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맘' 미국서 탈북 여성 인권유린 실태 증언..."십대 탈북 늘어"

한국의 탈북여성 단체 '통일맘'의 김정아 대표와 손명희, 오은경 씨가 23일 VOA를 방문했다.

여성들이 탈북해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인신매매와 강제북송, 자녀와의 강제 이별 등 갖은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십대 여성의 탈북이 늘었다고 하는데요. 탈북 여성들의 인권 유린 실태를 미국에서 알리고 있는 ‘통일맘 연합회’를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한국에서 탈북 여성 100명으로 결성된 ‘통일맘’ 대표단이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탈북 여성들의 인권 유린 실태와 중국인 남편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특히 최근 3년에서 5년 사이 북한을 탈출한 여성 33명을 심층 면담한 내용도 전하고 있습니다.

‘통일맘 연합회’의 김정아 대표는 탈북 여성들과 함께 23일 VOA를 방문해, 특히 강제결혼과 출산을 겪는 탈북 여성들의 연령대가 낮아진 것이 가장 주목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김정아 대표] “2010년 이후에 탈북한 나이대가, 가장 충격적인 것이, 십대가 가장 많았다는 것이 가장 충격적이었고. 그들은 십 대에 넘어와서 팔려갔다는 것을 수치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거고..”

이 단체가 지난해 면담한 여성 33명 중 12명이 십대 때 탈북한 것으로 조사됐고, 미성년자들이 어린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겪었던 점이 심각한 인권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인신매매로 팔려 다닌 곳마다 자녀를 낳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김정아 대표] “"중국에 있는 애들은 어쩔꺼야?" 두 아이는 중국에 각자 따로 따로 중국에 있고, 한 아이는 임신된 채 한국에 들어왔고 지금 미혼모로 있어요. "당장은 내 품안에 있는 아이만 생각할랍니다. 나도 엄마고 여자인데 다른 아이들도 보고 싶죠.”

'통일맘'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국 내 자녀와의 재결합 추진도 중요하지만, 자녀와 탈북 여성이 분리되는 원인을 우선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신매매와 강제북송을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탈북자 이선희 씨는 중국에서 매매혼이지만 좋은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제북송의 두려움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녹취:탈북자 이선희] “서로 진짜 사랑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지만, 정부에서 잡아가는 것 떄문에 계속 도망 다니고 악몽을 꾸면서 남편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자다 깨면 그냥 잡혀가는 꿈만 꿨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식은땀 줄줄 흘리고..”

탈북 여성들이 꿈에도 두려워하는 강제 북송을 결국 실제로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탈북자 손명희 씨는 2007년 1차 탈북해 북중 접경 지역인 지린성 창바이시에서 장사를 하다 국경경비대에 잡혀서 2012년 북송됐습니다.

혜산시 보위부를 거쳐 5차례 공개 재판을 받으며 끌려다니다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수용소로 보내지기 전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려 가까스로 도망쳤고 2014년 2차 탈북에 성공했습니다.

손명희 씨는 특히 보위부에서 취조 당시 심한 구타로 맹장이 파열됐습니다.

[녹취:탈북자 손명희] “너무 맞아가지고 맹장이 터졌어요. 또 주사를 놓고 정신 깨면은 끌고 들어가서 또 때리고.. 이제는 주사 4대 5대 놔도 못 깨니까 병원 데려가니까 병원에서 ‘왜 이제 데려왔네’ 하는 거에요. ‘죄수니까 관계 없다. 빨리 처리하라’해서..”

‘통일맘 연합회’는 탈북 과정에서 고초를 겪고 그 결과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사랑방’이라는 심리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200여명의 탈북 여성들이 지원을 받았습니다.

‘사랑방’을 맡은 심리상담 전문가 오은경 박사도 이번 방미길에 동행했습니다.

[녹취:오은경 박사] “탈북 과정, 강제 북송의 두려움, 중국 내에서의 생활들은 다 이분들에게 심리적인 외상 사건을 경험하게 되거든요. 사랑방 운영은 하나의 지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이에요. 일단 말하는 것부터 치료가 시작이 되거든요.”

통일맘 연합회는 21일부터 30일까지 미국 내 4개 도시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증언하고 있으며, 특히 워싱턴에서는 미국 의원들과 국무부, 백악관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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