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바이든 언급"...미국-엘살바도르, 망명 관련 협정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문제를 논의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와 엘살바도르 정부가 망명 신청자가 미국 남부국경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한편 친 이민 단체와 민권 단체들은 이 합의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최근 중국인 유학생이 감소하면서 많은 미국 대학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문제를 논의했다고 22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이와 관련해서 잘못한 것이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통화 논란이 불거진 건 국가정보국(DNI) 감찰실에 들어간 한 내부고발이 사단이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월 12일 모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한 관리가 감찰실에 내부 고발을 접수했습니다. 그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외국 정상과 통화하면서 부적절한 ‘약속(promise)’을 했다는 겁니다. 이런 사실은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먼저 보도했는데요. 후속 보도로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한 외국 정상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무슨 약속을 했다는 겁니까?

기자) 언론 보도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와 관련한 약속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원조 제공을 조건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 씨를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 대화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가 거론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아들 헌터 바이든 씨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인 부리스마사 이사가 됐습니다. 그런데 친 러시아파였던 이 회사 소유주가 부패 혐의로 조사받고 있었는데요. 바이든 씨가 당시 아버지 조 바이든 부통령의 영향력을 이용해서 지난 2016년 관련 수사를 지휘하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을 낙마시켰다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검찰총장을 낙마시키지 않으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끊겠다고 위협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당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수사하라고 압박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재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더 논란이 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타격을 주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부당하게 압박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비판을 일축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텍사스에서 열리는 행사에 가기에 앞서서 기자들에게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지난 7월 25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전화를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때 우크라이나 부패 문제도 언급했는데, 바이든 부자 같은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 부패 문제에 얽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부패 문제를 언급했어도 바이든 부자를 수사하라고 압박한 적은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가 좋았고 통상적인 대화였으며, 잘못된 것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23일에도 트위터에 내부고발자의 신뢰성을 문제 삼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이번 논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논란이 커지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외국 선거에 개입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논란에 대해서 바이든 전 부통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20일 기자들에게 만일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 끝이 없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또 바이든 전 부통령은 21일에는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 쪽에서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게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해서 정적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해를 주려고 시도했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하원 법사위원회가 사법 방해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 논란이 민주당에 새로운 공세를 펼칠 구실을 줄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민주당 안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넘지 말아야 할 강을 넘은 것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에 소극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DNI 감찰실이 접수한 내부 고발 내용을 반드시 연방 의회에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원 정보위는 마이클 매과이어 DNI 국장 대행을 이번 주에 청문회에 불러 내부 고발 내용을 추궁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번 우크라이나 논란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뉴욕에서 탄핵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느냐는 질문에 전혀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장관대행(오른쪽)과 알렉산드라 힐 엘살바도르 외교부 장관이 지난 20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국가가 ‘협력적인 망명 합의’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최근 미국이 남부국경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급증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 엘살바도르와 눈길을 끄는 합의를 맺었군요?

기자) 네. 지난 20일 두 나라 고위 관리가 서명했는데요. ‘협력적인 망명 합의’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가 나왔습니까?

기자)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언론 보도로는 미국 남부국경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엘살바도르에서 관련 절차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합의를 한 건 미국 남부국경에 너무 사람이 몰려서 그런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 새 특히 중미 나라 사람들이 미국 남부국경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는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미국 정부가 이를 처리하는 데 아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원래 남부국경에서 이민을 신청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수용소에 있다가 자격이 되는 사람들은 일단 미국 안에서 풀려납니다. 이 사람들은 미국 정부가 정해준 날짜에 이민 법정에 출두해서 망명 심사를 받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체제에 ‘구멍’, 즉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구멍을 메우려고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는데, 이게 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최근에는 망명 신청 요건을 대폭 강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3국을 경유해서 미국 남부국경에 도착한 사람들이 내는 망명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건 주로 멕시코를 경유해서 미국 국경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는 중미 사람들을 겨냥한 조처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를 자국 내 수용소가 아닌 멕시코로 보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지난 20일 엘살바도르와 맺은 합의는 망명 신청자는 미국 안에서 수용하지 않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뒤에 관련 절차를 미국 안에서가 아니라 엘살바도르에 가서 기다리라는 겁니다.

진행자) 친 이민단체나 민권단체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가 망명 신청자들이 대기하기에는 부적절한 곳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실제로 엘살바도르가 치안이 상당히 불안한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범죄율이 높고 조직범죄가 극성을 부리는 곳이라 엘살바도르 사람들도 미국에 와서 망명을 많이 신청합니다. 친 이민단체들과 민권단체들은 미국 연방 정부가 신변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을 이번 조처로 다시 위험에 노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중미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오는 걸 막기 위해서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중미 나라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 댈러스 텍사스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선에 아시아계 학생들이 참석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대학에 유학 오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줄어서 많은 대학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 내 많은 대학에 중국인 유학생이 줄었는데, 이에 많은 학교가 대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에 공부하러 오는 중국인 유학생이 상당히 많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 안에 중국인 유학생이 대략 36만 명가량 되는데요. 이들이 미국에 있는 유학생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진행자) 그래서 중국 유학생들이 많은 미국 내 대학 재정에 상당히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대학에서 외국 유학생들은 미국 학생들보다 훨씬 비싼 학비를 냅니다. 그래서 숫자가 많은 중국인 유학생이 내는 돈이 대학 재정에 중요할 수밖에 없죠. 참고로 외국 유학생들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규모는 한 해 약 39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미국 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얼마나 줄어든 겁니까?

기자) 네. 몇몇 학교는 이번 가을 학기에 중국인 유학생이 5분의 1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벤틀리대학 같은 경우 새 유학생이 지난해 110명에서 70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또 버몬트대학은 23%, 그리고 네브래스카 주립 링컨대학교는 중국인 유학생 등록률이 20% 정도 떨어졌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덜 오는 까닭이 뭘까요?

기자) 네. 미국 대학 관계자들은 미-중 무역전쟁, 그리고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입국사증 발급이 까다로워졌다는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인 이후로 두 나라 관계가 불편한 상태인데, 이런 상황이 영향을 미친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 기술을 훔쳐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중국 유학생에 대한 인식이 악화하고, 그 결과 입국심사가 깐깐해진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됩니다.

진행자) 중국 학생들이 이런 상황 외에 미국 내 치안 문제도 우려한다는 지적도 있었죠?

기자) 네. 미국 안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자주 나니까 이걸 우려해서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는 중국 유학생도 꽤 있다고 합니다. 중국 대학 수준이 높아진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지적됐습니다.

진행자) 중국인 유학생 감소가 미국 대학들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일 텐데, 이런 상황에 학교 당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일단 중국인 유학생 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중국 안에서 학생 모집 활동을 강화했습니다. 또 인도나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 중국 외 나라 학생들 유치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일리노이대학 공학부와 비즈니스부는 2년 전에 보험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 보험은 중국인 학생이 20% 이상 줄어들면 6천만 달러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기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