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치범 수용소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밝혔습니다. 북한 정부에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독립적인 국제감시단의 방북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에서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인 관리소가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이달 말 뉴욕에서 개막하는 제74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에 수많은 정치범들이 최악의 여건 아래 수감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 단체들이 계속 북한의 관리소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최근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들로부터 북한에 있을 때 관리소로 보내질 수도 있다는 뿌리 깊은 공포를 갖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국가보위성 요원들이 반국가 행위 용의자들을 영장이나 사법적 절차 없이 자의적으로 체포한 뒤 심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용의자들을 관리소로 보낼지 여부는 전적으로 국가보위성이 결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용의자의 가족들은 결정 내용이나 가족의 행방에 관해 전혀 통보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퀸타나 보고관은 지난 3월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밝혔습니다.
[녹취: 퀸타나 특별보고관] “Reports about people being sent to political prison camps, without any legal or procedural guarantees, persist.”
아무런 법적, 절차적 보호장치 없이 북한 주민들이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고 있다는 보고들이 계속 있다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 5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북한 인권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북한에는 정치범이라거나 정치범 수용소란 표현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에서 8만 명에서 12만 명에 달하는 정치범이 적어도 4개의 대규모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북한 정부에 관리소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독립적인 국제감시단이 상황을 살펴볼 수 있도록 방북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또 북한 당국이 정보와 통신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한다며,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감독,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극도의 제한이 광범위하게 자행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중대한 구조적 실패라고 지적하면서, 특히 어린이와 임신부, 수유모 등이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더 나은 삶을 찾아 중국으로 탈출하는 탈북민들이 매우 위험한 여정에 직면한다며, 특히 탈북민의 대다수인 여성들이 강제결혼이나 인신매매에 취약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국 당국에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송환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앞서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의 탈북자 단속 강화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퀸타나 특별보고관] “Information suggests China may have recently strengthen…”
중국 정부가 북한 정부와 공조해 탈북민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점점 더 많은 탈북민들이 중국 선양에 구금돼 있다는 보고들이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3명의 탈북민에 대한 우려를 담은 4건의 긴급 호소문을 중국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퀸타나 보고관은 북한의 인권 상황에 개선의 조짐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평화 회담에 인권 문제가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에서 지적된 북한의 인권 문제들이 향후 평화 협상에 포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오는 10월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보고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