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리비아 모델’ 아닌 독재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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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볼튼 전 보좌관 경질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가 주장했던 `리비아 모델’을 비판하고 가다피에게 무슨일이 일어났었느냐고 반문했었습니다. 하지만, 가다피 정권의 몰락은 독재체제에 맞선 봉기 때문이지 리비아 비핵화 모델 자체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트럼프 대통령이 볼튼 전 보좌관 경질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가 주장했던 `리비아 모델’을 비판하고 가다피에게 무슨일이 일어났었느냐고 반문했었습니다. 하지만, 가다피 정권의 몰락은 독재체제에 맞선 봉기 때문이지 리비아 비핵화 모델 자체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3년 12월, 리비아가 국제사회에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포기를 선언하자 미국은 즉각적으로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조지 부시 / 전 미국 대통령 (2003년 12월)
“오늘 트리폴리에서 무아마르 가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모든 무기를 공개하고 폐기할 것을 공식 확약했습니다.”

제재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과 체제 생존에 대한 불안감 등이 가다피가 핵을 포기한 주요 배경으로 분석됐습니다.

2005년 10월 리비아의 핵 폐기 완료 선언에 이어 이듬해엔 미국-리비아 국교정상화가 이뤄졌고, 리비아는 국제무대에 빠르게 편입됐습니다.

그리고 2011년 10월, 리비아에선 민중봉기와 내전이 벌어졌고, 가다피는 처참한 죽음을 맞으며 42년간의 철권통치는 막을 내렸습니다.

일각에서는 가다피의 비핵화 결단이 정권 붕괴를 자초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미 정부와 전문가들은 장기 독재에 염증을 느낀 국내 민주화 봉기가 정권 붕괴를 초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마크 토너 당시 국무부 대변인은 가다피 정권 붕괴는 핵 포기 때문이 아니었으며, 리비아 공습은 국민에게 총부리를 돌린 인도주의 재앙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정당한 대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크 토너 / 전 국무부 대변인( 2011년 3월)
“리비아 사태는 카다피 정권의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 포기와는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당시 유엔 등 국제사회는 가다피 정권의 자국민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북한 정부는 반발했습니다.

나토군의 공습이 시작되자 리비아 핵 포기 방식은 안전담보와 관계 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상대를 무장해제 시킨 뒤 군사적으로 침략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튼 보좌관의 리비아식 모델 언급을 큰 실책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포괄적 합의, 단계적 보상’ 다시 말해 ‘선 핵 포기 후 보상’이란 리비아 비핵화 모델 자체보다, 북한이 이를 정권 붕괴와 연계해 느끼는 불안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게 실책이란 지적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