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참여한 3차 TV 토론회가 12일 진행됐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10명 후보들은 여러 현안을 두고 공방을 주고 받았습니다.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에 필요한 조사 방안들을 12일 채택했습니다. 법사위원회는 이 방안들을 써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9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지금까지 1조 달러를 넘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12일 저녁 민주당 경선 주자들이 참여한 TV 토론회가 열렸군요?
기자) 네. 민주당 주자들의 세 번째 TV 토론회가 미국 동부 시각으로 이날 저녁 8시부터 약 3시간 동안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3차 토론회에서는 이전 토론회보다 토론 참석자가 많이 줄었죠?
기자) 1, 2차 토론회에서는 각각 20명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토론회 참가 허용 기준을 강화해서 모두 10명만 나왔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현역 상원의원으로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카말라 해리스, 코리 부커, 에이미 클로부처 의원, 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베토 오뤄크 전 연방 하원의원,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개발부 장관, 그리고 중국계 기업인 앤드루 양 씨 등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날 토론회는 이전과는 달리 하루만 진행됐는데, 여기서 어떤 말들이 나왔는지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먼저 건강보험 개혁 문제가 다뤄졌는데요. 질문자가 샌더스 의원이 제안하고 워런 의원이 지지하는 국가 단일 건강보험 제도인 ‘메디케어포올(Medicare for All)’에 관해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물었습니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먼저 여기에 드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반문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국가 단일 건강보험보다는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만든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를 확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후보들도 오바마케어처럼 공공 보험과 민영 보험을 공존시키는 것이 좋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에이미 클로부처 의원은 ‘메디케어포올’이 나쁜 생각이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과 워런 의원은 여기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메디케어포올을 반드시 실현해야 하고 비용은 거대 기업과 부유층에 매기는 세금을 올리면 댈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가 많은 민영 건강보험은 없애는 것이 좋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진행자) 토론회 초반에 건강보험 문제를 두고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개발부 장관과 바이든 전 부통령 사이에 설전이 있었죠?
기자) 네. 카스트로 후보가 바이든 전 부통령의 기억력을 문제 삼았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방금 2분 전에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힐난했습니다. 보험이 없어진 사람들을 자동적으로 공공 보험에 등록하는 것을 두고 한 말을 문제 삼은 건데요. 올해 76세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나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이면서 청중석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카스트로 전 장관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말을 잘못 알아들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이날 토론회에서는 총기 규제 강화 문제도 언급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든 후보들은 총기구매자 신원 조회 강화 등 총기 규제 강화에 찬성했습니다. 특히 텍사스 출신인 베토 오뤄크 전 연방 하원의원 발언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오뤄크 후보는 ‘AR-15’ 같은 공격형 소총을 정부가 돈을 주고 회수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는데요. 이날 토론회에서 당연히 공격형 소총인 AR-15와 AK-47를 모두 회수할 것이라고 말해서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현재 오뤄크 후보와 해리스 후보, 부커 후보가 이같은 공격용 소총 회수 방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민 개혁에 대해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경선 주자들은 미국이 이민자들 나라라면서 장벽 건설이나 망명 신청 제한 같은 트럼프 행정부 이민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사회자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오바마 행정부가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했던 사실을 지적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해명했습니다. 이날 토론회 말미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마지막 발언을 하는 동안 청중석에서 몇몇이 구호를 외쳐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제도(DACA)’를 살리라는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질문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외교와 관련해서는 요즘 아프가니스탄 무장 단체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이 진행됐던 관계로 아프간 철군 문제가 중점적으로 거론됐는데요. 워런 상원의원은 무조건 철군을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합의가 나오든 안 나오든 미군을 아프가니스탄에서 바로 철수할 것이라고 워런 의원은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피트 부티지지 시장은 앞으로는 전쟁을 하려면 대통령이 연방 의회에 주기적으로 승인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다음 경제 분야는 어땠습니까?
진행자) 사실 경제분야에서는 길게 나온 말이 없었습니다. 다만 중국과의 무역전쟁 문제가 거론됐는데요. 후보들은 대부분 보복 관세보다는 중국과의 협상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부티지지 시장과 기업가인 앤드루 양 후보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관세를 없애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이날 토론회에서 눈길을 끌었던 말이라면 무엇이 있었나요?
기자) 네. 앤드루 양 후보가 10명을 선정해서 선거자금에서 매달 1천 달러씩을 지급하겠다고 밝혀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양 후보는 기본소득 1천 달러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공약 시험 차원에서 10명에게 1년 동안 매달 1천 달러씩 주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선거법에 저촉될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3차 토론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은 누굽니까?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다른 후보들의 표적이 됐지만, 이전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뤄크 후보, 부티지지 후보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반응인데요. 워런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립니다. 워런 의원이 다른 후보를 비난하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이전만큼 못 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날 토론회의 실질적인 승자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란 얘기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토론회에 나오지 않았는데, 왜 언급됐나요?
기자) 네. 경선 주자들이 모두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치적을 강조하고 그의 정책 유산을 잇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실질적인 승자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나온 겁니다.
진행자) 반대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후보는 누군가요?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의 기억력을 문제 삼은 카스트로 전 장관을 먼저 꼽을 수 있습니다. 또 검사 출신인 해리스 의원과 클로부처 의원은 사법개혁 문제가 나왔을 때 수세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두 사람은 앞서 사법개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참고로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많은 시간 말한 사람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었고요. 그 뒤로 워런 의원, 코리 부커 의원, 그리고 샌더스 의원 순이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경선 주자 토론회는 이번이 끝이 아니죠?
기자) 네. 내년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해질 때까지 토론회가 모두 12번이 계획되어 있으니까, 앞으로 9번이 더 남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12일 중요한 방안을 처리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조사를 강화하는 규정들을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이날 처리한 규정을 바탕으로 조사를 강화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새로 채택된 규정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법사위 주관 청문회를 대통령 탄핵 조사로 지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해당 청문회에서 법사위 소속 변호사가 증인을 집중적으로 심문할 수 있도록 했고요. 기밀 내용이 있는 대배심 자료를 법사위가 비공개로 열람할 수 있게 했습니다. 거기에 백악관 관리들이 법사위 질문에 서면으로 답변할 수 있게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항목이 다 탄핵 추진과 관련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항목들을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심도 있게 진행해서 가급적 빨리 탄핵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원 법사위가 조사하는 항목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가장 중요한 게 역시 ‘사법방해’ 혐의입니다. 이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했다는 건데요. 이 문제를 조사한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은 여기에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밖에 대통령이 본인 성추문을 돈을 주고 입막음한 것, 국가 기관을 통해 사익을 편취했다는 의혹, 또 이민 관리들의 위법행위를 사면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의혹 등이 조사대상입니다.
진행자)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먼저 하원 법사위가 움직여야 하죠?
기자) 네. 하원 법사위가 탄핵소추안을 만들고 이게 하원 본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정식으로 발의됩니다. 참고로 탄핵 대상이 된 미국 대통령은 앤드루 잭슨, 리처드 닉슨, 그리고 빌 클린턴 대통령 등 모두 3명이었는데, 이들은 실제로 탄핵되지는 않았습니다.
기자) 이번 법사위 조처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더그 콜린스 공화당 하원 법사위 간사는 이 조처가 트럼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쇼’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법사위 조처를 비난하는 다른 사람들 글을 올렸고요. 2년 반 동안 자신보다 더 많은 일을 이룬 대통령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일 잘하는 대통령을 탄핵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원 법사위가 탄핵 추진 문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실제 탄핵 추진에는 소극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으로서는 탄핵안이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없는데다가, 이 문제가 내년 대선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해서 상당히 조심스러워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재정적자가 1조 달러를 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2019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지금까지 1조7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연방 재무부가 밝혔습니다. 2019 회계연도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를 말하는데요. 전 회계연도, 그러니까 2018년 회계연도 같은 기간보다 18.8%가 늘었습니다.
진행자) ‘의회예산국(CBO)’ 예상치와는 얼마나 차이가 나나요?
기자) 네. CBO는 지난 8월 이번 회계연도 재정적자를 9천600억 달러로 전망한 바 있었습니다. 한편 CBO는 앞으로 10년 동안 연간 재정적자가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CBO 전망치를 넘었는데, 최근에 연간 재정적자가 1조 달러가 넘었던 때가 언제였습니까?
기자) 네. 2012 회계연도에 거의 1조1천억 달러를 기록했으니까 7년 만에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재정적자가 이렇게 늘어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연방 정부가 거둬들인 것보다 쓴 게 훨씬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출 분야를 보면 2018, 2019 회계연도 예산이 크게 늘었습니다. 또 사회보장 연금과 노약자를 위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 지출도 많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정부 수입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대규모 세금감면 탓에 제일 중요한 수입원인 세수가 지출을 상쇄할 만큼 많이 늘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 재정적자가 많이 늘었죠?
기자) 네. 2017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지금까지 13%가 늘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미국의 누적 재정적자가 얼마나 되나요?
기자) 약 22조5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엄청나게 큰 규모인데요. 그나마 다행인 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2009년에 9.8%에서 현재는 5%로 줄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