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고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최장수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된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연방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조만간 내부고발자를 증언대에 세웁니다. 애덤 쉬프 위원장이 29일 NBC와 ABC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밝힌 계획인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에 처음 문제를 제기해 탄핵 조사를 촉발한 당사자를 청문회에 부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사자의 증언이 탄핵 조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쉬프 위원장은 “이미 우리가 본 것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유죄를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내부고발자가 “아주 빠른 시일 내에(very soon)” 증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내부고발자의 변호인들에 대한 신원조회 절차가 끝나는 대로, 당사자로부터 증언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를 불러온 이번 사태, 어떻게 된 일인지 다시 살펴볼까요?
기자) 지난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내용이 문제가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씨를 부패 혐의로 조사하라는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인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내년 대선에 나갈 민주당 유력 경선 주자 중 한 명이고요. 헌터 씨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이사를 지냈습니다.
진행자) 통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왜 문제가 되는 거죠?
기자) 정치적 경쟁자를 궁지에 몰기 위해, 대통령 직위를 이용했다는 겁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면서, 탄핵 조사 개시를 선언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통화에서 실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확인됐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이 녹취록을 공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의 우크라이나 관련 행적을 좀 알아봐달라고 말했고요. 이 문제에 대해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씨와 논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통화 내용이 어떻게 알려지게 된 거죠?
기자)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알려진 사람이 익명으로 내부 고발을 했습니다. 통화 내용의 부적절성을 제기한 건데요. 이 사안은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조셉 매과이어 국장한테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법무장관의 조언을 받아, 추가 조치는 안 하기로 했는데요. 그러자 DNI 감찰관인 마이클 앳킨슨 씨가 의회 정보위원회에 이 문제를 알렸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우크라이나 의혹은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내부고발자를 자신이 직접 만나겠다고 했는데요. 29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모든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나는 나를 고발한 자를 만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외국 정상과 나눈 대화를 부정확하고 사기성이 짙은 방식으로 묘사했기에 더욱 그렇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내부고발이 아니라 사기라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에게 스파이 행위를 벌인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탄핵 조사를 추진하는 민주당 측을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에 대해 “그의 거짓말은 의회에서 나온 거짓말 중 가장 뻔뻔하고 사악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 거짓으로 자신을 공격한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거짓말뿐 아니라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3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쉬프 위원장이 허위사실 적시를 일삼고 있다면서 “반역 혐의로 체포”해야 하지 않겠냐고 적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대한 여론은 어떤가요?
기자) 언론마다 탄핵 정국 관련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각 매체의 관점에 따라 탄핵 조사에 대한 찬성·반대 수치가 상당히 다릅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찬·반이 43%로 동률이었는데요. 사흘 뒤인 29일 CBS 조사에서는 55% 대 45%로 찬성 비율이 훨씬 높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국무부가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사용에 관해 조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가 주말에 보도한 내용인데요. 클린턴 전 장관을 보좌하거나, 함께 일했던 고위직 130여 명을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국무부 외교보안국 측은 이들에게, 몇 년 전 이메일 통신 내용을 소급해서 ‘기밀’로 지정했고, 따라서 보안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통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문제, 어떤 내용이었는지 우선 짚어보죠.
기자) 업무상 민감한 정보가 담긴 공문서들을 개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주고받아 보안규정을 어겼다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측이 크게 문제 삼았던 사안인데요. 트럼프 당시 후보는 TV 토론에서,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이 일로 감옥에 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감옥에 가야 할 정도의 문제라면, 대선 당시에는 조사가 안 됐나요?
기자) 연방수사국(FBI)이 조사를 했는데요. 이메일 수만 통 중에 100여 통이 기밀 정보를 포함했다고 대선 투표 약 4개월 전에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고의적 법 위반’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했고요.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은 불기소 처분을 법무부에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그게 3년여 만에 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 거네요?
기자)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이 문제를 들여다봤다고 합니다. 그러다 중간에 흐지부지됐는데, 지난달부터 다시 조사가 활기를 띠었다고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조사에 직면한 상황인데, 혹시 이와 관계가 있나요?
기자) 국무부 입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부터 일상적으로 해오던, 보안 조사에 관한 업무 표준 절차를 따를 뿐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백악관에 누가 있는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워싱턴포스트에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시기적으로 우연이라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이메일 수백만 통을 열람하는데 약 3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클린턴 전 장관 측은 국무부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조사가 아니라, 정치적인 압박이 분명하다고 보는데요. 클린턴 대선 캠프 대변인을 지낸 애드리언 엘로드 씨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를 트위터로 전달하면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도’라는 점이 기사 제목에 들어갔으면 훨씬 정확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조사받은 당사자들의 반응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통상적인 일이라고 여기고 싶지만 뭔가 좀 석연찮다”고, 이번에 조사를 받은 제프리 펠트먼 전 국무부 차관보가 워싱턴포스트에 밝혔습니다. 이미 국무부에서 퇴임한 뒤 유엔 사무차장으로 근무하던 2012년 5월 이후 보낸 이메일도 문제 삼는 등 무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조사받은 또 다른 전직 고위 관료는 “조사관들조차 이번 조사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에게 사과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최장수 전직 대통령이 된다고요?
기자) 네. 제39대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일, 95세 생일을 맞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24년 10월 1일생인데요. 이로써 가장 고령의 전직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에 남게 됐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공개 발언을 비롯해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어서, 최장수 기록을 한해 한해 갱신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진행자) 이렇게 장수한 전직 대통령이 없었나요?
기자) 41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94세까지 생존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서거했는데요. 카터 전 대통령이 한 살 더 많아지는 겁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이 어떤 사회활동을 활발히 했나요?
기자) 퇴임 후 출신지인 조지아주 일대를 중심으로,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집짓기 운동을 주도했습니다. ‘해비타트(Habitat)’라는 공익사업인데요. 암 투병 중에도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최근 넘어져 다친 고관절 수술을 받으면서 중단했는데요. 잠시 몸조리한 뒤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외교 사안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치·외교 사안에 어떤 목소리를 냈나요?
기자) 얼마 전 대통령직에 나이 제한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지난 17일 자신의 기념사업 기구인 ‘카터센터’ 연례보고회 연설 도중 언급한 내용인데요. 자신이 지금보다 15년 젊은 80세라 하더라도, 대통령 임무는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 발언이 왜 화제를 모았습니까?
기자) 마침 카터 대통령 소속 정당인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나이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입니다.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76세로 고령인 점을, 경쟁자들이 공격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내년 대선의 민주당 후보로 결정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면, 임기 중에 80세를 넘기게 됩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건가요?
기자) 공식적으로 그렇진 않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 측은 민주당 경선에서 이기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당시 연설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의 조건으로 “평화와 인권의 챔피언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를 이길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평화와 인권’을 미국 대통령이 추구할 중요 가치로 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고령에도 여전히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평화와 인권 촉진 활동을 펼쳐왔는데요. 최근에는 해외여행을 줄였지만, 여전히 카터센터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최근 VOA와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프리카에 외에 어디를 다녔습니까?
기자) 다닌 곳이 많은데요. 중국도 갔었고요. 북한을 3차례나 방문했습니다. 미국의 국가 원수를 지낸 인물이 북한에 간 것은 카터 전 대통령이 처음이었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뭘 했습니까?
기자) 1994년 판문점을 통해 방북해서, 평양에서 김일성 당시 주석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도 북한에 가서, 억류중이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를 데리고 왔는데요. 2011년에는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과 함께 북한을 다시 방문해, 국제사회에 대북 식량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북한 관련 활동을 하지 않고 있나요?
기자) 최근에도 활발하게 북한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데요.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을 중재하기 위해 방북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