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학들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 중서부에 있는 명문 사립,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 두 번째 시간입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시카고대학교는 1890년 미국의 석유 재벌 존 D. 록펠러가 세운 사립대학교입니다. 미국 동부에 있는 8개의 사립대학을 일컫는 아이비리그는 아니지만, 2019년 'US News & World Report' 미국 대학 평가 순위에서 컬럼비아, 예일, MIT와 함께 나란히 공동 3위를 차지한 명문 중의 명문대학입니다.
"시카고대학의 구성"
시카고대학교는 현재 학부와 대학원 합쳐 1만6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재학 중인데요. 학부는 생명과학, 인문학, 사회과학 등 5개의 단과대학으로 구성돼 있고요. 여기에 50여 개의 전공과 40여 개의 부전공 과정이 있어서 본인의 적성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학문을 연마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전공은 계량경제학과 수량경제학, 생물· 생명공학, 수학, 정치학·정부학, 공공정책분석학 등이고요. 특히 경영대학원과 법과대학원, 의과대학원, 행정대학원은 미국 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드높습니다.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도서출판국"
시카고대학교의 또 다른 자랑거리 중의 하나는 바로 대학 출판사인데요.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 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1891년 설립된 시카고대학교의 도서출판국(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은 대학 출판국으로서는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설립 후 지금까지 수많은 대학교재와 서적을 출판해왔습니다. 현재는 매년 350개에 이르는 대학 교재뿐만 아니라, 수많은 교수의 연구논문과 저서, 전문학술지, 백과사전, 전자책 등을 출판하고 배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140개가 넘는 산하 연구기관"
시카고대학교는 또 실용 학문보다는 순수 학문에 치중하며 최상급의 연구 활동이 이뤄지는 대학으로도 유명한데요. 물리학연구소와 천문학 연구소, 해양생물학 연구소 등 산하 연구기관만도 140여 개가 넘는다고 하네요. 다시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지난 시간 소개해드렸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세계 최초로 자동 핵 연쇄 반응 실험에 성공해 일본군의 손을 들게 만든 주역인 '엔리코 페르미 핵 연구소', 미국 에너지부와 공동으로 핵 원자로 분야를 연구하는 '아곤국립연구소', '해양생물학연구소', 중동지역 학술 분야와 정부 기관 업무 등을 연구하는 '중동연구소' 등 140여 개에 이르는 최첨단 학문 연구소들이 시카고대학 캠퍼스 안에 있습니다."
시카고대학은 그 명성에 걸맞게 세계적인 석학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에도 열심이라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대학이 보유한 자산이 2018년 6월 30일 기준, 82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재계와 정부의 연구기금을 받아 연구 활동이 활발히 진척되고 있습니다. 특히 2002년부터 2007년까지 20억 달러 규모의 기금 모금을 위한 '시카고 이니셔티브(The Chicago Initiative)'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세계적 석학들을 끌어들이며, 우수한 학생들의 유치를 위한 장학 기금 증액과 연구 시설 증축이 활발히 전개될 수 있었습니다."
"시카고대학교 입학 현황"
이번에는 시카고대학교의 입학 현황을 좀 알아볼 텐데요. 2018년 시카고대학교 신입생들의 통계를 보면, 약 3만2천 명이 지원해서 2천300명 정도만 입학 허가를 받으며 7.2%의 입학 허가율을 보였습니다. 학생들의 인종별 분포도 아시안이 23%, 중남미계가 15%, 흑인이 9% 정도로 높은 다양성을 나타냈습니다.
"신입생 선발 규정"
그렇다면 시카고대학교의 신입생 선발 규정은 어떻게 될까요? 계속해서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의 도움말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시카고대학교의 신입생 지원에는 2가지의 조기 지원 방식이 있습니다. 11월 1일까지 원서접수가 마감되고 지원자는 구속력을 가져서 입학이 허가되면 반드시 시카고대학에 입학해야 하는 '1차 얼리디시젼(Early Decision I) ' 방식과, 지원자가 구속력을 받지 않고 입학 허가를 받아도 본인이 원하면 다른 대학에 진학하는 게 허락되는 '얼리액션(Early Action)' 방식이 있는데요. 이런 조기 지원은 12월 중순 입학 여부가 통보됩니다. 그리고 또 한차례 2차 얼리디시젼(Early Decision II) 조기 지원이 있는데요. 이는 1월 2일까지 원서접수가 마감되고 2월 중순경에 입학 허가가 통보됩니다. 정규 지원도 1월 2일 지원서류가 마감되고, 3월 말경 입학 허가 여부를 통보받게 됩니다."
"시카고대학교의 입학 사정"
이번에는 시카고대학교의 입학 사정을 알아보겠는데요. 시카고대학교도 앞서 소개해드린 여러 다른 좋은 대학들처럼 신입생을 선발할 때 학업적 우수성 말고도 전체적인 면을 다 들여다보는 '홀리스틱심사방식(Holistic review process)'을 채택하고 있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시카고대학교는 어떤 사람이 성공적인 지원자인가에 대한 수치적인 공식을 정해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원자의 고교 성적과 특별활동 기록, 에세이, 추천서, 그리고 SAT나 ACT 같은 표준시험 성적을 놓고 기본적인 검토를 시작합니다. 입학사정국은 '홀리스틱심사방식(Holistic review process)'을 채택함으로써, 지원 학생이 보여주는 외형적인 성취도뿐만 아니라 시카고대학교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적격자인지 심도있게 살피게 됩니다. 즉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학문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있으며, 이를 이루기 위해 어떤 고교생활을 했는지 등이 분명히 나타나야 합니다. 이런 선정 기준에 따라 지원자의 서류는 일차적으로 그 지역의 환경을 잘 아는 지역 심사관이 먼저 읽고, 평점과 소견서를 첨부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이 지원서들은 본교 입학사정관들에 의해 여러 번 읽혀지면서, 최종적으로 선별되는 인원수의 윤곽이 잡히게 됩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시카고대학교에 들어온 신입생들, 좀 쉴 법도 한데 입학하자마자 대부분 책 속에 파묻힌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보통 신입생들은 고교 시절 내내 대학 입시 준비로 지쳤던 심신이 조금 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시카고대학교의 신입생들은 입학하자마자 공부벌레가 되어 도서관이 제2의 집이 되어야 2학년 진급이 가능하고, 대학 생활 동안 깊은 학문의 세계에서 지식을 탐구하지 못하면 시카고대학에서의 학창 시절은 전혀 무의미할 것이라고 선배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시카고대학교는 여러 대학 안내 책자에서 학생들의 공부 시간이 가장 많은 대학의 하나로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시카고의 부흥을 일으킨 학교"
시카고대학교가 있는 시카고시 남쪽의 하이드파크(Hyde Park)는 한때는 쇠퇴일로를 걸었던 곳입니다. 하지만 시카고대학교가 지역 부흥에 앞장서면서 지금의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한 거라고 하네요. 대학이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좋은 예인 셈이죠.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시카고대학교가 소재한 하이드파크는 한때는 중산층들이 탄탄한 안정권을 누리며 거주했지만 1950년대 들어 쇠퇴하기 시작했는데요. 이에 대한 방안으로 시카고대학교는 뉴하이드파크 지역 도시 현대화 개발 운동의 주 스폰서로서 시카고 도시 부흥을 일으켰습니다. 일례로 1952년에만 해도 55가는 술집이 20개도 넘는 골목이었는데, 오늘날에는 수많은 차량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널찍한 도로에 최신형 고층 건물들이 자리 잡는 거리로 변모했습니다. 44대 바락 오바마 대통령도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에 변호사로, 또 시카고대학교에서 12년간 헌법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 동네에서 살았습니다. "
이 하이드파크에서 남쪽으로 10여 분 떨어진 곳에 공원이 하나 있는데요. 이 잭슨 공원에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과 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여전히 시카고대학교를 조금만 벗어나면 우범지역도 많고,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종종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안전을 염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단 '캐슬(성)'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학교 안으로만 들어서면 중세의 사원을 연상케 하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학교 당국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거리마다 경찰을 배치하는 등 여러 가지 범죄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워낙 학문 과정이 어렵기로 유명한 시카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안전 우려보다는 공부를 제대로 따라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더욱 고민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고 하네요.
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됐습니다. 다음 주 이 시간에는 또 다른 미국의 명문대학 소개해드리기로 하겠고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