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을 만나보는 '인물 아메리카'. 오늘은 음악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정체성을 가르친 아론 코플랜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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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코플랜드는 교향곡, 피아노곡, 성악곡은 물론, 연극, 영화, 무용 등 여러 분야의 작품을 만들어 낸 작곡가입니다. 미국 최고의 현대 음악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그는 지휘자이기도 하고, 저술가, 명 연사에, 음악 교수이기도 했습니다.
음악 평론가들은 코플랜드가 음악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그들이 누구인지를 교육시켰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는 인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코플랜드는 자신의 음악 속에 미국의 여러 가지 전통적인 요소를 가미해 정체성을 강조했습니다.
아론 코플랜드는 1900년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동유럽에서 건너온 유태계 이민자 가정이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피아노를 배운 코플랜드는 불과 8살 때 어머니를 위해 노래를 작곡했을 정도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습니다.
20대 초반 코플랜드는 프랑스 파리로 가 나디아 블랑제 밑에서 공부했습니다. 나디아 블랑제는 당시 가장 소문난 음악 교사였습니다. 코플랜드는 거기서 프랑스 작곡가들이 전통적인 프랑스 문화를 강하게 작품 속에 반영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강한 인상을 받은 코플랜드는 미국으로 돌아와 아메리카의 특징을 살리는 많은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초기의 작품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콘체르토”에는 재즈 음악의 요소를 가미했습니다. 미국 서부를 주제로 한두 개의 발레곡 중 하나는 유명한 총잡이 “빌리더킷” (Billy The Kid)의 이야기를 다룬 것인데, 코플랜드는 그 속에 카우보이 노래를 이용했습니다.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기리는 곡, “링컨의 초상화” 속에는 미국의 포크 송과 남북 전쟁 때 유행했던 음악들을 가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링컨의 연설문과 서간에 들어 있는 말도 집어넣었습니다.
링컨의 초상화는 미국에서 무척 많이 연주되는 곳이 됐습니다. 그리고 여러 유명 인사들이 공연 중 링컨의 연설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그 중에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부인 엘리노어 여사도 들어있었습니다.
1942년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18명의 작곡가에게 미국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음악을 작곡해 주도록 부탁했습니다. 코플랜드는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를 내놓았습니다. 이 곡은 몇몇 대통령의 취임식을 비롯해 미국의 각종 국가적인 행사에서 연주됐습니다.
코플랜드는 자신의 저서 ‘우리의 새로운 음악’에서 “라디오와 음반의 인기로 인해 음악에 있어서 전혀 새로운 대중이 등장했다, 그런데 마치 그런 기기들이 없었을 때와 같이 음악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하면서 보다 쉽고 보다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어 내는 데 주력했습니다.
1940년대 중반에는 유명한 발레곡 “애팔라치아의 봄”을 작곡했습니다. 이 곡은 코플랜드의 작품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곡 중 하나입니다. 코플랜드는 영화음악도 많이 작곡했습니다. 영화 여자 상속자라는 의미의 “에어리스”의 주제 음악은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1950년대 이 영화가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라는 제목으로 상영됐습니다.
생애 후반기 코플랜드는 실험적인 12음 기법의 작곡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음악은 이해하기 쉽지 않았고 인기도 높지 않았습니다. 1960년대가 되자 코플랜드는 작곡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지휘자로, 또는 후배들을 가르치는 일에 열정을 다했습니다.
코플랜드는 뉴욕시에 있는 뉴스쿨(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 대학과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하버드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1964년 린든 존슨 대통령은 코플랜드에게 민간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코플랜드는 그 외에도 퓰리처상을 포함한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1982년 뉴욕의 퀸스대학(Queens College)은 아론 코플랜드 음악대학을 설립했습니다.
아론 코플랜드는 1990년 90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정체성을 살린 그의 음악은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