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2019년 한 해도 북한 인권 문제 꾸준히 제기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 프레드 웜비어(오른쪽)와 신디 윔비어가 지난 5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심포지엄에서 증언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적하는 인권 문제가 자국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올해도 지속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김성 대사는 18일 열린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자국에 인권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Human rights issues mentioned in the draft resolution have never exist…”

유엔이 북한인권 결의안에서 지적하는 인권 문제가 결코 존재한 적이 없고, 존재하도록 허용되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런 주장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녹취: 길모어 부대표] “There are reasonable grounds for believing that crimes against humanity may have been committed…”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케이트 길모어 부대표는 지난 3월 열린 40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에서 반인도 범죄가 자행됐을 것이라고 믿을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런 범죄가 국가적 차원에서 자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토마스 퀸티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9월 열린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인 관리소가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 많은 북한의 정치범들이 최악의 여건 아래 수감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5월 제네바에서 열린 북한 인권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도 미국 등 90여개 나라들은 북한의 다양한 인권 유린 사례들을 지적하며 개선안을 제시했습니다..

[녹취: 카세이어 대표]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is deplorable and has no parallel in the modern world…”

제네바주재 미국대표부의 마크 카세이어 임시대표는 북한의 인권 상황은 개탄스럽고 현대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며, 먼저 정치범 수용소를 당장 해체하고 모든 정치범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는 올해도 각각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하고 북한에 즉각적인 인권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종교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전 세계 110여 개 나라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탈북민인 주일룡 씨는 고문이 일상처럼 자행되는 북한의 잔인한 종교 탄압 실태를 증언했습니다.

[녹취: 주일룡] “제 고모의 가족은 모두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가 있습니다. 고모의 시아버지가 기독교인이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제 사촌의 가족은 모두 사형 당했습니다. 성경의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국의 마이클 코작 대사는 지난 3월 북한인권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은 세계 최악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인권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코작 대사] “We haven’t noticed any progress on human rights, so we keep - that’s why we’re calling out their practices and we keep pushing on this.”

미국 정부가 북한의 인권 관행을 지적하며 계속 압박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지난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 종교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서는 탈북자 주일룡 씨가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를 증언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6월 발표한 ‘2018 국제 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모든 종교를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6월 말 발표한 ‘2019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는, 북한이 어린이 노동, 강제동원 노역, 해외 노동자 착취를 일삼는 인신매매 후원국이며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영국 외교부도 지난 6월 발표한 ‘2018 인권·민주주의 보고서’에서 북한을 인권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30개 우선대상국으로 지목했습니다.

또 유럽연합은 5월 발표한 ‘2018 전 세계 인권.민주주의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1월 발표한 ‘2019 세계인권 보고서’ 에서, 북한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프리덤 하우스는 2월 발표한 ‘2019세계 자유보고서’에서 북한을 세계 최악 중 최악의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탈북민들과 북한에 억류됐던 외국인과 그 가족들도 국제무대에서 북한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2016년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지난 5월 말 노르웨이에서 열린 ‘오슬로 자유포럼’에서, 자신이 북한을 탈출한 이유는 자유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I decided to break free because as a father I think it is my last mission to cut the chain of slavery.”

두 아들의 아버지로서 노예의 사슬을 끊는 것이 마지막 사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탈북을 결심했다는 설명입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은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t’s a warning that they have to begin to look at their own system and make it more fit……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은 자체 시스템을 검토해 보다 국제적 기준에 맞게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는 경고라고, 코헨 전 부차관보는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