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차 TV 토론, 12명 참가...탄핵조사 주요 자료 제출 시한

지난 9월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텍사스주 휴스턴의 텍사스 서던 대학에서 열린 3차 TV 토론회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 코리 부커 상원 의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기업인 앤드루 양, 베토 오뤄크 전 연방 하원의원,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개발부 장관이 무대에 서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TV 토론이 15일 진행됩니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추문’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집중 공격 받을 것으로 보이고요. 이와 관련한 대통령 탄핵 조사에서는, 핵심 인물들의 자료 소환 시한이 다가왔습니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운동이 2주년을 맞은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민주당 경선 주자들의 TV 토론이 열리는군요?

기자) 네. 이번이 네 번째 TV 토론인데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카멀라 해리스 등 여러 연방 상원의원을 비롯한 경선 주자 12명이 오하이오주 웨스터빌에서 격돌합니다. 지난 3차 토론에 나섰던 후보 10명에 아울러,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과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씨가 합류했습니다. 스타이어 씨는 민주당에 거액 정치자금을 후원해왔던 사람입니다.

진행자) 전반적인 토론 전망, 어떻습니까?

기자) 경선 초기 부동의 지지율 1위였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주춤하는 추세라, 이번 토론에서는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집중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방어 논리를 탄탄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이 주춤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를 일으킨 ‘우크라이나 추문’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씨가 계속 거론되고 있는 게 크다는 분석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요 매체들이 해설하는데요. 그래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이번 토론을 어떻게 치르느냐가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근 심근경색 수술을 받으면서 건강 문제가 부각됐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샌더스 후보가 14일, 주요 대선 공약을 정리해 발표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모색하고 나섰습니다. ‘기업 책임과 민주화 계획(The Corporate Accountability and Democracy Plan)’이라는 경제 분야 공약을 우선 내놨는데요.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35%로 올리는 게 핵심입니다. 법인세 감면으로 대표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기업 정책을 되돌리는 건데요. 이밖에, 기업 이사회 민주화, 자사주 매입 금지, 기업 운영 다각화 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정부의 개입과 대기업 규제를 강조하는 ‘사회적 민주주의자’를 자처하는데요. 최근 전국 조사에서 당내 지지율 선두로 떠오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스스로 “뼛속까지 자본주의자”라고 말했는데, “나는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들 상황도 함께 짚어보죠.

기자) 워런 의원은 최근 CNN 방송이 주관한 민주당 대선 주자 타운홀 미팅(주민 토론)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사람 중에 하나인데요. 최근 지지율이 오르는 추세를 이번 토론에서 확실히 굳히겠다는 각오로 토론에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정치자금 모금 제한 공약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워런 의원의 정치자금 제한 공약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대형 기술기업 경영자나, 큰 은행 같은 곳에서 200달러를 초과하는 기부금을 받지 않겠다고 15일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선거운동은 유권자들이 하나하나 힘을 모으는 ‘풀뿌리’ 민주주의 기조를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지지율 추이는 어떻습니까?

기자) 워런 의원의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위니피액 대학교가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30%를 얻어 1위를 기록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27%로 2위에 머물렀습니다. 다만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7일부터 12일까지 벌인 조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32%로 선두였는데요. 2위를 기록한 워런 의원은 21%로 격차가 컸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모든 조사에서 10%대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3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조지 켄트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가 15일 하원 대통령 탄핵조사 청문회에서 증언하기 위해 의회 건물에 도착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 상황 짚어보죠.

기자) 네. 15일이 탄핵 조사 위원들로부터 소환장을 받은 핵심 관련 인물들의 자료 제출 마감 시한입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이 그 대상인데요. 이들이 어느 정도 협조하는지에 따라, 탄핵 조사 진행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어느 정도 협조할까요?

기자) 우선 펜스 부통령은 자료를 안 낼 것이 확실합니다. 앞서 백악관이 공평성과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탄핵 조사에 일절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인데요. 펜스 부통령은 이달 초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 대변인 성명,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죠.

기자) “주어진 상황으로 볼 때, 소환장은 진지한 요청이 아닌 걸로 보인다”고 케이티 월드먼 대변인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 측이, 당파적 탄핵 시도에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또 다른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에 부통령을 끌어들이려는 민주당의 정치 공세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동안 밝혀왔던 견해와 일맥상통하는데요. 펜스 부통령뿐 아니라, 별도로 소환장을 받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도 탄핵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켜왔습니다.

진행자) 줄리아니 변호사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CNN 방송은 15일, 소식통을 인용해 줄리아니 변호사가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소환장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는데요. “적법성에 심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취할 행동은 “적절한 고려”를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밖에 주요 행정부 기관들에 대한 소환 시한도 15일입니다.

진행자) 행정부 어떤 기관들이 소환장을 받았나요?

기자) 백악관 예산관리국(OMB)과 국방부인데요. OMB는 15일, 의회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국방부는 좀 다른데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소환에 응하겠다는 방침을 얼마 전 밝혔습니다.

진행자) 관련 인물들의 증언도 진행되고 있죠?

기자) 네. 14일에는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이 증언했는데요. 오전에 의사당에 들어가, 해가 진 뒤에 나왔습니다. 그만큼 장시간 구체적인 증언을 한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비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에, 어떤 말을 했는지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언론 보도를 통해 조금씩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언론이 어떻게 전하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잘못(wrongdoing)”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CNN 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추문’으로 제기된 각종 의혹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보도 내용이 맞는다면, 백악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힐 전 고문은 특히,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추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에 군사원조 중단을 거론하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씨의 현지 행적을 조사할 것을 압박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이나 헌터 씨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ABC가 15일 헌터 씨와 단독 인터뷰를 방송했는데요. 헌터 씨는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제 와서 되돌아보면, 정치적인 책략에 휘말릴 선택을 한 실수는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헌터 씨는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 ‘부리스마’의 이사를 지냈는데요. 아버지인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힘을 이용해, 이 회사에 대한 우크라이나 검찰의 비위 조사를 막았다는 의혹을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기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바이든 일가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추문’ 자체를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근거 없는 의혹을, 민주당이 자신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해, 탄핵 조사의 원인을 제공한 이른바 ‘내부고발자’를 공개하라며, 역공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내부고발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자세히 들어보죠.

기자) 네. 14일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애덤 쉬프는 이제 내부고발자의 증언을 원치 않는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앞서 “매우 빠른 시일 내에” 내부고발자 증언을 듣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안 된다! 반드시 증언에 나서서, 나와 우크라이나 측의 대화를 왜 그렇게 왜곡했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내부 고발자 증언은 , 일정을 잡고 있나요?

기자) 구체적인 사정이 알려진 건 없는데요. 신원 보호 문제 때문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내부고발자 증언을 듣기에 앞서 “신원 공개를 막기 위한 모든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난 8일 CBS 방송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어떤 사람들이 증언합니까?

기자) 15일에는 조지 켄트 국무부 부차관보가 비공개로 증언했습니다. 다음날인 16일에는 폼페오 국무장관의 고문을 지낸 마이클 매킨리 전 브라질 대사가 증언에 나섭니다. 이어서 17일에는, 앞서 국무부가 제지해 탄핵조사에 출석하지 못했던,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의 증언 일정이 다시 잡혔습니다.

'미투' 운동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투(#MeToo)’ 운동이 시작된 2년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7년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15일로 2주년을 맞았습니다. ‘미투’는 ‘나도 당했다’는 의미인데요. 성폭력이나 성희롱 당한 경험을 수치스럽다고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폭로하자는 운동입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미투운동으로 많은 유명인의 평판이 바닥에 떨어졌고, 심지어 교도소에 사람까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투’ 운동은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씨를 둘러싼 성 추문이 계기가 됐는데요. 와인스틴 씨는 여러 여성을 성폭행 한 혐의로 기소돼 내년 초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밖에 미국에서만 매트 라우어, 케빈 스페이시, 앨 프랑켄 등 유명 방송인과 영화배우, 정치인이 ‘미투’ 운동 여파로 활동을 접었습니다.

진행자) 2주년을 맞은 미투운동,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긍정적인 영향이 많았지만, 일부 부작용도 따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폭로가 잇따르면서 성폭력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는 점, 또 미국 내 여러 주에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생겼다는 점을 긍정적인 일들로 꼽을 수 있는데요. ‘전미여성법률센터’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15개 주에서 직장 내 성차별이나 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한 법이 제정됐습니다.

진행자) ‘미투운동의 부작용이라면 어떤 얘기하는 겁니까?

기자) 남성 관리자들 가운데 여성 직원들과 일하길 거북해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올해 초 여성 지원을 위한 비영리 단체 ‘린인(Lean In)’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남성 관리자들 가운데 여성 직원과 단둘이 회의하거나 퇴근 후 사교 모임을 갖길 꺼린다고 답한 비율이 60%에 달했는데요. 지난해보다 14%P 올라간 겁니다.

진행자) 이런 부작용이 오래 갈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사회에 큰 변화가 이는 과정에서 잠깐 나타나는 현상이란 지적인데요. 뉴욕에서 위기관리센터를 운영하는 데이비아 테밈 씨는 VOA에 변화란 불편하기 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 현상과는 달리, ‘미투’ 운동은 영원히 계속될 것으로 테밈 씨는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미투운동이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 씨에 의해 널리 퍼지게 됐지만, 처음 운동을 생각해 사람은 미국 사회 운동가 타라나 버크 씨인데요. 버크 씨의 요즘 거취도 궁금하네요.

기자) 네, 버크 씨가 ‘미투’ 2주년을 맞아 ‘미투보터(#MeTooVoter)’라는 새로운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보터’는 ‘유권자’란 뜻인데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운동입니다. 버크 씨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여러 여성이 출마했지만, 정작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나 성희롱 문제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후보들이 여성을 세력 기반으로 인식하고, 여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