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부들, 불법월경자 수용 개정 반대 소송...오클라호마, 미 제약회사에 배상금 부과

23일 미국 텍사스주 딜리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남부 텍사스 가족 거주 센터' 에서 망명 신청 중인 이민자들이 지내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20개 지역 정부가 이른바 ‘플로레스 합의’를 바꾸려는 연방 정부 조처가 부당하다면서 소송을 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방 이민당국은 병 치료를 위해 임시로 미국 안에 머무르고 있는 불법체류자들에게 미국을 떠나라고 통보했습니다. 오클라호마주 법원이 지역 내 오피오이드 확산 책임을 물어 제약회사 ‘존슨 앤드 존슨사’에 거액의 배상금을 물렸습니다. 최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이후 연방수사국(FBI)에 들어온 신고가 급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정부가 지난주에 불법이민자 가족을 무기한 구금할 수 있는 규정을 발표했는데, 이 조처 시행을 막아달라는 소송이 나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 등 19개 주 정부, 그리고 수도 워싱턴 D.C. 정부가 연방 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연방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불법월경자 구금 관련 규정을 막아달라는 내용인데요. 소송을 낸 측은 소장에서 연방 정부가 이미 수용소에 있는 아이들을 적절하게 처우하는 데 실패했고, 새 규정이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소송 대상이 된 규정이 이른바 ‘플로리스 합의(Flores Settlement)’와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플로리스 합의’는 지난 1997년에 연방 정부와 캘리포니아 중부 지구 연방 지법이 합의한 방안입니다. 이 합의에 따라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가 잡힌 아이들, 정확하게 말하면 18세 이하 미성년자들은 최대한 빨리 풀어주거나 아니면 일반 수용소가 아닌 지역 정부가 허가하고 보안이 완화된 시설에 수용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플로리스 합의는 아이들을 풀어주라고 했는데, 이 아이들은 누구에게 인도되는 겁니까?

기자) 네. 미국에 있는 부모나 친척, 아니면 법적 보호자에게 인도됩니다. 원래 이 합의에는 아이들 수용 기간을 규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별도 해석에 따라 최대 20일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다 잡힌 아이들은 어떻게 처리했나요?

기자) 이런 경우는 사실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연방 정부가 선택할 방안은 가족 모두를 풀어주거나, 아니면 아이는 풀어주고 다른 성인 가족은 그대로 구금하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아이들을 가족과 분리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부모에게서 떼놓는 것이 비인간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고요. 그러자 결국 법원에서 분리된 아이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 상태에서 연방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아이들과 가족을 모두 풀어주는 것밖에 없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풀어주거나 지역 정부가 보장한 시설로 옮겨야 하는데, 일단 애들을 가족과 분리할 수 없고, 또 가족들을 함께 수용하라고 승인된 시설이 없으니까 이들을 모두 풀어줬습니다.

진행자) 그럼 연방 정부가 21일에 발표한 새 규정은, 이제는 가족을 그대로 풀어주지 않겠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관련 이민 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함께 수용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새 규정에는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이들을 수용하라는 항목은 없는데요. 국토안보부 측은 이민 당국이 이들의 신병을 처리하는데 걸리는 두 달 정도 수용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가 이런 규정을 만든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케빈 매컬리넌 연방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새 규정으로 관련 제도가 가진 구멍을 막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제도의 구멍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요?

기자) 네.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 잡히면 아이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풀어주니까, 아이를 앞세워서 가족 단위로 미국 남부 국경으로 몰려드는 사람이 늘어나는 폐단이 있는데, 이걸 막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소송을 낸 지역 정부들은 이 규정이 부당하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필요한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구금 기간을 늘리면 특히 아이들이 나쁜 환경에 노출된다는 겁니다. 원고 측은 또 이 조처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수용소가 늘어날 텐데, 그러면 이게 의도적으로 사람들 수용기간을 늘리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 연방 정부가 새로운 조처를 했다는 보도가 있더군요? 치료를 위해서 임시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들에게 미국을 떠나라고 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미국 이민국(USCIS)이 본인이나 가족의 병 치료, 아니면 긴급한 재정적 상황 때문에 미국에 임시로 머무는 것을 허용하거나 추방을 피할 수 있도록 한 조처를 중단한다는 사실을 당사자들에게 통보했다고 몇몇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게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제도(DACA)’와 비슷한 제도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 사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가 DACA죠? 그런데 이 DACA와는 별도로 불법체류자라도 병 치료나 재정적인 이유로 미국에 임시로 있게 해주는 제도도 있었는데요. 대략 1년에 1천 건 정도 이런 요청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그간 이런 이유로 체류를 허용받아서 미국에 있던 사람들은 이제 미국에서 나가야 하는 겁니까?

기자) 네. 33일 안에 미국에서 나가지 않으면 추방 대상이 됩니다.

진행자) 이 조처도 불법체류를 근절하겠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에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조처를 연속해서 공개하고 있군요?

기자) 네. 얼마 전에는 푸드스탬프 같은 사회복지 혜택을 받은 사람이 이민 신분을 바꾸는 것을 강력하게 제안하는 규정을 도입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앞서 제 3국을 경유해 미국에 온 사람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제약회사 존슨 앤드 존슨 로고.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가 미국 안에서 큰 문제로 떠올랐는데, 오클라호마주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 중요한 판결이 나왔네요?

기자) 네. 주 법원은 제약회사 ‘존슨 앤드 존슨(Johnson & Johnson)’ 측에 배상금 5억7천200만 달러를 주 정부에 지급하라고 26일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이게 오클라호마주 정부가 존슨 앤드 존스사를 상대로 낸 소송 결과죠?

기자) 네. 오클라호마주 정부는 거대 제약회사인 존슨 앤드 존슨이 오피오이드를 불법적으로 판촉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낸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존슨 앤드 존슨이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원고 측은 존슨 앤드 존슨이 오피오이드를 오클라호마에 과다하게 공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의사들에게 약 효용을 과장하고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의사들이 오피오이드를 과다하게 처방해서 공중보건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는 겁니다. 존슨 앤드 존슨은 그간 이 지역에서 오피오이드나 몸에 붙이는 오피오이드 ‘패치’뿐만 아니라 오피오이드 제조에 필요한 원료도 판매한 바 있는데요. 오클라호마주 정부는 지난 2007년과 2017년 사이 오피오이드 과다 처방으로 오클라호마에서만 4천여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원고 주장에 대해 회사 쪽에서는 어떻게 해명했습니까?

기자) 네. 필요한 진통제를 법에 따라 공급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선전한 약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증명됐고 약 효능을 의사들에게 선전하는 건 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오피오이드 중독 현상은 외국 등에서 유입된 약이 불법 유통된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오클라호마주 법원이 이런 회사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원은 존슨 앤드 존슨이 오피오이드 중독과 사망률 증가, 또 이로 인한 새로운 질병 발병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회사 측은 판결에 불복해 주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오클라호마주 정부가 오피오이드 위기와 관련해서 소송을 제기한 회사가 원래 더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테바, 그리고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옥시코틴을 만드는 퍼듀파르마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퍼듀파르마는 지난 3월 2억7천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하고 합의했고요. 테바사도 재판이 시작되기 직전 8천500만 달러를 내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안에서 오피오이드 관련 소송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거의 모든 주 정부와 1천600개 이상 지역이 오피오이드 제작업체와 유통업체를 상대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번 오클라호마주 판결이 주목을 끌었는데요. 이 판결이 다른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지난 6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 주 엘파소에서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흰 십자가를 세웠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텍사스주 엘파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 사건 이후 연방수사국(FBI)에 총기 난사 경고 등 위험한 징후나 수상한 행동을 신고하는 건수가 급증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FBI가 최근에 공개한 통계인데요. 지난 8월 첫째 주 이후 FBI 산하 ‘전국위협작전센터(National Threat Operations Center)’가 받은 신고가 3만8천 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보통 주당 2만2천 건 정도가 접수됐는데, 엘파소와 데이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난 뒤에 신고가 70%나 급증했습니다. 참고로 두 지역에서는 총기 난사로 모두 31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위협이나 수상한 행동을 FBI에 어떻게 신고하는 겁니까?

기자)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신고는 FBI만 받는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역 경찰도 신고를 받습니다. 이번 FBI 통계는 지역 사법당국에 접수된 신고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접수한 신고는 어떻게 처리하나요?

기자) FBI가 직접 조사하거나 아니면 지역 사법당국에 넘기는데, 접수한 모든 신고가 즉각 대응이 필요한 건 아니라고 합니다.

진행자) 사법당국이 이런 신고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총기 난사 사건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자기 계획을 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국토안보부 산하 ‘전국위협평가센터(National Threat Assessment Center)’가 2017년과 2018년에 희생자가 많이 난 공격 55건을 조사해 보니까 용의자 4명 가운데 3명이 공격하겠다고 미리 위협하거나 이를 경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이런 위협을 감지한 사람이 미리 신고하면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건데, 최근에도 이런 신고로 잡힌 사람들이 있었죠?

기자) 최근 몇 주 새 신고로 6명 이상이 체포되거나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 사법당국은 엘파소, 데이턴 사건 이후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에서 공격을 위협한 사람도 20명 이상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신고로 잡힌 사례로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위스콘신주에 있는 한 창고에서는 어떤 직원이 총을 쏘겠다고 위협했다가 체포됐고요. 앨라배마에서는 한 사람이 자기 친구가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교회에서 사람들을 살해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시간주와 플로리다주에서도 비슷한 신고로 용의자가 체포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FBI는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가지고 수상한 행동을 사법당국에 즉시 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