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 정상 ‘평화조약’ 협상 결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과 군사적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현실 때문에 러-일 평화조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5일) 제5차 ‘동방경제포럼’이 진행 중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영토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조약 체결로 가자고 푸틴 대통령에게 요구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불행하게도, 우리에게 애석한 일이지만 군사, 방위 문제, 안보 문제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먼저 “우리는 일본이 미국을 포함한 제3국에 대해 한 약속 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러시아는 주일미군 활동 확대와, 일본의 미국산 무기 도입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이에 대한 견해차를 결국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차 평화조약 체결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일 평화조약은 2차 세계대전의 적대관계를 공식적으로 끝내는 절차입니다.

2차대전 당시 연합국의 일원이었던 옛 소련과 패전국 일본 사이에 종전 처리가 되지 않아, 국제법상으로는 70여 년째 전쟁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국은 평화조약을 맺기 위해 실무협상단을 꾸려 몇 년째 교섭 중이지만 영토 분쟁 등으로 인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극동 지방의 캄차카반도와 일본 열도 북쪽 끝 사이에 있는 쿠릴열도 남부 섬 네 곳의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북방영토’로 불리는 이곳은 2차대전 종전 무렵 소련군이 점령했습니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이 지역을 ‘반환’하는 게 평화조약 체결의 전제조건이라고 러시아 측에 요구해왔습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늘 아베 총리와 회담 직전, 쿠릴 4개 섬 중 하나인 ‘시코탄’에 신설된 수산물 가공공장 가동 기념식에 중계 영상으로 참가해 축하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