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한국 ‘지소미아’ 종료…북한에 좋은 환경”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북한이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에 대해 직접 언급 대신 한국 매체를 인용해 우회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북한에게는 미국 일본의 영향력 약화 속에 대 한반도 전략 수립에 좋은 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편집: 한상미)
북한이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에 대해 직접 언급 대신 한국 매체를 인용해 우회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북한에게는 미국 일본의 영향력 약화 속에 대 한반도 전략 수립에 좋은 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선전매체 ‘메아리’는 한국의 한 인터넷 매체가 지난 23일 게재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는 의미 있는 한걸음이다’ 라는 제목의 사설 전문을 소개했습니다.

이 사설은 한국 정부의 협정 종료 결정이 적어도 외교적 굴욕으로 이어지는 길을 단호히 거부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며 우회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이 협정이 ‘친일 역적과 결탁해 세상에 나온 매국 협정’이라며 폐기를 주장해 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에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눈엣가시였다며, 협정 종료로 북한의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협정이 미한일 공조를 이어주는 끈이자 미한 동맹의 핵심 요소인데 협정 종료로 그 끈이 느슨해지면 북한 입장에서는 바람직하고 한국은 안보적 측면에서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유호열 /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한테는 대외 환경으로는 굉장히 좋죠. 자기들로서는 한국이 하나의 위협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제거할 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자기들이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요소도 되는 것이고.”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을 지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북한의 ‘갓끈 전술’이 저절로 실현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곽길섭 / 원코리아센터 대표
“북한의 대남전략 중에서 ‘갓끈 전술’이라는 거예요. 한 쪽은 일본으로 자동적으로 날아갔거든요. 이제 한 쪽만 붙어있는데 그 미국하고의 끈은 자연스레 느슨해지면 모자가 소용이 없는 게 되죠.”

그러면서 북한은 앞으로 바람을 불게 할 수도 있고 비가 오게 할 수도 있다면서 북한 입장에서는 여러 조건들이 좋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 역시 VOA에, 미한일 동맹이 깨지면 미국과 일본의 대한반도 영향력이 약화되고 그만큼 한국의 독자성이 강화되는 만큼 한국 정부가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대외전략을 고려할 때 미한일 삼각 안보 협력 체제가 흔들리는 것은 북한에게 매우 좋은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