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또 한국 정부 원색적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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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외용 방송을 통해 한국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외세에 구걸하고 있다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했습니다. 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포함시킨 한국 외교정책에 대한 비난인데, 남북 관계를 미북 관계의 하위 개념으로 두려는 의도 등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김선명)
북한이 대외용 방송을 통해 한국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외세에 구걸하고 있다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했습니다. 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포함시킨 한국 외교정책에 대한 비난인데, 남북 관계를 미북 관계의 하위 개념으로 두려는 의도 등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평양방송’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한 15일,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외세의존 행보’라고 주장하면서 멍텅구리 짓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했습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남조선의 현 당국자라고 낮춰 부르면서, 올해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를 구걸하고 다녔지만 한반도 정세는 더 악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 면담 때 중국 정부의 긍정적 역할에 감사드린다고 한 발언을 구걸로, 지난 7일 미한 정상 간 전화 통화는 쑥덕공론이라고 비하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비난은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를 미북 관계의 하위 구조로 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
“한국 정부가 북한의 기대와는 달리 북한을 편들지 않고 미국이나 중국과 같이 국제사회와 공조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우리민족끼리 협력해라’하는 취지에서
강력한 비난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중국 왕이 외교부장에게 한 문 대통령의 발언까지 비난한 것은 중국에 대한 불만 표시이며 미북 협상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자 외교적 짜증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한범/한국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욕을 안 했겠죠. 지난번 왕이 부장이 평양을 갔을 때 김정은 위원장을 안 만났거든요. 사실 중국에 대해 불만이었다고 볼 수 있죠.”

미국을 상대로 기 싸움을 벌이는 북한이 한국은 나서지 나서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곽길섭 /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
“미국하고 협상을 하면서 그 다음에 한국 정부와 실제적인 경협이라든지 교류가 이뤄질 때는 모르지만 협상 단계에서는 더이상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 나서지 말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앞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미국에 발목이 묶인 한국 정부가 남북합의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철면피’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곽 전 실장은 이같은 북한의 대남 압박이 한국 정부의 운신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