이 수용소에서 벌목과 탄광 등으로 강제노역에 시달리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었습니다.

한편 한국의 11개 대북 인권단체가 이번 북한에 관한 UPR 심사를 서울에서 합동 모니터링하며 언론 설명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8일 VOA에 유엔에서 생중계되는 UPR 심사를 함께 시청하면서 내외신 기자들에게 북한 대표단이 주장하는 인권상황의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