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미국 등 외부세력이 반정부 시위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며,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중국 중앙정부가 이런 주장을 펼친 적이 수 차례 있지만 홍콩 당국이 직접 나선 것은 처음입니다.
람 장관은 오늘(1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나 그 밖에 다른 나라가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홍콩 정부는 외국 의회가 입법 활동을 통해 내정에 관여하려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람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홍콩 인권민주법안(Hong Kong Human Rights and Democracy Act of 2019)’을 정면 비판한 것입니다.
이 법안은 미 당국이 매년 심사를 통해 홍콩의 자치 수준이 낮다고 판단할 경우, 홍콩을 중국과 구별해 부여하는 무역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또한 홍콩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한 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람 장관은 이 법안에 대해 “홍콩에 있는 1천 400여 개 미국 기업은 홍콩과 미국의 우호 관계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홍콩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완전히 불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콩 시민 수만 명은 지난 주말 센트럴 차터가든 광장에서 시위를 벌인 뒤 미국 총영사관으로 행진해, 이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바란다는 청원서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도 이 법안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며, “미국의 특정 정치인들이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미 관계와 홍콩의 안정· 번영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미 의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홍콩 관련 입법을 진행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홍콩 주민들과 함께 서서, 그들의 권리인 희망과 자유, 민주적인 미래를 요구하는” 목적이라고 앞서 입법 취지를 설명하고, 공화-민주 양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