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이 미국과의 대화 전제 조건으로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오늘(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이란 국민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전쟁을 멈추지 않는 한, 경제적 테러를 멈추지 않는 한 미국과 (대화에) 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자리프 장관이 말한 ‘경제 전쟁’과 ‘경제적 테러’란 미국 정부가 지난해 복원한 대이란 제재를 가리킵니다.
자리프 장관은 “테러 분자들과는 협상하지 않는 게 문명 세계의 기본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미국)이 방(협상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면 입장권이 있다”며 “그 입장권은 합의를 준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합의는 지난 2015년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출범 직후, 이 합의가 이란의 핵 능력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없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제어할 장치가 없는 점을 들어 탈퇴했습니다.
미국이 제재를 풀고 합의를 준수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자리프 장관의 오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회견에서 밝힌 미-이란 정상회담 제안에 거부 의사를 거듭 확인한 것입니다.
자리프 장관은 최근 아시아 주요 국가들을 순방하며 지지를 넓히는 노력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 27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핵 합의 유지에 양국이 공동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어제(28일)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면담하고 “이란은 절대 긴장 고조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자리프 장관은 아시아 순방에 앞서 지난 25일 G7 정상회의가 열린 프랑스 비아리츠도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등과 만났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