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중·러 ‘미국 대북정책’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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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를 추진하고 나선 것은 미북 간 대화에 진전이 없는 사이 대북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 북한의 ‘새로운 길’이 미국과 추구하던 외교 노선에서 벗어나 중∙러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7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일부 해제하자고 제안하고 나선 배경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중국과 러시아가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에서 제외돼 왔고, 미북 대화가 현재 어떤 성과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힐 전 차관보는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 문제에 이해관계가 있는데 미국이 일방적으로 끌고 나가면서 경쟁 구도가 생겼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지역 정책국장을 지낸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중국과 러시아는 미북 협상 부진의 이유를 북한보다 미국에서 찾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곤란한 징후’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시사한 ‘새로운 길’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 실험뿐 아니라, 외교 노선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프랭크 자누지 / 맨스필드재단 대표
“북한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에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로 옮겨가는 것 같습니다. 두 이웃 국가는 북한에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이 제재 완화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함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대북 영향력 확보와 미국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쑨 윤 / 스팀슨센터동아시아∙중국 국장
“미국의 대북 외교가 실패할 경우 대화와 외교의 기회를 확보하고 주요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미국의 현 접근 방식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북한이 자신들의 원하는 바를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미국에 호소한 모양새라며, 지금은 북한이 미국과 직접 소통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