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마지막 토론…"러·이란, 대선 개입 시도"

22일 마지막 대선토론이 열리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 대학교 관계자가 전날 코로나 방역을 위한 격벽을 닦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2일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에서 맞붙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살펴보겠고요. 이란과 러시아가 미국 유권자 등록 자료를 입수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정보당국이 경고했습니다. 이어서, 코로나 사태 때문에 미국 근로자 4분의 1이 퇴직을 고려한다는 AP통신 설문 조사,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마지막 대선 토론이 열리는군요?

기자) 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가 22일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벨몬트대학교에서 텔레비전 토론을 벌입니다. 지난 15일 개최하려던 2차 토론이 취소됐기 때문에, 이번이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두 번째이자, 마지막 토론인데요. 두 사람이 한자리에서 주요 현안에 입장을 밝히는 행사가 다시는 없을 것이라서,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토론회가 어떻게 열리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총 6가지 주제가 정해졌습니다. ‘COVID-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의 싸움’, ‘미국의 가정’, ‘미국의 인종 문제’, ‘기후 변화’, 그리고 ‘국가 안보’, 마지막으로 ‘지도력’인데요. 사회자로 나설 NBC 뉴스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 씨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토론 주제에 불만을 표시했었는데요, 사회자 선정도 잘못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사회자 선정이 왜 잘못됐다는 겁니까?

기자) “크리스틴 웰커는 극렬 민주당원”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선 유세에서 주장했습니다. “오랫동안 (기자로서) 나에게 질문하며 고함치던” 사람이라고 말했는데요. 지난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웰커 씨가 “총체적으로 당파적”이어서, 공정한 사회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측이 토론 주제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국내 문제보다 외교 현안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 아들인 헌터 씨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헌터 씨는 아버지가 부통령이던 시절에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의 이사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 갖가지 비위가 있었고,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최근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는데요. 관련 정보의 신빙성이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토론에서 바이든 후보 아들 문제를 공격 소재로 삼을 거라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언론이 조 바이든(민주당 후보)에게 이 문제를 묻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직접 질문할 것”이라고 빌 스테피언 공화당 선거대책본부장이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나서 관련 사안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에 대한 바이든 후보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근거 없는 흠집 내기를 통해, 선거전의 “본질을 흐리는 활동(smear campaign)”을 하고 있다고 바이든 후보가 말했는데요. 바이든 후보는 최근 며칠 동안 외부 행사에 나서지 않고, 참모들과 함께 토론 준비해 매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후보가 외부 행사에 나서지 않는 동안, 선거운동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에 나섰습니다. 21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연설했는데요. 먼저 코로나 사태에 관해, 한국과 캐나다의 인구당 사망률이 미국보다 훨씬 낮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실패를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조(바이든 후보)는 (바이러스) 검사를 망치지도 않을 것이고, 학자들을 바보라고 부르지도 않을 것이며, 백악관에서 대규모 (바이러스) 전파 행사를 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학자들을 바보라고 하거나, 백악관에서 대규모 전파 행사를 열지 않겠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겁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장을 “재앙”으로 지칭하는 녹음 자료가 공개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요. 아울러, 백악관에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을 발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참가자 상당수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 밖에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거래에 대해서도 비판했습니다. 대중국 강경 노선을 취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사업을 타진했다는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를 거론했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만일 내가 재선 출마 당시 중국에 비밀 계좌를 갖고 있었다면 폭스뉴스는 나를 ‘베이징 배리(Beijing Barry)’라고 불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 대선 토론을 앞둔 이 시점에, 여론 추이는 어떻습니까?

기자) 전국 규모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10%P 안팎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요 경합주가 최종 승부를 가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경합주 여론도 바이든 후보 지지세가 높습니다. 다만 지역별로 격차는 조금씩 다른데요.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CNN 방송이 21일 공개한 최신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 53%, 트럼프 대통령 43%로 나왔습니다. 두 자릿수 격차인데요. 하지만 플로리다에서는 바이든 후보 50%, 트럼프 대통령 46%로, 4%P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진행자) 이제 11월 3일 투표일까지 십여 일밖에 안 남았는데, 막판 여론 추세가 중요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약 4천300만 명이 부재자 투표와 우편 투표 등을 통해 이미 한 표 행사를 마친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공화당 지지자들은 선거 당일 현장 투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따라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막판에 결집할 가능성과 함께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어느 쪽으로 가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습니다.

존 랫클리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과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경고가 나왔군요?

기자) 네. 이란과 러시아가 이번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미국 유권자 등록 자료를 입수했다고 존 랫클리프 국가정보국(DNI)장이 21일 밝혔습니다. 이날 연방수사국(FBI)이 주관한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내용인데요. 유권자들을 위협하는데 이런 정보를 활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유권자 등록 자료라면, 어떤 걸 말합니까?

기자) 보통은 이름과 집 주소, 전자우편, 그리고 지지 정당 등을 주거지 선거관리 당국에 등록하는데요. 플로리다주 같은 경우, 일반 대중이 공개 요청을 하면, 손쉽게 관련 정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정보를 통해, 유권자들을 어떻게 위협했다는 겁니까?

기자) 극우 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가 일부 유권자들한테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당신을 추적하겠다”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발송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실제로는 이란 측이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합니다. 수신자들은 주로 민주당 지지자였는데요. 랫클리프 국장은 이런 사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해를 주고 (미국의) 사회적 반발을 조장하려는” 시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시도가 대선에 실제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선거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는 “여러분께서 확신하실 수 있다”고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이 밝혔는데요. 이란과 러시아 세력이 현재까지 진행된 사전 투표 결과 등을 바꾸거나 유권자 등록 명부를 수정한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 당국의 이런 발표 내용에 대해, 이란과 러시아 측의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두 나라 모두 즉각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 대변인은 이날(21일) “이란은 다른 나라의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는데요. 다음날 이란 정부는 현지 주재 스위스 외교관을 초치해 항의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이란 사이에 외교 관계가 단절된 상태라, 스위스 측이 미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이런 주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전혀 근거가 없다”고 22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말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국내 정치에 기여하려는 용도”라고 비판했는데요. 앞서, 러시아와 이란뿐 아니라 중국 해커들이 미국 대선 관련 인물과 기관들에 해킹을 시도했다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ㆍMS)’가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폐업한 가게.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근로자 상당수가 코로나 사태 때문에 퇴직을 고려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올해 초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뒤, 수많은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은 상태인데요. 직장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상당수가 공포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퇴직을 고려하거나, 휴가를 내서 일터를 잠시 떠났던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AP통신과 NORC 공보연구센터가 최근 공개한 공동 설문 결과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설문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응답자의 4분의 1이 팬데믹과 관련해 퇴직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5분의 1은 휴가를 냈었다고 응답했는데요. 특히 저소득층 근로자 중에서 일을 그만두려는 비율이 높게 나왔습니다. 가구 연간 소득이 3만 달러 미만인 근로자 가운데 39%가 퇴직을 고려했다고 답했는데요. 그 이상 소득층에서는 23%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저소득층 근로자가 퇴직을 고려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두 가지 이유가 파악됐습니다. 먼저 시간제 임금 근로자들의 경우, 일자리에 대한 애착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이 한 가지 이유이고요. 다른 하나는, 저소득층 근로자가 주로 맡는 업무들은 재택 근무 등이 불가능한 업종이 많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일터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될 우려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이번 조사에 관여한 시카고대학교 존 로먼 박사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근로자들이 어떤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길래, 전체의 4분의 1이나 퇴직을 고려하는 겁니까?

기자) 10명 가운데 7명은 직장 업무와 함께, 가족을 돌보는 등 다른 책임들을 동시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일터에서 바이러스와 접촉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이에 따라, 각 직장과 사업체가 갖가지 대응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근로자들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직장 내 코로나 대응책에 근로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죠.

기자) 업주나 회사 측이 “적절한 대응을 한다”고 답한 사람이 57% 정도였습니다. “그 이상 훨씬 잘한다”는 응답은 24%였는데요. 합치면, 81% 정도가 만족하고 있는 겁니다. 반면에 회사 측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대답은 18%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직장에서 할 수 있는 코로나 대응책이라면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근로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거나, 육아를 지원해주고, 근무시간을 조정해주는 것 등입니다. 건강 보호의 경우, 현재 재택근무 중인 사람의 65%가 만족을 표시했는데요. 집 밖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의 만족도는 50%로 떨어졌습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팬데믹의 영향이 여성이나 유색인종에게 크게 미친다고 해설했는데요. 이들 집단은 ‘필수업종’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서 재택근무나 원격 근무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여성이나 유색인종 근로자가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있다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여성 응답자의 50%는 팬데믹이 주요 스트레스 원인이라고 답했는데요. 남성의 경우 36%에 그쳤습니다. 인종 별로 따지면, 흑인 근로자의 62%, 중남미계 근로자의 47%, 백인 근로자의 39% 순으로 팬데믹을 주요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이번 조사에 응답한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과 동일하게 근무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업무 시간이 줄어든 경우도 많았습니다. 응답자의 28%가 팬데믹 발생 전보다 적은 시간을 일하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흑인 근로자들 가운데서는 38%로, 업무 시간 감소 응답이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원인은 두 가지로 정리되는데요. 고용주 측에서 삭감한 경우도 있고, 근로자 본인의 가족 부양 등을 위한 사정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 이후 근로자들이 처한 현황을 살펴봤는데, 만일 미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을 할 수 있나요?

기자) 실업 수당 지급을 비롯한 관련 복지 제도가 있습니다. 실업 수당은 각 주 정부가 관장하는데요. 코로나 사태 이후 신규 청구 건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이 합의한 부양책을 통해 연방 정부 차원에서 매주 600달러씩 추가 지급도 했었는데요. 7월 말에 종료가 됐습니다.

진행자) 실업 상태인 사람의 입장에서는, 추가 혜택을 받다가 못 받게 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연방 실업 수당이 다시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 정부와 공화당, 그리고 야당인 민주당 사이에 추가 부양책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총액과 각론에서 다소 입장 차이가 있지만, 연방 실업 수당과 함께 개인별 1천200 달러 현금 지급 원칙에는 양측의 이견이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