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백악관에서 우주사령부를 출범시켰습니다. 우주사령부 부활로 미국은 우주군 창설에 한 발 다가섰습니다. 해외에 주둔한 미군이나 정부 관리들 아이들의 미국 시민권 취득 관련 규정이 변경됩니다. 원유나 가스 채굴 시 메탄 누출을 금지한 규정을 연방 정부가 완화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29일 백악관에서 눈길을 끄는 행사가 있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그리고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백악관에서 ‘우주사령부(Space Command)’ 출범식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서 이날이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등 적대국들이 우주 공간을 무기화한다면서 우주사령부 창설로 우주에서 미국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우주사령부는 완전하게 새로 만든 조직이 아니죠?
기자) 네. 지난 1985년에 공군 산하에 창설됐다가 2002년에 해체됐는데, 이후 우주사령부 임무는 ‘전략사령부(US Strategic Command)’가 맡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전략사령부에 이관됐던 임무를 다시 떼어내서 우주사령부를 부활한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우주사령부를 새로 설립한 게 아니라 부활한 겁니다. 우주사령부는 미국의 11번째 사령부입니다.
진행자) 다시 출범한 우주사령부 임무가 뭡니까?
기자) 우주 공간에서 미국의 군사적, 전략적 이익을 지키는 것이 주요 임무입니다. 미국은 우주 공간에 군사용 인공위성을 띄어서 위치, 목표물 확인이나 정찰 등 다양한 작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우주사령부는 이런 활동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방부는 그간 우주 공간에서 적대국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해 왔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이 지적된 바 있습니다. 두 나라는 특히 전자전이나 요격용 미사일 등으로 미국이 사용하는 군사용 위성을 무력화하거나 파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위협에서 미군의 우주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우주사령부가 구성됐으니까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우주군’도 출범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우주군 창설은 아직 준비 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연설에서 우주사령부 부활은 우주군 창설의 예비 단계라고 밝혔는데요. 우주사령부 창설이 우주군 창설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우주군이 미국의 6번째 군이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에 우주군을 창설하라고 명령했죠?
기자) 네. 올해 2월에 우주군 창설을 지시하는 정책 명령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책 명령에서 국방부에 180일 안에 필요한 예산을 제기하고 90일 안에 우주군 창설에 따른 군 구조 개편안을 제시하라고 지시한 바 있었습니다. 우주군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군용 위치추적(GPS) 체제 운용이나 정찰, 그리고 탄도미사일 탐지-요격 작전, 또 적국 위성을 파괴하는 작전을 수행합니다.
진행자) 그럼 군인을 직접 우주에 보내는 건 아니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 군인이 유영기구를 갖추고 우주를 날아다니는 그런 개념은 아닙니다.
진행자) 현재 미군이 5군 체제죠?
기자) 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가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원래 우주군을 완전하게 독립된 군 조직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일단은 공군 산하에 두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창설됐던 군이 공군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 공군이 육군에서 독립한 바 있습니다. 만일 우주군이 창설되면 70여 년 만에 새로운 군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진행자) 우주군 창설은 의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 아닙니까?
기자) 네, 연방 의회가 근거 법을 만들고 예산을 주어야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우주군을 창설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앞서 VOA가 입수한 국방부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는 앞으로 5년 동안 매해 7천30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공군 측은 지난해 9월에 보낸 메모에서 앞으로 5년간 13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예측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우주군 창설에 대한 연방 의회 쪽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어서 우주군 창설 작업이 연방 의회에서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새 이민 관련 규정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해외 주둔 미군 자녀의 시민권 관련 규정이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이민국(USCIS)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해외에 있는 군인이나 관리들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에게 자동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주던 것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핵심인데요. 새 규정은 오는 10월 29일부터 발효됩니다.
진행자) 현재 관련 규정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이제까지는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권자 군인이나 관리가 현지에서 애를 낳으면 아이들에게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줬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렇게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국적 부여에서 이른바 ‘속지주의’ 원칙을 따르고 있죠?
기자) 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한테는 부모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시민권을 줍니다. 그런데 이제까지는 군인이나 정부 관리로 미국 시민권자인 부모가 해외에 있을 때 난 사람들도 미국에서 태어난 것으로 간주해서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새 규정 적용 대상이 된 아이들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길이 영원히 막힌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18세 생일이 되기 전에 시민권 취득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서 이걸 통과하면 미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새 규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아이가 태어난 다음에 부모가 미국 시민이 된 경우, 또 부모가 미국 시민이더라도 미국에서 전혀 살아보지 않은 경우, 부모가 나중에 귀화한 시민권자인데, 이민법이 요구하는 만큼 미국에 실제로 살지 않은 경우가 있고요. 그런가 하면 부모가 해외에 있을 때 입양한 외국 국적 아이들도 적용 대상입니다.
진행자) 상당히 복잡한데 이민국이 해당 규정을 바꾸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민국은 기존 규정이나 법에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서 새 규정을 만들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국적 부여에 있어 속지주의 원칙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이민국이 내놓은 규정이 이런 주장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까요?
기자) 그런 비판도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과 친 이민단체 쪽에서 이런 말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켄 쿠치넬리 이민국 국장 대행은 29일 트위터에 그런 지적을 일축했습니다. 새 규정은 속지주의 원칙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해외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아이들에게만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민국이 공개한 새 규정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까?
기자) 이민국과 전문가들 예측으로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AP 통신은 29일 이민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한 해 20명에서 25명 정도만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연방 정부가 원유나 가스 채굴 때 메탄가스를 유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 규제가 풀린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연방 환경보호청(EPA)이 최근 공개한 내용입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2016년에 유전이나 가스전에서 시추할 때 나오는 메탄가스를 유출하거나 불태우는 것을 금지했는데, 이 규정을 없애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가 메탄 유출을 금지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방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메탄은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강한 온실가스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잘 아시듯이 온실가스는 지구 기온을 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진행자) 석유나 천연가스를 캘 때 메탄이 나오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추업자들은 메탄가스가 나오면 이걸 그냥 대기 중으로 방출하거나, 아니면 불을 붙여서 태워버립니다. 그런데 메탄은 시추 중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천연가스를 운반할 때나 공장에서 처리할 때도 조금씩 새어 나온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미국에서 메탄이 온실가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EPA는 미국에서 방출되는 온실가스 가운데 메탄가스가 1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이 석유나 천연가스 산업에서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만든 규제로 메탄가스 대기 방출량을 한 해 약 18만t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시추할 때 나오는 메탄을 불태우거나 그냥 방출하지 않으면 이걸 어떻게 처리했던 건가요?
기자) 네. 메탄가스도 일종의 천연가스이기 때문에 새어 나오는 메탄은 모아서 쓰거나 팔면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메탄 유출 금지 규정을 뒤집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기존 규정을 지키는 게 관련 업계에 너무 큰 부담이라서 이걸 없애겠다는 겁니다. 연방 정부는 기존 규제가 석유와 가스업체에 매년 1천700만 달러에서 1천90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추산한 바 있었습니다. EPA는 또 미국 안에서 석유 가스 채굴 시 나오는 메탄가스 양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새 규정을 시행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는데, 이번 조처도 그런 움직임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발전소 온실가스 배출 규제, 그리고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 메탄가스 규제 완화 방안은 60일간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안이 확정됩니다.
진행자) 새 규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이나 환경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규제 완화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역행한다는 겁니다. 또 셸이나 엑손모빌 같은 대형 석유 회사들도 기존 규정을 바꾸지 말라고 연방 정부에 촉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가운데 몇몇 지역 정부와 단체가 새 규정 시행을 막으려고 소송을 내는 걸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반면에 업계를 대변하는 민간 단체인 미국 석유연구소는 규제 완화를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