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에 이은 중국의 한국 경제 보복 이후 5년 만에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왕이 부장은 내놓은 주요 발언들은 결국 미국을 비난하면서 한국을 압박하며 미한 동맹 관계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한국 방문 이틀 동안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미국 비판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 (지난 4일)
“중국은 큰 나라라고 작은 나라를 얕보거나 힘을 믿고 약자를 모욕하는 것, 또 억지 강요나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 간섭에 반대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을 겨냥한 비판 발언과 한국의 중국 협조를 요구했습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 (지난 5일)
“현재 국제사회는 일방주의와 힘에 의한 정치라는 위협에 맞닥뜨렸습니다. 그렇기에 중국과 한국은 이웃국가로서 대화도 더 많이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왕이 부장의 이같은 행동은 동맹관계인 미국과 한국 사이를 떨어뜨리기 위한 중국의 노골적인 의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하다 보니 그만큼 더 중국이 파고들 틈이 있다는 것입니다.
리처드 부시 /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과 한국이 동시에 엮여있다 보니 중국으로는 기회가 보이는 겁니다. 미국과 한국을 멀어지게 하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문제를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죠.”
왕이 부장은 중국이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라는 점을 이용해 한국에 대해 사실상 내정간섭에 가까운 압박을 가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중국은 다른 나라에게 내정간섭하지 말라고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은 내정간섭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미국의 영향권에 넣기위해 조종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항한 한국의 ‘정치적 충성도’ 시험을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레그 브래진스키 /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
“중국은 미국이 냉전적 사고방식을 조장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리들이 이렇게 거친 발언들을 내놓는 걸 보면 역설적이게도 중국도 냉전적 사고방식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무역과 안보를 둘러싸고 저점으로 향하면서 한국을 상대로 한 중국의 요구가 선을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