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우크라 의혹' 발언 논란...에너지장관 연말 사임

믹 멀베이니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 대행이 17일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보류가 민주당 수사와 관련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이 올해 말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최근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자살률이 크게 올라서 우려된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멀베이니 대행이 17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원래는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휴양지에서 열기로 했다고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이런 일이 이익 충돌에 해당하지 않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날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멀베이니 대행의 답변이 더 주목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보류한 이유가 무엇이었느냐는 기자 질문이 나왔는데요. 멀베이니 대행은 우크라이나의 부패 문제와 함께 민주당에 대한 수사를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서버와 관련한 의혹도 자신에게 확실히 언급했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보류했던 것이라고 멀베이니 대행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앞두고, 4 달러에 달하는 원조를 보류했던 일을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멀베이니 대행의 답변은 결국, 우크라이나 원조가 ‘quid pro quo’, 대가성이었다는 얘기냐는 기자의 추가 질문이 나왔는데요. 멀베이니 대행은 외교 정책에서 늘 있는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최근 이민 정책과 관련해 중미 국가들에 대한 원조를 보류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외교 정책에 정치적 영향이 들어가는 것은 늘 있는 일이라며, 이제 잊어버리고 넘어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여기서 민주당 서버는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지난 대선 때 해킹 당한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컴퓨터 서버, 컴퓨터 운영장치가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의혹에 관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통화에서 바이든 부통령 얘기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행적을 조사해달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요청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아들 헌터 바이든 씨가 이사로 있던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에 대한 조사를 막았다는 의혹을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조사 요청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우크라이나에 전혀 압력을 넣은 일이 없고, 대가성도 아니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멀베이니 대행이 이에 반하는 말을 한 건데요. 이 같은 발언이 문제가 되자, 멀베이니 대행은 17일 성명을 내고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보류했던 것은 다른 나라들의 지원 부족, 또 부패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는데요.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을 부채질하기 위해 자신의 발언을 곡해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인 바이든 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조사를 군사 원조에 연결했는지 여부가 현재 하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핵 조사의 초점인데요. 민주당은 이런 멀베이니 대행의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아주 아주 나쁜 상황에서 훨씬 훨씬 나쁜 상황”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는데요. 하원 정보위원회는 외교위원회, 정부개혁감독위원회와 함께 탄핵 조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인 제이 세큘로 변호사는 이날(17일) 성명을 냈는데요.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은 멀베이니 대행의 발언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 또한, 백악관이 조사를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보류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멀베이니 대행이 명확하게 해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는 현재 모두 집행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하원에서 여러 증인을 불러 탄핵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얘기가 나온 있는지요?

기자) 네, 청문회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알려진 건 없습니다. 다만 17일에 증언한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의 모두 발언이 공개됐는데요. 손들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직원들에게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에게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에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줄리아니 변호사도 하원 소환장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줄리아니 변호사가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인사들을 만나는 등 핵심 역할을 했기 때문인데요. 줄리아니 변호사 측은 하원이 요구하는 자료의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며, 소환장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릭 페리 에너지 장관.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릭 페리 에너지 장관이 사임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리 장관이 올해 말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페리 장관이 훌륭하게 업무를 해냈는데,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페리 장관이 곧 그만둔다는 얘기는 그동안 계속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페리 장관에게 매우 큰 계획이 있어서, 지난 6개월 동안 사임을 고려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후임자는 정해졌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생각해둔 사람이 있다고 말했지만,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요. 18일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댄 브루예트 에너지부 부장관을 새 장관으로 지명하겠다는 건데요. 브루예트 지명자는 올해 58살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의회 담당 차관보를 지내는 등 관련 경험이 풍부한 사람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페리 장관이 최근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불을 붙인 내부고발자 편지에 페리 장관의 이름이 등장하는데요. 페리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라고 촉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페리 장관은 순전히 우크라이나와 에너지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이나 아들 헌터 바이든 씨 이름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페리 장관도 조사할 계획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이 지난 10일, 페리 장관에게 소환장을 보냈는데요. 지난 5월,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한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요. 페리 장관이 이에 응할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페리 장관이 5월에 무슨 일로 우크라이나에 갔습니까?

기자) 네, 당시 트럼프 행정부를 대표해 우크라이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습니다. 페리 장관은 또 지난봄에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 등이 물러난 뒤, 고든 손들랜드 EU 대사,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담당 고문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책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페리 장관이 어떤 인물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올해 69살로 텍사스주 출신인데요. 2000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주지사를 지내면서 텍사스 역사상 최장기 주지사 기록을 세웠습니다. 두 차례 대선에 도전하기도 했는데요. 2016년 공화당 경선 때 트럼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에너지 장관으로 등용됐습니다.

진행자) 페리 장관이 에너지부 장관을 맡은 모순이란 비판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에너지부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었기 때문인데요. 페리 장관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그런 공약을 한 걸 후회한다고 말했습니다. 페리 장관은 또 취임 후 석탄업계를 도우려 한 일로 비판 받기도 했습니다.

미국 시애틀의 오로라 다리에 자살 위기 상담 전화번호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크게 올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7일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기간에 10살에서 24살에 이르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58% 뛰었다는 내용입니다. 2007년에는 이 연령층의 자살률이 10만 명당 6.8명이었는데, 10년 만에 10.6명으로 늘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7년 동안은 젊은 층 자살률에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지난 10년 동안 크게 뛰었습니다. 만약 특정 질환이나 전염병으로 숨지는 젊은이 비율이 이렇게 갑자기 늘어난다면, 전국이 시끄러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는데요. 많은 사람이 이런 문제를 잘 모르고 있어서 더 문제라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젊은 자살률이 크게 이유가 뭘까요?

기자)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공동체 의식 부족, 사회 구조의 변화,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이는 수면 부족 현상 등을 지적하는데요. 특히 소셜미디어(Social Media)가 문제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한국에서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설리 씨가 자살해 국제 뉴스가 됐는데요. 설리 씨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악성 댓글 때문에 괴로워했다는 얘기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소셜미디어는 글이나 사진, 동영상 등을 인터넷에 올려서 다른 사람과 나누는 서비스를 말하는데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대표적입니다. 온라인 게시물에 짧게 의견을 남기는 걸 댓글이라고 하는데요. 청소년, 특히 여자아이들은 이런 소셜미디어상에서 댓글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스스로 상처 받는 경향이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지적합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오히려 자살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 거죠?

기자) 고립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긍정적인 힘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앞서 나온 바 있습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자살 방지 상담 등 각종 서비스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자살률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뛰어서 문제인데, 다른 연령층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중년층이나 노년층에 비하면, 자살률이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10살에서 24살까지 젊은이들의 사망 원인에서 자살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10살에서 14살 사이 어린아이들의 자살률이 급증해서 우려가 되고 있는데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자살률이 낮긴 하지만,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기간에 거의 세 배로 자살률이 뛰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사망 원인 1위는 뭔가요?

기자) 교통사고 같은 사고사가 가장 많습니다. 그 다음이 자살인데요. 이전에는 사고사, 살인으로 인한 사망, 자살 순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자살이 2위로 뛰어오른 겁니다.

진행자) 살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10살에서 24살 사이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기간에는 감소세를 보였는데, 다음 3년 동안 23%가 늘어난 겁니다. 2014년 10만 명당 6.7명에서 2017년에는 7.9명꼴이 됐는데요. 살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다른 연령층에서도 최근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진행자) 그건 그럴까요?

기자) 아무래도 총기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미국은 1인당 총기 소지 비율이 어느 나라보다도 더 높고요. 선진국들 가운데 총기로 인한 사망률도 가장 높습니다. 언론에는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만 보도되곤 하는데요. 실제로는 총기로 인한 자살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