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을 이번 주 하원 본회의에서 표결할 전망입니다.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자료 공개에 관해 심리하기로 했고요.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간의 풋볼 경기 현장에서, ‘백인우월주의’ 수신호가 나왔다는 논란,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연방 하원이 지난주 법사위를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을 이번 주에 본회의에서 표결할 전망입니다. 이르면 18일께로 예상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공식 탄핵 소추 대상이 되는 겁니다. 민주ㆍ공화 양당 지도자들이 지난 주말 방송 출연 등을 통해, 탄핵 찬ㆍ반 입장을 각각 내세우며 여론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양당의 입장, 어떤지 들어보죠.
기자) 민주당 소속 애덤 쉬프 정보위원장은 15일 NBC 방송 ‘디스위크(This Week)’ 프로그램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추문이 “민주주의에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탄핵의 정당성을 강조한 건데요. 같은 당에 있는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도 방송에서 같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주도하는 법사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정리한 보고서를 16일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공식 탄핵소추안에 규정된 ‘권력 남용’과 ‘의회 업무 방해’, 두 가지 혐의를 자세히 풀어 설명한 내용입니다. 660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인데요. 먼저 권력 남용 혐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의 이익을 국가 안보 위에 뒀다”고 적었습니다. 이를 통해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를 져버렸다고 강조했는데요. 의회 업무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대원칙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훼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소추안에 따로 항목을 두지 않은 ‘수뢰’ 혐의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이 모든 범죄 혐의가 탄핵 사유를 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이 탄핵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15일 CBS 방송에서 한 말인데요. 그러면서, 민주당 측이 근거 없는 정치 공세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양당의 입장이 극명하게 다른데, 하원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될까요?
기자) 네. 하원 본회의 통과는 무난할 전망입니다.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의 과반인데요. 하원 전체 의석 435석 가운데, 민주당이 233석으로 절반이 훨씬 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탄핵안 통과가 유력합니다. 하원에서 공화당은 197석에 머물고 있고요. 무소속 1석, 나머지 4석은 공석입니다.
진행자) 하원이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을 최종 채택하면,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기자) 상원으로 넘깁니다. 하원의 탄핵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건데요. 상원은 연말을 지낸 뒤, 다음 달에 관련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상원의 탄핵 심판은 하원의 탄핵조사와 어떻게 다릅니까?
기자) 상원의 탄핵 심판은 일반 법정에서 열리는 재판과 비슷한 형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연방 대법원장 주재로 대통령 측 변호인 등을 불러서 심리를 진행하는데요. 상원의원 100명이 배심원 역할을 해서, 모든 과정을 지켜본 뒤 투표로 인용과 기각을 결정합니다. 심리 과정에 증인도 부를 수 있는데요. 민주, 공화 양측은 탄핵 심판에 출석시킬 증인 선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민주, 공화 양측이 바라는 증인은 각각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우선 민주당에서는, 앞서 진행된 하원의 탄핵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던, 행정부 전ㆍ현직 주요 인사들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15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로버트 블레어 비서실장 보좌관,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백악관 예산관리국 마이클 더피 부국장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는 서한을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에게 보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 원하는 증인은 누굽니까?
기자) 공화당에서는 앞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탄핵의 발단이 된 이른바 ‘우크라이나 추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당국에 조사를 요구한 당사자가 바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기 때문인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증인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같은 탄핵 국면에 대해, 미국민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찬ㆍ반이 절반 정도로 갈리는 가운데, 찬성 의견이 조금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가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고 파면당해야한다는 응답이 50%에 이르렀는데요. 지난 10월 조사에서 49%였던 게, 약간 늘었습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파면할 당할 일은 아니지만, 탄핵 소추는 해야 한다는 의견은 4%였는데요. 합쳐서 54%가 탄핵에 찬성하는 겁니다. 탄핵 절차 전반에 아예 반대하는 비율은 41%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납세자료 공개에 관해, 대법원이 심리하기로 결정했군요?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이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거래 내역 공개에 관한 사건들을 심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자료를 공개하라는 측과, 그럴 수 없다는 대통령 측 입장이 맞서, 오랫동안 정치 공방 소재가 돼왔는데요.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정치 공방 소재를 대법원 판단에 맡기게 됐는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치권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우선 실망감을 나타냈는데요. 이날(13일) 저녁, 성명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미국민들이 몇 개월을 기다리게 됐다”고 적었습니다. 반면, 대법원 심리 기간 동안 시간을 벌게 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적극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측 입장도 자세히 들어보죠.
기자) “대법원이 대통령에 관해 계류중인 세 가지 사건을 심리하기로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대통령 변호인 제이 세큘로 변호사가 밝혔습니다. 이어서 “해당 사건들은 중대한 헌법적 쟁점을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서면과 구두 의견 진술을 통해, 심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세 가지 사건들이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하나는 뉴욕주 맨해튼 지방 검찰이 트럼프 대통령 측 회계법인 ‘마자스(Marzars) USA’에 발부한 자료소환장 집행에 관한 것이고요. 나머지 둘은 의회가 대통령 측에 요구한 자료 제출 건입니다.
진행자) 첫 번째 사건, 뉴욕 검찰의 자료 제출 요구부터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죠.
기자) 뉴욕주는 트럼프 대통령 사업체의 본부가 있는 곳인데요. 현지 사법 당국은, 이 사업체가 허위로 사업 기록을 작성해 주법을 어겼는지 수사해왔습니다. 이 과정을 살피는 데 납세 자료가 필요한 건데요. 맨해튼 지방 검찰이 ‘마자스USA’에 8년 치 납세 내역을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측은 소환장 발부에 응하지 않은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자료 소환장 집행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는데요. 1심 재판부는 10월 초, 대통령 측 요청을 기각하고 집행을 허가했습니다. 그러자 대통령 변호인단이 긴급 항소 절차를 밟았는데요. 하지만 연방 항소법원도 지난달,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여기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된 겁니다.
진행자) 뉴욕 지방검찰이 왜 트럼프 대통령 측의 납세자료를 요구하는 건가요?
기자) 지난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관한 사안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었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불륜 관계를 주장하는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 등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준 뒤, 이 돈을 트럼프 대통령 측으로부터 변제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는 겁니다.
진행자) 다른 두 사건, 의회가 요구한 자료 제출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먼저,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가 발부한 소환장이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운영하는 사업체 등과 관련해서, 공개하지 않은 이해 충돌 사례 등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겁니다. '이해 충돌'이란 공직자의 임무가 개인적 이익 추구와 부딪히는 사례 등을 말하는데요.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20일이 소환장 집행 시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정을 중단시켜달라는 대통령 측 요청을 대법원이 받아들였습니다.
진행자) 나머지 사건 하나는 어떤 겁니까?
기자) 하원 정보위원회와 금융서비스위원회도, 트럼프 대통령 측의 금융 자료 제출을 원하고 있습니다. 외국계 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와, ‘캐피탈원(Capital One)’ 같은 유수 금융기관과의 거래 내역을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정보위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그의 사업체에 있을 수 있는 외국발 요인의 영향력”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금융 거래와 납세 내역 제출 요구를, 트럼프 대통령 측이 거부하는 근거는 뭡니까?
기자) ‘면책특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직 대통령은 어떤 종류의 행위에 대해서도 형사적 절차에 놓일 수 없다”는 의견을, 트럼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뉴욕 재판부에 냈는데요. 하지만 지난 10월, 뉴욕 연방법원의 빅터 마레로 판사는 대통령 측이 “이례적(extraordinary)”으로 과도한 특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 같은 대통령 측의 입장은 권력 남용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언제쯤 나옵니까?
기자) 현행 대법원 회기에 따라, 내년 3월까지 진술 청취 절차가 이뤄지고요. 최종 결정은 6월 말께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때는 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가열될 시점인데요. 따라서, 대법원이 어느 쪽으로 결정하든, 정치적인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대법원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까요?
기자)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대통령 측에 유리한, ‘자료 공개 불가’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전망이 있습니다. 특히 닐 고서치 대법관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인물인데요. 하지만 펠로시 하원의장은 결국 자료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13일 성명에서 “대법원이 헌법을 수호하는 결정을 통해, 의회의 감독 업무를 진행시켜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의 풋볼 경기가 화제군요?
기자) 네. 미국식 축구 경기인 ‘풋볼(American football)’이 해마다 이 맘때 주요 뉴스가 되는데요. 미국대학체육협회(NCAA)가 주관하는 대학 풋볼 정규 시즌이 마무리되기 때문입니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는 항상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의 대결인데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참관합니다. 올해도 두 팀의 라이벌(경쟁자) 경기가 지난 14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펼쳐졌는데요. 올해는 승부나 경기 내용보다,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에 관심이 더 모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기자) 인종 관련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경기전 응원에 열중하던 일부 생도들이 백인우월주의 상징과 비슷한 손짓을 한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는데요.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이 장면을 미국 전역에 방송한 직후, 인터넷에 비판 글이 줄지어 올라왔습니다. 언론에서도 이 사건을 중요하게 다뤘는데요. 다음 날 육사와 해사 당국이 진상 조사에 착수한다고 각각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당국의 발표 내용부터 살펴보죠.
기자) “일부 생도들의 의문스러운 행동에 대해, 사실과 상황, 의도를 밝혀낼 조사관을 지정했다”고, 육사 교장인 대릴 윌리엄스 중장이 15일 직접 밝혔습니다. 이보다 앞서, 해사 대변인도 입장을 냈는데요. “해당 사건에 초동수사를 진행할 관계자를 지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응원하던 생도들이 어떤 손짓을 한 겁니까?
기자) 한 손의 엄지와 검지를 모으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편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수신호는 영어의 ‘OK(오케이)’와 비슷한 형상이기 때문에, 보통은 ‘좋다, 괜찮다’거나, 그 밖에 긍정적인 의미로 쓰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백인우월주의와 연관됐다는 비난과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케이’ 수신호가 어떻게 백인우월주의와 연결될 수 있는 거죠?
기자) 그 손 모양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WP’로 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인들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화이트 파워(White Power)’의 약자가 되는 건데요. 지난 2017년 일부 백인우월주의 웹사이트에서, 이 수신호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삼자는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생도들의 손짓이 ‘오케이’인지, 백인우월주의인지, 손 모양만 보고는 알 수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래서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면서, ‘사실과 상황, 의도’를 살피겠다고 한 겁니다. ‘오케이’라고 표현할 상황이 아닌데, 맥락 없이 그런 손 모양을 내밀면 백인우월주의를 지지하는 의도로 볼 수 있는 건데요. 실제로 최근 일부 백인우월주의 집회에서, 참가자 여러 명이 나란히 서서 이같은 손 모양을 공중에 들어 올린 모습이 언론사 사진기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날(14일) 풋볼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해사가 31대 7로 이겼습니다. 2016년 이래 지난해까지, 육사에 3년 연속 패했던 것을 설욕했는데요. 지난 1890년 양 팀의 맞대결이 처음 펼쳐진 뒤, 올해까지 120차례 경기에서 해사가 상대 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육사와 해사 경기는 대통령이 직접 참관하는 게 전통이라고요?
기자) 네. 올해 경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에서 지켜봤는데요. 재선 운동 구호인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라고 적힌 붉은 모자를 쓰고, 경기장에 나왔습니다. 어느 팀에게 먼저 공을 줄지를 결정하는 동전을 대통령이 직접 던졌는데요. 해군이 선제공격권을 가져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선제공격권을 받은 해군이 결국 승부도 가져간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통에 따라 대통령은 한 팀을 일방적으로 응원할 수 없고요. 전반과 후반으로 시간을 나눠, 육ㆍ해군 쪽에 절반씩 앉아 경기를 지켜보게 돼 있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진영을 옮겨 다닐 때마다, 육사ㆍ해사 생도들이 각각 환호를 보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