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관계자 증언을 듣는 절차가 본격 시작됐습니다. 당국이 모든 불법체류자의 DNA(생체정보)를 수집하기로 했고요. 연방항공청(FAA)이 보잉 737 기종에 긴급 안전점검을 명령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대통령 탄핵 조사에 관련자 증언을 듣는 절차가 시작됐다고요?
기자) 네.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가 3일 하원에 출석했습니다. 관련 인물들의 증언을 듣는 첫 번째 일정인데요.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탄핵 조사위원들은 볼커 전 특별대표를 상대로 강도 높은 심문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볼커 전 특별대표가 어떤 사람이길래, 첫 번째로 출석한 건가요?
기자) 탄핵 조사를 촉발한 이른바 ‘우크라이나 추문’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볼커 전 특별대표는 오랜 직업외교관(FSO)으로 국무부에 봉직했는데요. 특히 유럽지역 전문가로 활동했습니다. 수행했던 직책 명칭이 말해주는 그대로,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에 특별한 임무를 가졌었는데요.
진행자) 그럼 ‘우크라이나 추문’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 인사의 접촉을 주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자신과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특보를 연결해준 사람이 볼커 전 특별대표라며, 관련 휴대전화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청문회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비공개 일정이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알 수 없습니다. 청문회가 끝난 뒤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논평을 거부했는데요.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볼커 전 대표가 줄리아니 변호사에게 경고한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경고를 했다는 겁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이 줄리아니 변호사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관해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는 겁니다. 이 같은 워싱턴포스트 신문 보도는 아직 따로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볼커 전 대표는 최근까지 현직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7일 의회 출석요구서를 받자 “자유롭게 증언하겠다”며 사퇴했는데요. 볼커 전 대표는 국무부 정식 직원이 아니라, 다른 일도 하면서 무보수로 대표 일을 해왔습니다.
진행자) 3일 일정이 증언을 듣는 첫 일정이라고 했는데, 다음엔 누가 출석합니까?
기자)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와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도 조만간 하원에 출석할 계획입니다. 탄핵 조사를 촉발시킨 ‘내부고발자’가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손들랜드 EU 대사는 볼커 전 특별대표와 함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젤렌스키 대통령 측에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들의 증언을 들은 뒤에는 어떤 절차를 진행하나요?
기자) 백악관에도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낼 예정입니다. 현재 탄핵 조사는 하원 6개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가운데, 외교위, 정보위, 정부개혁감독위 3곳을 중심으로 진행중인데요. 일라이자 커밍스 감독위원장이 2일 이 같은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의회 관계자들을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기자들에게,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하류 인생”이라면서 “반역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를 통해서도 반역죄 체포 주장을 펼친 적이 있는데요. 3일에도 쉬프 위원장을 공격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뭐라고 썼습니까?
기자) “쉬프는 거짓말만 하는, 우리나라의 재앙”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서 직위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전날(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쉬프 위원장이 ‘내부 고발자’의 문제 제기를 사전에 접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전제했습니다. 따라서, 쉬프 위원장이 조직적인 ‘사기’를 저지른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추문’이 어떤 내용인지 정리해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이 문제가 됐는데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거론하면서, 부당한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씨의 현지 행적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통화 전후, 트럼프 대통령 측과 젤렌스키 대통령 측 인사들의 접촉이 이어졌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익을 얻는데 직위를 이용한 것이라면서, 지난달 탄핵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측이 거짓말을 동원해 대통령을 겁박하고 있다고 수 차례 주장했는데요. 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당시 통화는 우크라이나의 부패 문제 해소가 목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중국 정부에도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조사하라고 촉구했는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헌터 바이든 씨가 중국에서 부정하게 투자금을 끌어왔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당국이 불법체류자들의 DNA(생체정보)를 수집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서 구금된 모든 사람들의 DNA를 수집할 계획이라고 익명의 당국자가 2일 언론에 밝혔습니다. 국토안보부가 관련 규정을 준비 중인데요. 수집한 정보는 전국 자료망을 통해 관계 당국이 공유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불체자 DNA로 자료망을 만드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범죄 예방과 단속 목적입니다. 수집한 불체자 DNA 자료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관리하는 전국 범죄자 자료망인 ‘코디스(CODIS)’로 보내게 됩니다.
진행자) 지금 이 시점에 당국이 이런 계획을 추진하는 배경이 있나요?
기자) 갑작스럽게 추진하는 일은 아니고요.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인 국경순찰대가 올해 초, 비슷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신속 DNA 테스트’라는 건데요. 멕시코와 접경으로 밀입국한 가족 단위 체포자들을 상대로 시행했습니다. 실제로 가족인지를 검사한 겁니다.
진행자) 멕시코 접경에서 이미 시행중인 제도를, 전체 불법이주 구금자들로 확대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대상이 전체 불법이주 구금자로 확대되는 것뿐 아니라, 수집하는 DNA 정보의 종류도 훨씬 많아지는데요. “신속 DNA 테스트와는 완전히 다른 제도”라고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이어 새로운 제도는 “DNA 전체를 포괄적으로 파악”해서 자료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금 멕시코 접경에서는 어떤 DNA 정보를 수집하고 있나요?
기자) 주로 지문입니다. 지문을 채취해서 자료망에 올리면, 미국 내 각주 사법당국이나 지역 경찰들이 범죄 전력 등을 확인하는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의 새로운 계획에 대해,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비판이 상당합니다. 인권침해와 불평등 문제를 민권 단체들이 제기하고 있는데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베라 아이델먼 상근 변호사는 이번 계획이 “DNA 수집의 목적을 범죄 수사가 아니라 인구 감시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비판하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단순히 불법 이주자라는 이유만으로 DNA를 저장하는 것은 범죄자 자료망 운영 취지에 안 맞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실무 담당 기관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중입니다.
진행자) 내부 비판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국경순찰대의 사법경찰국장이 최근 서면 증언한 내용인데요. “DNA 수집을 확대하는 것은 질서 있는 이주자 처리 절차를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현장의 국경순찰대원들이 관련 훈련도 받지 않은 상태라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연방항공청(FAA)이 보잉737 비행기에 긴급 안전점검을 명령했다고요?
기자) 네. 연방항공청(FAA)이 2일, ‘보잉 737 NG’ 기종의 날개 부위 균열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이 기종을 운항 중인 모든 항공사가 균열을 찾아내 수리하라고 명령했는데요. 해당 기종은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비롯해 미국 내 많은 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인기 항공기 중 하나입니다.
진행자) 점검 대상 항공기가 몇 대나 되나요?
기자) 1천900대가 넘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내에 점검해야 할 우선 조사 대상은 165대로 FAA가 지정했고요.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은 없을까요?
기자)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당장 운항 중지 같은 조치는 취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다만, 이 항공기를 만드는 ‘보잉’사 입장에선 큰 부담입니다. 지난해부터 사고가 잇따른 737 ‘맥스’ 기종에 이어서, 737의 안전 문제가 잇따라 지적됐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 기종의 날개 부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발견됐나요?
기자) 보잉이 많이 사용한 항공기를 개·보수하다가, 날개 부위에 균열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FAA 측이 명령서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이 밖에 같은 기종의 다른 항공기에서도 비슷한 균열이 나왔기 때문에 전체적인 안전 점검을 명령한 겁니다.
진행자) 날개 부위에 균열이 있다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균열이 발견된 곳은, ‘피클 포크(pickle fork)’라는 부위인데요. 날개와 비행기 몸체를 연결하는 부분입니다. FAA 측은 이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비행기의 전체적인 통합성에 영향을 미쳐, 조종사가 통제를 상실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통제를 상실하거나, 사고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사고 예방 차원에서 선제 조치로 조사를 명령한 건데요. 다만 FAA 측은 보잉사가 균열 현상의 근본 원인과 정도를 파악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각 항공사들이 점검한 결과를 반드시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사고가 잇따랐던 737 ‘맥스’ 기종은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과 올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도합 3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뒤,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항 정지된 상태입니다. 특히 중국 항공사들은 운항 정지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보잉사를 제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737 ‘맥스’는 문제가 뭐였나요?
기자) 비행기 머리 부분이 높이 들리는 것을 막는 전자장치가 문제였던 걸로 파악됐는데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보잉사가 지난 2014년, 조종실 경보 관련 규정을 완화해달라고 FAA를 압박했던 것으로 3일 주요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